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기 가려지거나 뒤집힌 것도 정리
의무 아니지만 거래명세서 확인도

"철저한 원산지 표기만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인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상품을 믿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광주 자치구들이 원산지 표기 특별점검에 나섰다.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오후 2시께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설 대목을 맞아 물건 하나라도 더 팔려고 분주한 상인들 사이로 서구청 경제과 원산지 표기 특별점검팀 3명이 등장했다.
통상 점검 등을 나올 때면 녹색 민방위복을 입는 편이지만 설을 앞둔 상인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어 이날만큼은 공무원증만 착용했다.
더군다나 이날 새벽 시장 내 한 점포에서 불이 나 시장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건어물 점포부터 수산물, 축산물, 농산물 점포 순으로 진행된 이번 점검은 제품의 품명과 원산지가 잘 표기됐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특별점검팀은 "명절인데 손님이 너무 없죠"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며 상인들에게 다가가 매의 눈으로 주변 진열대를 살폈다.
이들은 주로 원산지 표기가 제품에 가려져 있거나 뒤집어진 것을 발견하면 잘 보이도록 반듯하게 다시 세워 놓았다. 상인들 대부분 원산지를 잘 표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무사항은 아니었지만 거래명세서를 보관하고 있는지도 확인하기도 했다. 자체 제작한 원산지 표기판을 상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옛날하고 다르게 속이려고 해도 속일 수가 없는 투명한 세상이다. 요즘 거짓말하면 큰일 난다"며 "전통시장도 품질 좋은 국산이 많으니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구의 이번 점검은 24일까지 이어진다.
전날에는 지역 대형마트를 찾아 점검을 실시했으며, 23일에는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을 예정이다.
광주지역 다른 자치구도 서구와 마찬가지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동구도 이날 오후 2시께 남광주시장에서 원산지 표기 점검을 실시했다. 남구도 이날부터 이틀간 봉선시장과 무등시장, 백운대성시장을 방문한다. 북구는 24일 오후 말바우시장을 찾아 상인들이 원산지 표기를 잘 하고 있는지 살핀다. 광산구의 경우 지역 내 1913송정역시장 등이 있지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에서 점검하기 때문에 별도로 계획은 없다.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을 찾았다는 한 시민은 "시장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를 가더라도 원산지 표기를 보면 크게 신뢰가 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구청에서 직접 현장 점검을 해주니 믿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효정 서구 경제과 통물정책팀장은 "경기를 비롯해 워낙 모든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상인분들에게 이것저것 지켜달라고 하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며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행정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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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호 실종자 가족들, 여수·해경엔 감사···부산시엔 질타 제22서경호 실종 선원 가족들이 지난 11일 오후 여수 삼산면 하백도 동쪽 20해리 해상 사고해역을 찾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제22서경호 침몰 사고 발생 열흘째인 18일 실종자 가족이 여수시에 감사편지를 전한 반면, 부산시에는 적극적인 지원 정책마련을 요구했다.실종자 3가족은 최근 여수수협 가족 대기실에서 지원 근무 중인 한 공무원을 통해 물품 및 의료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편지에는 "2월 9일 정신없이 여수로 달려와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위로와 필요한 부분을 살펴주고, 아픈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약품을 지원해 준 여수시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쓰였다.이어 "처음엔 이런 배려에 반감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누군가가 나를 알아봐 주고 있다는 마음이 스며들었다. 결국 그 관심과 배려가 저희에게 버팀목이 돼줬다"며 "부산에서 온 저희는 타지에서 그리움과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들은 여수해양경찰서에도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달했다.편지에는 "밤낮없이 실종자 수색을 위해 헌신해주시는 여수해경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강한 찬바람 속에서도 넓은 바다를 누비며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는 모습에 깊은 감동과 감사함을 느낀다"고 적었다.이어 "사고 소식을 접혔을 때 경황이 없어 진행 상황에 대해 불안과 걱정이 컸고 때로는 불만도 표출했다"며 "하지만 그 누구보다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을 경청해주고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해주셔서 아픔이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앞서 여수시는 사고 발생 직후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 청정 수협위판장에 가족 대기실을 마련했고 전담 공무원을 1대1로 배치해 응급구호세트(생필품)와 장례 등 경제적 지원과 심리상담, 약품 등 의료지원을 돕고 있다. 해경은 사고 발생 이후 열흘간 밤샘 수중과 해상, 항공 등에서 집중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이들 가족들은 이날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도 호소했다.실종자 가족들은 호소문을 통해 "실종자는 한국인 3명(부산시민)과 외국인 2명이다. 이 중 부산시민 3명과 그 가족들 또한 대부분 부산시민이며, 사고 선박과 회사 또한 부산 소재이지만 부산은 수색 및 지원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예산 투입 또한 전무하다"며" 사고 발생 지역이 부산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간 부산에서 살아온시민들을 외면하고 있다. 반면 전남도는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전남도청 예비비 10억 원을 선제적으로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제22서경호 침몰 사고 실종자 3가족은 가족대기실에서 지원 근무 중인 한 공무원을 통해 물품 및 의료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또 "사고 선박과 선원 모두 부산 소재 선박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선박회사는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실종자 수색에 필요한 비용 지원을 꺼려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절박한 상황에서 사기업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지자체의 기본적인 책무다. 부산시는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말고, 실종자 수색과 관련한 지원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이들은 부산시에 수색 및 구조 지원 확대를 비롯해 실종자 가족 지원, 부산시의 공식 입장 발표 및 대응 강화, 공식 면담 요청 등도 요구했다.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선적이지만 여수 해상에서 사고가 났기에 여수해경이 수색 작업에 투입되고 있고, 이러한 지원 역시 사고 발생지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시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하기 위해 시 관계자가 여수 현장에 파견 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한편 지난 9일 오전 1시41분께 여수시 거문도 동쪽 20해리 해상에서 139t급 저인망 어선인 제22서경호(승선원 14명)가 침몰했다. 14명 중 한국인 선장·선원 등 5명이 숨졌다. 5명은 실종됐다.현재 해경·해군·해수부·전남도·여수시·민간 어선 등이 공조해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남도는 심해잠수사를 투입해 해저에 가라앉은 선체 내부를 수색할 계획이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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