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 70대 환자 구조한 '백의의 천사'···뒤늦게 알려져 '화제'

입력 2025.03.06. 13:31 김종찬 기자
■ 전남대병원 조영미·이연주 PA 간호사
무등산서 안면 다친 요구조자 치료
'17년·5년' 간호사 경험 살려 구조
“몸 먼저 반응…크게 안다쳐 다행”
‘등산스틱’ 등 안전장구 착용 당부도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중환자실 조영미(사진 왼쪽)·이연주(오른쪽) PA 간호사. 전남대병원 제공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뿌듯했어요. 살려달란 소리를 듣고 몸이 먼저 반응했는데 크게 다치지 않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무등산 등반 중 넘어져 다친 70대 고령의 남성을 구조한 '백의의 천사'들의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 주인공은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조영미·이연주 PA(진료지원) 간호사.

등산을 좋아하면서 같은 곳에서 근무하던 이들은 근무가 없던 지난해 11월 5일 오후 무등산 중봉까지 올랐다가 하산하던 길이었다.

그러던 중 인적이 드문 등산로에서 안면부와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70대 등산객 A씨를 발견, 사용하지 않은 수건을 이용해 머리 부분의 출혈을 막고 평평한 곳에 A씨를 눕한 뒤 119에 신고했다.

당시 등산 스틱 없이 산책하듯 무등산을 올랐던 A씨는 하산하던 중 앞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며 넘어졌고, 이때 안면부와 머리 부분에 출혈이 발생한 상황이었다.

간호사로 근무한지 17년된 조영미 간호사와 5년 된 이연주 간호사는 중환자실과 정형외과에서 근무하던 때의 의학 지식을 토대로 팔 다리를 들어보게 하거나 말을 시키는 등 뇌출혈 증상을 먼저 파악한 뒤 의식을 잃지 않도록 외상 여부 파악과 먹는 약 등을 물어봤다.

다행히 뇌출혈 증상은 보이지 않으며 차츰 안정을 찾아가던 A씨는 30분 뒤 도착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에게 인계됐고, 두 간호사는 이송 과정을 모두 지켜본 뒤 하산했다.

이후 A씨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A씨는 "전남대병원 간호사 선생님들의 응급처치 덕분에 안전하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며 "간호사로서 신속한 조치는 물론 심리적 안정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사고 장소에서 두 분을 만난 게 저에겐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조영미 간호사는 "중환자실 근무경험도 있다 보니 심폐소생술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까지 생각했었다"며 "간호사로서 몸이 먼저 반응했는데 크게 다치지 않으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연주 간호사는 "근무하는 전남대병원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뿌듯했다"며 "앞으로도 간호사로서 더욱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전장비 착용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조 간호사는 "이번에 마주한 환자는 70대의 고령이었지만 20~30대들도 등산 스틱 등 안전장비없이 산책하 듯 등산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며 "산행 중에는 부상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으니 반드시 안전장비를 착용한 뒤 등산을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분들은 무리한 등반은 삼가해야 한다"면서 "시민들 모두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에 산에 오르는 만큼 등반부터 하산까지 안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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