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업계가 한국에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도 수입해야 된다며 압박하고 나선 것에 더해 전남에서 사상 처음으로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수출길이 막히는 등 지역 축산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구제역 여파로 봄 맞이 축제를 기획하며 관광객을 유치하려던 지자체들도 때아닌 비상이 걸렸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영암 4건, 무안 1건 등 전남에서 총 5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자연스레 수출길까지 막혔다.
한우 수출을 위한 수출검역조건이 타결된 국가는 홍콩, 캄보디아,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5개국이다.
전남에서는 호남 최대 시설을 갖춘 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된 소가 홍콩으로 수출돼 왔으나 구제역 발생 직후부터 소 도축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당장 이달 말 1t 가량이 선적될 예정이었으나, 수출이 중지됐다.
나주축산물공판장은 하루에 소 200마리, 돼지 1천800마리 도축이 가능하며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지난해 하반기 홍콩 수출을 재개했으나 다시한번 위기를 맞았다.
한우가격 하락과 경기 불황에 소비 감소, 국제곡물가 상승과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사료값 마저 오르면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 소고기 수입 개방 압력, 구제역으로 인한 수출 중단 악재까지 더해져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구제역으로 전남 곳곳에서 열릴 예정인 봄 축제에도 불똥이 튀었다.
전남에선 광양 매화축제(3월7~16일)를 비롯해 구례 산수유꽃축제(3월15~23일),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3월29~4월1일), 영암 왕인문화축제(3월29~4월 6일) 등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4~5월에는 함평 나비축제, 보성 다향대축제, 곡성 장미축제 등 전남의 자연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축제가 풍성하게 열릴 예정이다.
교통·주차·숙박 등 관광객 편의를 위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전 관리도 대폭 강화했으나 예상치 못한 구제역 여파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선 지자체 한 관계자는 "올해 개화가 늦어지면서 축제시기도 늦췄는데 구제역에 때문에 또 위기를 맞았다"며 "구제역이 더욱 확산되면 통제도 강화돼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까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도는 이날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명창환 행정부지사 주재로 구제역 대응 긴급재난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명창환 부지사는 "백신 접종과 축산인 모임 금지, 출입차량 소독, 매일 축사 2회 이상 소독 및 외부인 출입 통제 등 구체적 방역 수칙 10종을 매일 8회 이상 문자메시지를 보내 농가가 이를 잘 지키도록 지도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축산농가에 "우제류 농가에서는 전 두수를 빠짐없이 백신접종하고, 침 흘림, 식욕 부진 등 구제역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방역기관에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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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바꿔주세요" 해킹 공포에 광주 SKT 대리점 북새통 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혹시 제 개인정보도 새어나간 건 아닐까요."SK텔레콤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유심(USIM) 무상 교체가 시작된 28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 번호표를 쥔 시민들이 긴 줄을 이루고 서 있었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연신 들여다보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몇몇은 이따금 한숨을 쉬며 주변 사람들과 조심스레 대화를 나눴다.이날 광주 지역 대리점들은 오픈 시간 전부터 긴 줄이 들어서는 등 혼잡을 빚었다. 주말 사이 퍼진 해킹 피해 우려에 시민들은 이른 시각부터 몰려들었고, 대리점 직원들은 서둘러 번호표를 나눠주며 현장을 정리했다.이곳 역시 확보된 유심 수량에 맞춰 1번부터 100번까지 적힌 유심 변경 신청서를 대기 고객들에게 배부했다.그러나 시민들은 번호표를 손에 쥐고도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기 줄 곳곳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이어졌다.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는 가운데, 한 시민이 대기번호가 적힌 유심 변경 신청서를 보여주고 있다. 강주비 기자40대 오모씨는 "30분 넘게 기다렸는데 앞으로도 1시간 이상 더 걸린다고 들었다"며 "요즘 휴대폰으로 인터넷뱅킹부터 공인인증까지 다 하는데, 혹시나 내 정보가 유출됐을까 봐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또 다른 40대 정모씨는 "언니가 뉴스를 보고 전화를 해줘서 급히 나왔다"며 "SK텔레콤에서는 별다른 문자나 전화 공지도 없이 조용했다. 이렇게 대형 통신사가 보안 관리를 소홀히 한 걸 보고 신뢰가 무너졌다. 온 가족이 SK를 쓰고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통신사 변경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대기 줄은 정오가 가까워진 시간까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그늘에 주저앉아 번호를 기다렸고, 햇볕을 피해 근처 커피숍으로 이동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대리점 관계자는 "교체 서비스는 당분간 계속 진행될 예정이지만, 유심 추가 입고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전 직원이 유심 교체 작업에 투입됐다. 갑자기 발생한 사고로 직원들도 당황스러운 상태"라고 설명했다.다른 대리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남대 앞 한 대리점 입구에는 일찌감치 '유심 재고 소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고, 이를 본 시민들은 실망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됐다.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한 SK텔레콤 대리점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60대 오모씨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며 "우리처럼 정보가 느린 사람들은 늦을 수밖에 없다. 그 사이에 보이스피싱이나 금융사기라도 당하면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현장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시민들은 "이런 대형 사고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뉴스를 접하지 못한 고령층도 많은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태를 알리고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혼란은 대리점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앱 접속이 안 된다", "예약을 해도 소용없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들은 "앱 오류로 인해 직접 대리점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해킹 공격으로 이용자의 유심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현재 유심 무상 교체, 요금 감면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며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경위는 관계기관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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