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배설물 가득...밟은 흔적도
광주시 “배변봉투 꼭 챙겨주길”

"걸어 다니다가 똥을 밟을 뻔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광주시청 야외광장이 강아지 배설물로 뒤덮여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시청을 찾은 시민들이 배설물을 밟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청사 앞 야외광장 곳곳은 강아지 배설물이 가득했다.
갈색 잔디밭부터 벽돌로 된 바닥까지 군데군데 배설물이 방치돼 있었다. 발에 밟힌 배설물의 흔적도 종종 눈에 띄었다.
잔디밭 한 쪽에 설치된 '배변도, 산책도 품위있개!'라는 문구가 적힌 강아지 조형물이 무색할 정도였다. 시민들도 하나 같이 배설물을 밟지 않으려고 바닥을 주시하며 걷기 일쑤였다.

시민 송현지(29·여)씨는 "배설물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어 행여나 밟을까 봐 조마조마하다"며 "잔디밭의 경우 색깔도 비슷해 배설물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이 시청 야외광장에 배설물이 많아진 이유는 다름 아닌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청사 조성사업.
광주시가 지난해 4월 시민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 총 8억6천만원(내부 3억8천만원·외부 4억8천만원)을 들여 청사를 둘러싸고 있던 1.2m 높이 담벼락을 철거하는 등 청사를 개방했는데,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늘며 덩달아 방치되는 배설물이 늘어난 것이다.


펫티켓(pet+etiquette) 준수를 강조하기 위해 기존에 설치된 '배설물 수거해달라'는 문구가 적힌 나무 팻말을 철거하고 조형물을 새롭게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광주시도 청사 관리 직원들이 매일 아침 배설물을 청소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정모(46·여)씨는 "냄새가 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배설물이 너무 많아 골치가 아프다. 앞만 보고 가다가 밟은 적도 있다"며 "모두가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오면 배설물을 치워줬으면 한다"고 했다.
반려견을 키운다는 박지영(33·여) "몇몇 견주들이 배설물을 치우지 않아 산책시킬 때 괜히 눈치 보인다"며 "비엔날레 주변 공원처럼 배변봉투함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매일 아침 청소를 하는 등 관리하고 있지만 금방 다시 배설물로 더럽혀져 어려운 현실이다. 야외광장을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반려견을 산책시킬 때는 배변봉투를 꼭 잊지 않고 챙겨주길 바란다"며 "배변봉투함의 경우 주기적으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정책을 위해 지속적인 홍보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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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바꿔주세요" 해킹 공포에 광주 SKT 대리점 북새통 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혹시 제 개인정보도 새어나간 건 아닐까요."SK텔레콤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유심(USIM) 무상 교체가 시작된 28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 번호표를 쥔 시민들이 긴 줄을 이루고 서 있었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연신 들여다보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몇몇은 이따금 한숨을 쉬며 주변 사람들과 조심스레 대화를 나눴다.이날 광주 지역 대리점들은 오픈 시간 전부터 긴 줄이 들어서는 등 혼잡을 빚었다. 주말 사이 퍼진 해킹 피해 우려에 시민들은 이른 시각부터 몰려들었고, 대리점 직원들은 서둘러 번호표를 나눠주며 현장을 정리했다.이곳 역시 확보된 유심 수량에 맞춰 1번부터 100번까지 적힌 유심 변경 신청서를 대기 고객들에게 배부했다.그러나 시민들은 번호표를 손에 쥐고도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기 줄 곳곳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이어졌다.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는 가운데, 한 시민이 대기번호가 적힌 유심 변경 신청서를 보여주고 있다. 강주비 기자40대 오모씨는 "30분 넘게 기다렸는데 앞으로도 1시간 이상 더 걸린다고 들었다"며 "요즘 휴대폰으로 인터넷뱅킹부터 공인인증까지 다 하는데, 혹시나 내 정보가 유출됐을까 봐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또 다른 40대 정모씨는 "언니가 뉴스를 보고 전화를 해줘서 급히 나왔다"며 "SK텔레콤에서는 별다른 문자나 전화 공지도 없이 조용했다. 이렇게 대형 통신사가 보안 관리를 소홀히 한 걸 보고 신뢰가 무너졌다. 온 가족이 SK를 쓰고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통신사 변경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대기 줄은 정오가 가까워진 시간까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그늘에 주저앉아 번호를 기다렸고, 햇볕을 피해 근처 커피숍으로 이동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대리점 관계자는 "교체 서비스는 당분간 계속 진행될 예정이지만, 유심 추가 입고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전 직원이 유심 교체 작업에 투입됐다. 갑자기 발생한 사고로 직원들도 당황스러운 상태"라고 설명했다.다른 대리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남대 앞 한 대리점 입구에는 일찌감치 '유심 재고 소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고, 이를 본 시민들은 실망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됐다.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한 SK텔레콤 대리점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60대 오모씨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며 "우리처럼 정보가 느린 사람들은 늦을 수밖에 없다. 그 사이에 보이스피싱이나 금융사기라도 당하면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현장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시민들은 "이런 대형 사고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뉴스를 접하지 못한 고령층도 많은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태를 알리고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혼란은 대리점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앱 접속이 안 된다", "예약을 해도 소용없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들은 "앱 오류로 인해 직접 대리점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해킹 공격으로 이용자의 유심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현재 유심 무상 교체, 요금 감면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며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경위는 관계기관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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