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윤석열 대통령을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되자 광주 5·18민주광장은 분노로 가득찼다.
광장을 메운 시민들은 더이상 이 땅에 무능한 자들이 권력을 잡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초유의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졌던 8년 전처럼 결사 투쟁을 다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특검법 표결일인 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표결을 한참 앞둔 시간부터 광장은 시민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른 아침부터 내린 비로 인해 추운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의 손을 잡고 광장에 모여 촛불과 '헌정유린, 내란수괴 윤석열 퇴진', '민주주의는 빼앗을 수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들고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20대 김소은씨는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자리에 또 서 있을 줄 상상도 못 했다. 절망스럽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 부끄럽다. 무조건 국민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고 했다.
20대 박지훈씨도 "비상계엄이 장난도 아니고 민주당을 경고하기 위해 선포했다는 해명이 정말 기가 막힌다"며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표결을 20여분 앞두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는 뉴스 속보가 전해지자 광장에는 탄식이 쏟아졌다.

50대 정종현씨는 "국민의힘이 원망스럽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러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선거 때는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먼저 시작된 김건희 특검법 표결이 부결로 끝난 것을 확인하고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의 원성이 더욱 높아졌다.
곧이어 윤 대통령 탄핵안 제안 설명을 끝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표결에 참석해달라고 호소하자 시민들도 함께 목놓아 소리쳤다. 전광판에 뜬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휴대전화 연락처로 본회의장에 돌아와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집단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끝내 돌아오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의결 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되자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40대 이병준씨는 "말도 안 된다. 표결마저 조직적으로 참석을 안 하니 상당히 화가 난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된다.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됐다고 말하면서 탄핵안 표결에는 찬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에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60대 강찬혁씨도 "명백한 내란 행위를 저지른 윤 대통령을 감싸는 국민의힘은 공당의 자격이 없다.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느냐"며 "광주시민들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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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초콜릿 대신 기프티콘"...달라진 수능 응원
11일 오후 광주 동구의 한 프랜차이즈 문구·잡화 전문점. 한 시민이 입구에 진열된 다양한 수능 응원 상품을 보고 있다.
11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떡집. 진열대에는 수능 합격을 기원하는 떡이 보이지 않았다.
"요즘은 수능 잘 보라고 떡보다 기프티콘을 주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떡이나 초콜릿 대신 모바일 키프티콘을 건네는 풍경이 늘고 있다.수험생들의 그동안 노력이 결실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응원 방식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다.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1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떡집. 찹살떡을 비롯해 진열대에는 수능 합격을 기원하는 떡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합격떡'이나 '합격 기원'이라고 적힌 선물 세트도 보이지 않았다.20년째 이곳에서 떡집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예전에는 수능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떡을 사거나 학원에서 단체 주문이 들어오곤 했는데 요즘은 찾는 사람이 전혀 없다"며 "이젠 굳이 따로 만들 필요가 없을 정도다"고 하소연했다.비슷한 시간 찾은 인근 빵집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인 빵집부터 프랜차이즈 매장까지 '합격 기원', '수험생 꿈을 응원합니다' 등을 문구를 내걸었지만 찾는 손님은 드물었다.11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빵집. 수능 합격을 기원하는 문구가 매장 입구에 걸려 있었지만 찾는 손님 없이 한산했다.한 프랜차이즈 빵집 업주는 "수능이라고 해서 매출이 증가하지는 않았다. 빼빼로데이만 해도 상품을 진열해둬도 예전같이 눈길을 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코로나 이후 자리잡은 비대면 문화 때문인지 최근 몇년 사이에는 찹살떡이나 초콜릿 선물 세트를 준비해도 팔리지 않는다"고 토로했다.11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프랜차이즈 빵집. 수험생 꿈을 응원한다는 문구가 매장 유리창에 붙어 있었지만 찾는 손님 없이 한산했다.반면, 동구의 한 프랜차이즈 문구·잡화 전문점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매장 입구부터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들이 눈에 띄었다.시험 당일 필요한 아날로그 시계부터 스탑워치, 네잎클로버, 행운키링, 행운필기구, 행운부적 등 수능 응원 상품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었다.선물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한참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누나가 올해 수능을 치른다는 중학생 정승훈(16)군은 "초콜릿도 좋지만 먹으면 사라지는 선물 대신 시험장에 들고 갈 수 있는 선물을 하고 싶었다. 누나가 키링을 좋아하기도 한다"며 "누나에게 시험장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걸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카카오톡에서 마련한 수능 응원 이모티콘. 카카오톡 캡처모바일 기프티콘을 이용해 수험생을 응원하는 것이 요즘 대세라는 목소리도 많았다.선물을 받는 사람은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고 선물을 하는 사람도 조용히 응원하는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실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상품권과 교환권부터 핫팩, 비타민 등 다양한 선물이 가격대별로 마련돼 있었다.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마련된 수능 응원 상품들. 카카오톡 선물하기 캡처수능을 치르는 동생에게 모바일 기프티콘을 보냈다는 정소연(24·여)씨는 "지금은 무엇이 필요한 지 직접 묻는 것도 조심스러운 때다. 4년 전 수능을 치렀을 때도 기프티콘을 받았던 기억이 좋아 자연스럽게 기프티콘을 선택하게 됐다"며 "간편하게 응원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프티콘은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마음이 편하다 보니 수능 선물로는 대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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