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늑장 대응에 유가족은 '답답'

입력 2024.12.31. 16:38 임창균 기자
브리핑 지연에도 설명 없어
시신 확인·인도 겹쳐 혼선
31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일부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에서 시신 인도 절차와 브리핑 지연 사유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무안공항에서 3일째를 맞이한 유가족들이 국토교통부의 늑장 대응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 브리핑이 열린 것이 부지기수며, 브리핑 지연에 대한 사전 안내도 없던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특히 이날은 시신 인도 절차와 새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의 시신 확인이 겹쳐 유가족들 사이에서도 혼선이 생겼다.

31일 오후 2시 15분께 무안국제공항에 대기 중인 유가족들은 국토교통부 관계자와 무안제주항공참사유족협의회를 찾아가 이날 시신 확인 및 인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이날 오전 9시께 국토부와 유족협의회가 브리핑을 통해 오후 2시부터는 시신 인도가 가능한 희생자 28명의 유가족들에게 시신 인도 의향을 묻는다고 설명했으나 2시가 넘도록 이에 대해 브리핑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날 오전 10시부터 신원이 추가로 확인된 희생자 27명에 대해 시신 확인이 진행되고 있어, 시신 인도 시에도 시신 확인 절차가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는 상태였다.

유가족들은 인도되는 시신의 선정이 무작위인지 아니면 수습된 순서인지 문의했으며 지속적으로 브리핑이 지연되고 유가족들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제한적인 것을 문제 삼았다.

국토부와 유족협의회 관계자뿐만 아니라 박상우 국토부장관도 나서서 답변을 했으나 박한신 유족협의회 대표가 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브리핑을 시작하고 나서야 현장이 정돈됐다.

한 유가족은 "그동안 브리핑 시간이 제대로 지켜진 적도 적고, 브리핑이 늦어진 것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며 "최소한 왜 브리핑이 늦어졌는지는 알려줘야 유가족들이 덜 답답해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시신 인도 안내 전화를 받은 유가족은 "전화 연락을 통해 시신을 한번 더 확인할지와 이후에 인도할지 여부를 물었는데, 대상이 아닌 유가족분들은 이렇게 전화 온다는 것도 모르고 계셨다"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야 개별적으로 따지는 일도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상우 장관은 "유가족들의 불편함을 최대한 덜도록 추가되는 정보나 브리핑 계획 등을 화면에 별도로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과수로부터 오늘 시신 인도 가능한 희생자 50분에 대한 결과도 도착할 예정이며 앞으로 혼선이 없도록 정보를 정확히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한신 대표는 "내부에서 향후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유가족분들에 대한 브리핑 시기를 놓친 것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정보가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열어 답답함을 덜어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협의회 측은 희생자별로 대표 유가족을 정해 달라고 유가족들에게 요청했다. 연로한 유가족이 많은 만큼 집으로 돌아간 후 돌아가면서 공항에 최소인원만 상주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또한 유가족이 아님에도 봉사단체에서 마련한 텐트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 현황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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