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단속장비도 없는 일곡동 서일초 후문
후문 신호등 시간 짧고 고장 나 표시 안 돼
카메라 설치 차일피일…학생·주민 안전 외면

광주 일곡동의 한 스쿨존 구간이 신호등 고장과 만연한 불법주정차, 과속카메라의 미설치로 인해 초등학생들의 등하교길 안전은 물론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민식이법' 제정 5년이 지났지만 관할 지자체는 주정차 단속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경찰은 과속 카메라 설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등 지역민 안전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16일 방문한 광주 북구 일곡동 서일초등학교 후문
이곳 서일초등학교는 정문 큰길은 물론 후문 골목길까지 모두 스쿨존으로 지정돼 있고, 골목길의 경우 서일초등학교 후문부터 서일어린이공원까지 약 250m 구간이 스쿨존이다.
스쿨존인 만큼 도로 표지와 스쿨존 안내 표지판, 주정차금지 표지판 등이 설치돼 있고, 전 구간 주정차 금지구역이다.
이곳은 2천세대 이상이 사는 4개 아파트 단지가 맞닿아 있고, 인근 운전면허 학원의 도로주행 코스로도 지정돼 있어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잦았고, 불법주정차도 만연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아파트단지에서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한 이들이 단지를 빠져나와 길가에 주차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고, 마트와 치킨집 등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게 앞에 차를 주차하고 들어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불법주정차 단속 CCTV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정문의 큰길은 지난 2016년에 설치된 불법주정차 단속용 회전 CCTV가 있었지만, 이곳 후문 골목길까지는 촬영 범위가 닿지 않았고, 골목길 진입로에 있는 CCTV는 횡단보도를 촬영하는 어린이 보호용 CCTV이라 단속 역할을 하지 못했다.
2차로 도로 양쪽을 점령한 차량으로 인해 통행하는 차들은 중앙선을 침범해 도로 가운데로 달려야 해 사고 발생 시 의도치 않는 법규 위반의 소지가 있었고, 보행자들 역시 주차된 차들로 인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채 건너야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서일초등학교 후문 바로 앞에 설치된 신호등은 잔여 시간을 알리는 숫자 칸이 고장 나 꺼진 상태였고, 음성안내도 없었으며 초록불 시간도 10초가량으로 매우 짧아 아이들과 보행자들이 건너다 중간에 빨간불로 바뀌기 일쑤였다.

지역민들도 스쿨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모(23)씨는 "그냥 횡단보도 숫자가 꺼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차량 신호도 보행 신호랑 함께 바뀌는데, 타이밍을 외우고 미리 출발하는 차들도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에 북구 관계자는 "초기 스쿨존 설계 과정에서 서일초등학교 후문 구간은 CCTV 대신 시선 유도봉을 도로 중간에 설치해 불법주정차를 막았다. 그렇기 때문에 서일초등학교 후문~서일어린이공원 구간은 CCTV가 따로 설치되지 않았다"며 "불법주정차 관련 민원이 고충민원 접수창구에서 전달된 바 있어 현장 방문과 통계 확인 후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장난 신호등의 경우 경찰 소관이라 해당 접수 사실을 경찰 측에 전달했다. 곧 수리에 돌입, 해당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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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안전보다 내 불편함 해결이 우선'···어른 이기심에 위험으로 내몰린 어린이들 17일 방문한 광주 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 스쿨존.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은 오는 4월까지 철거될 예정이다. "주민·상인들 등쌀에 어쩔 수 없었어요. 매일매일 뭐라고 하시니 제 손으로 신청할 수밖에요."90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앞 스쿨존이 해제돼 미취학 어린이들이 불법주정차와 과속 차량 속에서 사고 위험에 처해 있지만, 이 어린이집은 주민과 인근 상인들의 반발에 스쿨존 재지정 신청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어린이집 측에서 스쿨존 재지정 대신 차선책으로 과속방지턱 등 도로 재포장 등을 요청했지만, 지자체는 '스쿨존이 해제돼 관련 조치가 힘들다'며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외면한다는 지적이다.17일 방문한 광주 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이곳은 지난 2010년부터 어린이집 정문 방면 50m가량 구간이 스쿨존으로 지정돼 있었다.스쿨존 해제 이전부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도로 표지가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88명의 어린이들이 통학하고,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아동센터도 존재하는지라 어린이들의 통행이 잦지만 과속과 신호위반 등을 단속하는 카메라는 스쿨존 지정 20년이 넘도록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고, 도로 표지와 과속방지턱은 지워져 식별이 힘든 상태였다.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 구간은 어린이집의 요청으로 현재는 스쿨존에서 해제된 상태다.스쿨존 해제의 배경에는 주민과 인근 상인들의 반발이 있었다.주민 유모(51)씨는 "실질적으로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인데, 이런 건 고려하지 않고 스쿨존으로 지정한 게 문제다"며 "아동 안전과 주민 상생을 함께 고려해야 맞는 처사다"고 말했다.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 통학로 한편은 개인 소유지를 임시로 사용하는 상황이라 언제든 막힐 우려가 존재했다.어린이집 관계자는 "스쿨존에 지정된 이후 주민과 상인들의 등쌀에 시달렸고, 2021년 이후 스쿨존 규정이 강화되자 매일매일 어린이집에 항의했다"며 "매일 얼굴을 봐야하는 동네 주민들이라 무시할 수는 없어 스쿨존 해제를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이 관계자는 "스쿨존이 해제된 후에는 기본적인 도로 포장 정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소한의 조치라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게다가 지난 10일께 이곳 유문어린이집 스쿨존 설비에 대해 완전 철거 결정이 내려져, 다음 달까지 과속방지턱을 비롯한 시설들이 모두 사라질 예정이다.17일 방문한 광주 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 이곳은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발과 민원으로 인해 스쿨존 해제된 상태다.북구 관계자는 "스쿨존이 해제된 곳에 설비가 남아 있으면 혼란을 줄 수 있어 결정된 조치다"며 "스쿨존 규정 때문에 일부 설비만 정비할 수는 없어 어린이집과 주민 동의를 구하고 철거가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유문어린이집 앞 통학로. 과거 스쿨존으로 지정됐으나 도로포장이 모두 지워져 희미한 상태로, 지자체에 보수요청을 했지만 스쿨존 해제를 이유로 거부당했다.광주 관내 스쿨존 수는 2021년 456개소, 2022년 439개소, 2023년 421개소, 2024년 404개소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사라진 스쿨존은 모두 주민 민원에 취약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스쿨존인 것으로 파악됐다.가장 보호받아야 할 유아들의 안전구역이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광주 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 통학로, 주민 반발로 인해 스쿨존이 해제돼 주정차 등을 막을 수단이이 사라졌다.신기주 한국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교수는 "스쿨존을 처음 지정했을 때 보호의 필요성 등 타당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지정했을 텐데, 주민들이 불편하다고 민원을 넣어 스쿨존을 해제할 수 있다면 헛된 행정력 낭비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며 "현행 법령에서는 스쿨존 등 보호구역에 대해 '지정할 수 있다'고 허용의 부분으로 두고 있다. 이를 '지정해야 한다'는 의무의 부분으로 바꾸고 보호기간 등을 명시해야 보호구역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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