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서 안면 다친 요구조자 치료
'17년·5년' 간호사 경험 살려 구조
“몸 먼저 반응…크게 안다쳐 다행”
‘등산스틱’ 등 안전장구 착용 당부도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뿌듯했어요. 살려달란 소리를 듣고 몸이 먼저 반응했는데 크게 다치지 않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무등산 등반 중 넘어져 다친 70대 고령의 남성을 구조한 '백의의 천사'들의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 주인공은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조영미·이연주 PA(진료지원) 간호사.
등산을 좋아하면서 같은 곳에서 근무하던 이들은 근무가 없던 지난해 11월 5일 오후 무등산 중봉까지 올랐다가 하산하던 길이었다.
그러던 중 인적이 드문 등산로에서 안면부와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70대 등산객 A씨를 발견, 사용하지 않은 수건을 이용해 머리 부분의 출혈을 막고 평평한 곳에 A씨를 눕한 뒤 119에 신고했다.
당시 등산 스틱 없이 산책하듯 무등산을 올랐던 A씨는 하산하던 중 앞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며 넘어졌고, 이때 안면부와 머리 부분에 출혈이 발생한 상황이었다.
간호사로 근무한지 17년된 조영미 간호사와 5년 된 이연주 간호사는 중환자실과 정형외과에서 근무하던 때의 의학 지식을 토대로 팔 다리를 들어보게 하거나 말을 시키는 등 뇌출혈 증상을 먼저 파악한 뒤 의식을 잃지 않도록 외상 여부 파악과 먹는 약 등을 물어봤다.
다행히 뇌출혈 증상은 보이지 않으며 차츰 안정을 찾아가던 A씨는 30분 뒤 도착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에게 인계됐고, 두 간호사는 이송 과정을 모두 지켜본 뒤 하산했다.
이후 A씨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A씨는 "전남대병원 간호사 선생님들의 응급처치 덕분에 안전하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며 "간호사로서 신속한 조치는 물론 심리적 안정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사고 장소에서 두 분을 만난 게 저에겐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조영미 간호사는 "중환자실 근무경험도 있다 보니 심폐소생술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까지 생각했었다"며 "간호사로서 몸이 먼저 반응했는데 크게 다치지 않으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연주 간호사는 "근무하는 전남대병원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뿌듯했다"며 "앞으로도 간호사로서 더욱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전장비 착용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조 간호사는 "이번에 마주한 환자는 70대의 고령이었지만 20~30대들도 등산 스틱 등 안전장비없이 산책하 듯 등산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며 "산행 중에는 부상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으니 반드시 안전장비를 착용한 뒤 등산을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분들은 무리한 등반은 삼가해야 한다"면서 "시민들 모두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에 산에 오르는 만큼 등반부터 하산까지 안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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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으로 못 버텨" 광주 특수교육실무사들 처우 개선 촉구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특수교육 현장에서 장애학생의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광주 지역 특수교육실무사들이 열악한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전국교육공무직본부 광주지부 특수교육실무사분과는 18일 성명을 내고 "특수교육실무사는 '보조'라는 낙인과 차별을 겪고 있다"며 "방학이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기본급조차 사라지고, 산재로부터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 수당은 지역마다 들쑥날쑥 제각각"이라고 지적했다.단체는 특수교육대상자가 매년 증가하고 통합교육이 확대되는 현실을 반영해 국가 차원의 책임과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교육부의 '2024년 특수교육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특수교육대상자는 11만5천610명에 달한다. 이 중 73.7%인 8만5천220명이 일반학교에 통합돼 있다. 특수학급 수도 1만9천582개로 증가하는 등 통합교육이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실무 인력은 한시적 채용에 그치고 지역별 수당 격차나 방학 중 비근무 등 구조적인 차별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특수교육실무사들은 화장실, 운동장, 급식실 등 학교 전역에서 장애학생을 전방위로 지원하지만, 법적으로는 '교사 지시에 따른 보조 역할'로만 규정돼 실질적 역할과 제도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비판도 나온다.단체는 "특수교육은 제도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으로 완성된다"며 "정책은 쏟아지지만, 그 정책을 실현할 인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특수교육지원 인력을 별도로 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고 교육청은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13년차 김태경 특수교육지도사는 "동료 한 명은 얼린 물통에 맞아 뇌진탕 치료를 받았고, 또 다른 동료는 큰 남학생을 지원하다가 깨물려 허벅지 살을 떼어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다"며 "최소한 정부 당국이라도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보람으로만 버티라 하지 마라"면서 "약한 아이들 곁일수록 더 안전하고 더 풍성해야 하며, 연대와 연결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국가의 교육복지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단체는 특수교육 재정 및 인력 확충, 특수교육법 시행규칙 개정, 방학 중 무급·수당 격차 해소, 산재법 전면 적용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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