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추가 수색 후 합동 화장
유류품 보관 후 추모공원 활용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가족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장례를 치른 후 다시 무안국제공항에 모였다.
이날 유가족 총회에서는 추가 수색 여부, 사고 명칭 고정, 지역별 네트워크 형성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11일 낮 12시께 무안국제공항 1층에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총회가 진행됐다.
총회가 열리는 공항 1층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수백명의 유가족들이 줄을 섰고, 유가족 협의회 관계자들과 제주항공 직원들은 총회에 참석할 유가족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법률지원단에서는 희생자와 유가족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 고소를 위해 위임장을 접수받고 있었으며 본격적인 총회 시작에 앞서 유가족들의 식사를 위해 도시락도 배부됐다.
1층 식당 내부에는 바깥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이 쳐져 있었다.
총회가 본격 시작된 낮 12시 40분까지 식당으로 입장한 유가족은 350여명이며 총회는 오후 3시까지 진행됐다.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오후 4시 30분 브리핑을 통해 총회에서 논의된 안건들에 대해 발표했다.
총회에서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경과보고가 있었으며 향후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시신 조각에 대한 추가 수색은 범위를 넓히되 날씨가 좋을 때를 기준으로 3일만 진행한다. 무안군과 협조 하에 민가 일대도 범위에 들어가며 추가적인 발견이 없다면 수색은 그대로 종료하기로 했다.
추가 시신 조각에 대해서는 오는 2월 15일 49재에 맞춰 영락공원에서 화장 후 합동으로 안치하는 방안이 나왔다.
유류품의 인도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나 주인을 찾지 못한 유류품은 49재 이후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총회에서 제안된 방안은 진공 포장 후 항원 항습 기능을 갖춘 장소에 보관하고, 향후 추모공원이 조성될 시 그곳에 활용하는 것이다.
제각기 쓰이고 있는 사고 명칭에 대해서도 통일하기로 했다. 기존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그대로 쓰거나 사고 날짜인 '1229 '포함하는 등 4가지 안건이 나왔으며, 유가족들이 모인 밴드에서 12일까지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유가족 간의 연대를 위해 시·군·구 단위 네트워크 필요성이 제기돼 각 지자체에서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또한 사고 생존자인 제주항공 승무원 2명의 의사가 있다면 유가족회와 함께 하기로 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차기 유가족 대표에 대한 선출도 있었으며 박한신 대표가 만장일치로 대표직을 이어가기로 했다.
박한신 대표는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라며 "끝까지 서로 돕고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사고 원인에 대해서 입을 열 단계가 왔다"며 "정부가 하나의 숨김 없이 정확히 사고 원인을 밝혀줄 것이라 믿고 유가족들에게도 투명하게 설명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는 18일 오전 11시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는 정부차원에서 추진되는 유가족 합동 추모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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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에서 맞는 설···음식·노래·웃음 가득한 고려인마을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
“설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고 배웠어요. 여기선 우리 모두가 한가족입니다.”설을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고향을 떠나 조상의 땅인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은 둥근 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노래를 부르며 그들만의 명절을 맞고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곰탕 냄비와 분주히 오가는 손길이 눈에 들어왔다. 고려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설을 앞두고 특별한 명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상 위에는 전날부터 삶아둔 수육을 넣은 이날의 주메뉴 수육곰탕을 비롯해 미역·고사리나물을 비롯해 당근 김치, 러시아식 토마토 반찬, 만두, 과일, 빵 등 각종 후식까지 가득 올랐다. 준비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다. 모두 같은 고려인 동포들이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해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노래교실에서 김마리따씨가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강주비 기자찹쌀떡을 직접 빚어 고물을 묻히는 모습은, 음식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가정의 설 준비와 다르지 않았다.우즈베키스탄 국적 박실바(74)씨는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워 자주 못 먹는 음식들이 있다. 명절만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음식을 이웃들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며 “무려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음식 손질을 하며 준비했다. 힘들어도 다 같이 둘러앉아 웃으며 준비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같은 시각 센터 지하 강당에서는 또 다른 설맞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50여명의 고려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나라 전통공예 체험’에 참여했다. 검은색 손거울 위에 자개 스티커를 붙이며 나전칠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이들은 이내 완성된 거울을 들여다보며 서로의 작품을 비교했다. “예쁘다”는 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려인들이 자개 스티커로 꾸민 손거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어, 강당에 전통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든 김마리따(70)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능숙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손뼉을 치며 호응하던 고려인들은 이내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어진 ‘남행열차’ 무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박자를 맞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누구보다 흥겹고 열정 가득한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김씨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아리랑과 남행열차를 배웠다”며 “한국에 설을 지내며 이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도 나고 더 뜻깊다. 이렇게 동포들과 함께하니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프로그램이 끝나자, 고려인들은 일제히 1층으로 향했다. 빈틈이 없을 만큼 각종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그릇에 수육을 덜어주고 반찬을 권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 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향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 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들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날 2월에 생일인 7명을 위한 작은 생일파티도 마련됐다. 러시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케이크에 꽂힌 초를 함께 불었다. 생일자들은 쑥스러운 듯 웃었고,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생일 선물로 마련된 칫솔·치약 세트와 마스크, 상비약 등 생필품 꾸러미도 전달됐다.매주 센터를 찾는다는 최벨라(71)씨는 “평소에도 이곳에 오면 늘 기분이 좋은데, 명절에 이렇게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니 더 행복하다”며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이 마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올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러시아에 있을 때는 설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에 와서 설 문화를 배웠고, 이제는 우리들도 매년 집이나 식당에서 잔칫상을 차리고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설을 보낸다. 러시아에서는 명절에 물만두를 먹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를 따라 떡국도 함께 먹는다”며 “동포들이 이곳에 와서 맛있게 먹고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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