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카페 "따뜻한 커피 드세요" 선결제로 위로 표현
자원봉사자들, 간편식·세면도구·생필품 제공하며 응원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작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나눔의 손길이 광주·전남 곳곳에서 이어졌다.
30일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요리 직종 대한민국 명장인 안유성 셰프가 손수 만든 김밥 200줄과 물을 들고 공항을 방문했다.
전날 뉴스 속보로 참사 소식을 접하고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했을 유가족들을 위해 김밥을 이날 새벽부터 직원들과 함께 김밥을 만든 것이다. 안 셰프는 유가족들에게 김밥을 한 줄씩 직접 건네며 "힘내세요"라고 위로했다. 김밥을 받은 유가족들도 "먼 길 와주셔서 고맙다"는 마음을 표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안 셰프의 지인도 직원들과 김밥 500줄을 직접 준비해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안 셰프는 "희생자 대부분 지역민들이다 보니 한 다리 건너면 가까운 지인이라 너무 안타깝고 먹먹하다"며 "음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음식 만드는 걸로 봉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상황이 마무리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항을 찾아 봉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공항 2층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도 나눔의 손길이 이어졌다.
카운터 주변에 붙은 A4용지 안내문에는 '봉사자 및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드시길 바랍니다. 선결제 돼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참사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과 그들을 돕고자 두 팔을 걷어붙인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커피 총 200잔의 나눔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카페를 방문해 커피를 가져간 유가족들은 하나 같이 선결제해준 시민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한다고 해당 카페 관계자는 밝혔다.
카페를 이용한 한 유가족은 "이렇게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해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눔의 손길은 커피 선결제뿐만이 아니었다.
구내식당에서도 유가족 등을 위한 무료배식이 이어졌다.
광주·전남지역 곳곳의 자원봉사센터에서도 공항을 찾아 간단한 식사부터 생수, 캔커피, 컵라면, 주먹밥, 우유, 마스크, 충전기, 세면도구, 양말 등을 유가족들에게 제공했다.

광주 남구 자원봉사센터 소속 자원봉사자 곽영숙(67·여)씨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신청하는 날인데 미뤄두고 봉사하러 왔다. 너무 처참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며 "유가족들 모두 힘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백모(65·여)씨도 "내 가족, 지인이 희생됐다는 생각에 도움의 손길을 보태려고 왔다. 절대 무너지지 말고 힘을 냈으면 한다"며 "이 땅에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부도 하루빨리 신원을 확인하고 시신을 최대한 수습해 유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덜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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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홀짝·5부제 첫날···"외곽 출퇴근은 어쩌죠"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에 한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강주비 기자
“평소 이용하지 않던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으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가 동시에 시행된 첫날, 광주 도심 출근길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주차난은 완화됐지만 대중교통 여건과 생활 패턴 차이에 따른 불편도 동시에 드러났다. 5부제 시행 공영주차장 안내 등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세밀한 보완책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강주비 기자8일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 평소 출근 차량이 길게 줄을 이루던 시간대였지만 이날은 차량 흐름이 드문드문 이어질 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입구에는 청원경찰 3명이 배치돼 차량 번호를 거듭 확인하며 “직원인가요, 민원인이신가요”라고 묻기를 반복했다. 홀짝제와 5부제가 동시에 적용되면서 출입 기준이 달라진 탓에 현장에서는 차량 구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민원인 차량 일부는 주차장 앞 안내 표지판을 확인한 뒤 급히 방향을 틀기도 했다. 다만 기존에도 5부제를 경험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큰 혼선 없이 제도가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광산구 청원경찰은 “현재까지 마찰이나 혼선은 없었다”며 “첫날인 만큼 민원인을 위해 오후 6시까지 현장 안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광주시청 일대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청사 출입구 주변에는 ‘5부제 동참’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설치됐고, 직원들은 캠페인을 벌이며 제도 홍보에 나섰다. 차량 대신 도보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늘었고, 자전거 거치대에는 평소보다 많은 자전거가 빼곡히 들어섰다.이곳 역시 전반적으로 원활히 제도가 운영됐지만, 시행 첫날인 만큼 혼선도 일부 나타났다. 끝자리 제한 요일을 착각해 차단기 앞에서 후진하거나, 직원 안내를 받은 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차량이 드물게 포착됐다.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공영주차장에서 서구청 직원이 주차장 관리 직원에게 세부 지침을 안내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주차장 안내를 하던 직원은 “날짜를 착각해 되돌아간 직원 차량은 1대뿐이었다”며 “민원인은 5부제 시행을 모르고 오는 사례가 10여대 정도 있었다. 서류 제출 등 짧은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민원의 경우 갓길에 잠시 정차한 뒤 업무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광주 서구 화정동 공영주차장에서도 5부제를 시행했다. 이날 현장을 점검하던 구청 직원들은 주차장을 돌며 단속 대상 차량 여부를 확인하고 관리 직원들에게 세부 지침을 전달했다. 전날부터 주차돼 있던 차량에는 안내문을 부착해 혼선을 줄이려는 모습도 보였다.서구 관계자는 “전날부터 주차해 놓은 미출차 차량은 단속 대상이 아님을 알리는 안내문을 꽂아 혼선이 없도록 하고 있다”며 “공영주차장은 물론 시행 대상이 아닌 주차장들도 혼잡 여부를 점검하며 5부제가 잘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피해진 공무원들은 이동 시간 증가와 업무 효율 저하를 우려했다. 동일한 홀짝 번호 차량을 보유한 가구를 중심으로 차량 2부제에 맞추기 위한 번호판 변경 문의가 각 자치구에 잇따르기도 했다.북구에서 서구청으로 출근하는 A씨는 “환승 대기 시간이 길어 결국 정류장에서 청사까지 걸어왔다. 오전부터 5천보 넘게 걸어 힘들다”며 “현장 업무를 나갈 때도 차량 배차를 먼저 고민해야 해 불편이 크다”고 토로했다.광산구청 직원 B씨는 “외곽 지역은 버스 노선 자체가 부족해 카풀이나 차량 공유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근무지에 따라 체감되는 불편 정도가 크게 다르다”고 했다. 특히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들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으로 출근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생활 전반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이 한산하다. 강주비 기자시민들 사이에서도 제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직장인 양소라(34)씨는 “2부제까지 시행되니 상황의 심각성은 체감된다”면서도 “수도권과 달리 대중교통이 충분하지 않은 지방에 대해 차등을 두지 않고 그냥 불편을 감수하라는 방식은 아쉽다”고 말했다.공영주차장 이용 정보 부족도 문제로 지목됐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맵과 네이버지도 등에서는 5부제 시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외근이 잦다는 윤모(38)씨는 “업무 특성상 공영주차장을 자주 이용하는데, 지도 앱에는 5부제 여부가 표시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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