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택시도 안 와" 발 동동
낙상·교통사고 등 안전사고 속출
항공편 대부분 결항·바닷길 통제

4일 오전 7시께 광주 광산구 무진대로. 전날 밤부터 내린 많은 눈으로 출근길 도로는 반쯤 녹은 눈과 얼어붙은 빙판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대설특보가 내려진 광주는 밤사이 최대 12㎝가량의 눈이 쌓였고,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도로 곳곳이 얼어붙었다.
출근 차량들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었다. 오르막길에서는 바퀴가 헛돌아 제자리를 맴도는 차들이 속출했다..
광산구에서 남구로 출근하는 강모(26)씨는 "오르막길에 엑셀을 밟아도 차가 움직이지 않아 당황했는데, 다행히 모래주머니를 가지고 있던 뒤 차주분이 바퀴 쪽에 모래를 뿌려줘 간신히 그곳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버스 정류장엔 줄줄이 지연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남구 봉선동 한 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29) 씨는 "원래 배차 간격이 10분인데, 지금은 30분 넘게 기다려도 안 온다"며 "회사에 늦을까 봐 택시라도 타려고 했는데, 콜을 눌러도 잡히질 않는다. 연차라도 쓸 걸 그랬다"며 한숨을 쉬었다.
제설작업이 이뤄진 큰 도로와 달리 골목길은 얼음판이었다. 이에 주민들이 직접 나서 삽을 들고 눈을 치우기도 했다. 빗자루로 눈을 긁어내던 60대 최종철씨는 "제설차가 들어오질 못하니, 우리가 치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눈길로 인한 안전사고도 속출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눈으로 인한 피해 신고가 총 17건(낙상 9건·안전조치 5건·교통사고 3건) 접수됐다. 전남에서도 차량 미끄러짐 등으로 인해 8건의 소방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도로와 하늘길, 바닷길도 끊겼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남 구례 노고단도로·무안 청수길 등 도로 6개소가 통제됐고, 국립공원 탐방로 출입도 제한됐다.

광주공항에서는 김포행 4편·제주행 24편 등 총 28편이 항공기가 결항됐다. 전남 해상 45개 항로 여객선 57척도 운항을 멈췄다.
광주·전남 지역은 당분간 많은 눈으로 인해 출근길 교통 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30분 기준 광주와 전남 15개 시군에 발효된 대설주의보는 5일 새벽부터 시간당 3~5cm의 눈이 내리면서 확대·강화될 수 있겠다.
4~6일 예상적설량은 광주·전남서부 5~15cm, 전남동부 3~10cm이다. 많은 곳은 20cm 이상의 눈이 쌓이겠다. 아침기온은 -3도 이하, 낮 기온도 0도 안팎에 머물며 매우 춥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광주는 9일까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보행자와 교통 안전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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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환경오염 우려되는데···" 여수서 또 '플라스틱 배수재' 공사 여수 율촌면 중흥동 준설토 투기장 일원에서 진행 중인 '광양항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조성공사' 현장에 쌓여있는 PBD 모습. 최근 여수 '신호남LNG복합발전소' 건설 현장의 연약지반 개량 공사(부지안정화공사)에서 환경 오염 우려가 있는 플라스틱 배수재(PBD)를 사용하기로 해 논란(본보 1월21일자 6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수의 또다른 건설 현장에서도 해당 자재가 사용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해당 자재는 친환경 자재 보다 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자재 사용 현황 파악 조차 되고 있지 않아 지자체의 신속한 실태조사와 함께 관리·감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여수 율촌면 중흥동 준설토 투기장 일원에서 진행 중인 '광양항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조성공사' 현장에 쌓여있는 PBD 모습.19일 여수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발주한 '광양항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조성공사'가 여수 율촌면 중흥동 준설토 투기장 일원에서 진행 중이다.지난 2023년 7월부터 시작된 이번 공사는 오는 2030년 12월 완료를 목표로 33만여㎡(100만여평)에 달하는 부지에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는 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지반 안정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PBD(Plastic Board Drain)공법은 연직배수공법 중 하나로, PBD를 연약지반 속에 심어두면 토압의 영향으로 PBD가 지반 속의 물을 배출하게 돼 지반을 단단하게 하는 작업이다.이때 사용되는 자재가 플라스틱 재질인데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땅속에서 분해가 되지 않아 비닐과 같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여수 율촌면 중흥동 준설토 투기장 일원에서 진행 중인 '광양항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조성공사' 현장에 쌓여있는 PBD 모습.이번 공사에서는 20m~30m 길이의 PBD가 평균 1.6m 간격으로 심어질 예정이다. 이는 25톤 트럭 130대 분량이다.앞서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한 '신호남본부 회처리장 부지안정화공사'에서도 플라스틱 배수재를 사용키로 해 논란이 된 바 있다.해당 플라스틱 자재의 대안으로 3년 안에 땅속에서 자연 생분해되는 친환경 재질의 자재가 있지만 기존 PBD 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건축 현장에서는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광양항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조성공사'의 시공사인 한화그룹은 모든 상장사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그룹 차원에서 ESG 활동을 벌이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건설 현장에서는 이런 경영철학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이에 대해 발주처인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친환경 자재를 고려는 했지만 비용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며 "현재는 친환경 자재로 바꾸는 것은 어렵고, 앞으로 발주하는 공사에 대해서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이 같은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는 관련 법과 지반개량공사 시방서 등의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여수 율촌면 중흥동 준설토 투기장 일원에서 진행 중인 '광양항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조성공사' 현장에 쌓여있는 PBD 모습.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계획대로 정해진 시공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친환경 자재가 장기적으로 좋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발주처에서 예산을 늘리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발주처는 예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시방서와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친환경 자재 사용을 강제하도록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최명수 전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전문위원장은 "현재 사회적으로 친환경을 권장하고 있는데 건축 현장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지자체에서도 앞으로 플라스틱 자재 사용에 대한 현황 파악 등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한편 여수에서는 GS건설이 시공 중인 여수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과 한양건설이 시공 중인 '광양항 묘도 준설토 매립장 항만 재개발사업' 등에서 이 PBD자재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여수=강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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