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는 어떤 설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즉각 탄핵해야 합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광주 5·18민주광장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광장에 뭉친 시민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민주주의 재건을 다짐했다.
윤 대통령 2차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한 차례 비가 쏟아진 뒤여서 추운 날씨였지만 광장은 수많은 시민들로 채워져 있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차디찬 바닥에 깔개를 깔고 앉은 시민들은 추위도 잊은 채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
이들의 손에는 '윤석열 즉각 퇴진 구속',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쥐어져 있었다. 형형색색의 아이돌 그룹 응원봉도 단연 눈길을 끌었다.
5·18 정신인 대동정신을 상징하는 주먹밥 나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김밥집을 운영하는 황지훈(46)씨는 "8년 전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외칠 때도 주먹밥 나눔 행사를 했었는데, 또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추위에 모인 시민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이번이 마지막 나눔이었으면 좋겠다. 내일 꼭 탄핵이 이루어져서 모든 시민들의 소중한 일상이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이번에는 윤 대통령의 탄핵이 반드시 이뤄지길 염원했다.
고등학생 김유진(18)양은 "교과서에서 배웠던 비상계엄을 실제 경험할 줄은 몰랐다. 아마 또래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며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이 든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매일 광장에 모이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종혁(20)씨는 "8년 전에는 너무 어려서 힘을 보태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광장에 나오고 싶었다"며 "윤 대통령이 어제 담화 때도 국민들에 대한 사과보다 비상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먼저 말해 실망했다. 내일은 꼭 탄핵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 2차 탄핵안 표결은 14일 오후 4시께 진행될 예정이다. 표결을 앞두고는 1980년 5월 민주화를 요구했던 가두시위가 재현된다. 전남대학교 재학생(1천명)과 조선대학교 재학생(500명)은 각자 학교에서 출발해 5·18민주광장 앞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광주본부(1천명)와 광주시농민회 및 진보당(300명)도 각각 수창초등학교와 광주공원에서 행진을 시작해 합류한다. 이들은 행진을 마치고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주최하는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 동참할 계획이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원산지 미표기 막아라"...설 명절 앞두고 광주 자치구 특별점검 분주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서구청 경제과 원산지 표기 특별점검팀 공무원들이 원산지 표기 점검을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철저한 원산지 표기만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인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민족 대명절 설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상품을 믿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광주 자치구들이 원산지 표기 특별점검에 나섰다.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오후 2시께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설 대목을 맞아 물건 하나라도 더 팔려고 분주한 상인들 사이로 서구청 경제과 원산지 표기 특별점검팀 3명이 등장했다.통상 점검 등을 나올 때면 녹색 민방위복을 입는 편이지만 설을 앞둔 상인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어 이날만큼은 공무원증만 착용했다.더군다나 이날 새벽 시장 내 한 점포에서 불이 나 시장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건어물 점포부터 수산물, 축산물, 농산물 점포 순으로 진행된 이번 점검은 제품의 품명과 원산지가 잘 표기됐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특별점검팀은 "명절인데 손님이 너무 없죠"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며 상인들에게 다가가 매의 눈으로 주변 진열대를 살폈다.이들은 주로 원산지 표기가 제품에 가려져 있거나 뒤집어진 것을 발견하면 잘 보이도록 반듯하게 다시 세워 놓았다. 상인들 대부분 원산지를 잘 표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서구청 경제과 원산지 표기 특별점검팀 공무원들이 원산지 표기 점검을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의무사항은 아니었지만 거래명세서를 보관하고 있는지도 확인하기도 했다. 자체 제작한 원산지 표기판을 상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건어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옛날하고 다르게 속이려고 해도 속일 수가 없는 투명한 세상이다. 요즘 거짓말하면 큰일 난다"며 "전통시장도 품질 좋은 국산이 많으니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서구의 이번 점검은 24일까지 이어진다.전날에는 지역 대형마트를 찾아 점검을 실시했으며, 23일에는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을 예정이다.광주지역 다른 자치구도 서구와 마찬가지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동구도 이날 오후 2시께 남광주시장에서 원산지 표기 점검을 실시했다. 남구도 이날부터 이틀간 봉선시장과 무등시장, 백운대성시장을 방문한다. 북구는 24일 오후 말바우시장을 찾아 상인들이 원산지 표기를 잘 하고 있는지 살핀다. 광산구의 경우 지역 내 1913송정역시장 등이 있지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에서 점검하기 때문에 별도로 계획은 없다.명절을 맞아 전통시장을 찾았다는 한 시민은 "시장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를 가더라도 원산지 표기를 보면 크게 신뢰가 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구청에서 직접 현장 점검을 해주니 믿음이 생긴다"고 말했다.박효정 서구 경제과 통물정책팀장은 "경기를 비롯해 워낙 모든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상인분들에게 이것저것 지켜달라고 하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며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행정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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