"美 소고기 수입 압박에 구제역까지"···축산업계 '한숨'

입력 2025.03.16. 17:41 이정민 기자
수출길 비상…도로 통제로 봄 축제 정상 개최도 우려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남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최근 미국 업계가 한국에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도 수입해야 된다며 압박하고 나선 것에 더해 전남에서 사상 처음으로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수출길이 막히는 등 지역 축산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구제역 여파로 봄 맞이 축제를 기획하며 관광객을 유치하려던 지자체들도 때아닌 비상이 걸렸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영암 4건, 무안 1건 등 전남에서 총 5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자연스레 수출길까지 막혔다.

한우 수출을 위한 수출검역조건이 타결된 국가는 홍콩, 캄보디아,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5개국이다.

전남에서는 호남 최대 시설을 갖춘 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된 소가 홍콩으로 수출돼 왔으나 구제역 발생 직후부터 소 도축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당장 이달 말 1t 가량이 선적될 예정이었으나, 수출이 중지됐다.

나주축산물공판장은 하루에 소 200마리, 돼지 1천800마리 도축이 가능하며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지난해 하반기 홍콩 수출을 재개했으나 다시한번 위기를 맞았다.

한우가격 하락과 경기 불황에 소비 감소, 국제곡물가 상승과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사료값 마저 오르면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 소고기 수입 개방 압력, 구제역으로 인한 수출 중단 악재까지 더해져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구제역으로 전남 곳곳에서 열릴 예정인 봄 축제에도 불똥이 튀었다.

전남에선 광양 매화축제(3월7~16일)를 비롯해 구례 산수유꽃축제(3월15~23일),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3월29~4월1일), 영암 왕인문화축제(3월29~4월 6일) 등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4~5월에는 함평 나비축제, 보성 다향대축제, 곡성 장미축제 등 전남의 자연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축제가 풍성하게 열릴 예정이다.

교통·주차·숙박 등 관광객 편의를 위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전 관리도 대폭 강화했으나 예상치 못한 구제역 여파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선 지자체 한 관계자는 "올해 개화가 늦어지면서 축제시기도 늦췄는데 구제역에 때문에 또 위기를 맞았다"며 "구제역이 더욱 확산되면 통제도 강화돼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까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도는 이날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명창환 행정부지사 주재로 구제역 대응 긴급재난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명창환 부지사는 "백신 접종과 축산인 모임 금지, 출입차량 소독, 매일 축사 2회 이상 소독 및 외부인 출입 통제 등 구체적 방역 수칙 10종을 매일 8회 이상 문자메시지를 보내 농가가 이를 잘 지키도록 지도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축산농가에 "우제류 농가에서는 전 두수를 빠짐없이 백신접종하고, 침 흘림, 식욕 부진 등 구제역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방역기관에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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