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도심 아파트 단지에 나타난 사슴떼에 주민들 '불안'

입력 2025.02.03. 18:13 박승환 기자
봉화산 인근 70여마리 서식 파악
현행법상 가축...포획·살상 불가
市 “개체 수 파악해 대응 마련”
순천 봉화산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슴떼가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순천 도심 아파트 단지에 사슴떼가 나타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라남도 순천시의 한 아파트단지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아파트 단지를 누비는 사슴 대여섯 마리의 사진 및 영상과 함께 "자연 생태 수도라는 슬로건을 가진 순천 아파트 단지에서 사슴들이 함께 사는 중", "현재까지는 사슴으로 인한 사고는 없었으나 불안해하는 주민들과 찬성하는 주민들 사이에 의견은 나뉘는 중"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누리꾼들은 댓글에서 "사슴농장에서 탈출한줄", "미국에 살고 있는데 일상입니다. 아직 곰 안 만난게 다행", "위협적이진 않아서 귀여웠어요", "사슴이 살던곳에 아파트가 들어온거니 적당히 거리를 두면 되지 않을까 싶다", "고라니는 아니라 다행이다" 등 긍정적인 반응도 보였지만 "대형견보다 큰데 목줄도 없이 돌아다녀?", "아이들 하굣길에 사슴 무리 만났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아이 엄마 입장에선 무서울 수밖에", "관리 방안을 마련해주길"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실제 순천시가 확인한 결과 해당 아파트 인근 봉화산 일대에는 꽃사슴 70여마리가 서식 중이다.

20년 전 인근 사슴농장에서 탈출한 몇 마리가 봉화산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뒤로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사슴들이 아파트 단지는 물론 차도까지 넘나들어 '로드킬(Road kill)'이 우려되는 등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경기 수원의 한 산책로에서 시민 2명이 사슴으로부터 습격을 받아 중경상을 입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순천에서는 지난 2023년 4월 사슴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얼굴과 어깨, 무릎 등에 부상을 입었으며, 주변 차량이 파손된 바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사슴은 야생동물이 아닌 가축이라 현재로써는 포획이나 살상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정확한 개체 수를 다시 한번 파악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며 "서식지 문제에 대해 환경부와도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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