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과 안내판 관리 안돼
시정권고에 사업 축소·중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정부가 지난해 광주에서 추진 중인 정율성 기념사업에 제동을 걸면서 모든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다.
최근 광주 지역 보훈단체가 정율성 기념사업 반대 입장 철회를 발표하면서 지역사회 내 반발에 쉼표가 찍혔지만 사업 주체인 광주시와 남구 등이 보훈부의 시정명령에 뚜렷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끌면서 관련 사업이 모두 올스톱 상태에 놓였다.
15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동구 불로동 정율성 생가 추정지에 48억4천700만원을 투입해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에 나섰다.
당초 988.8㎡ 부지에는 전시관과 정자, 관리실, 쉼터 등을 마련해 중국인 대상 관광 상품을 발굴해 문화교류를 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대통령실과 보훈부에서 정율성 기념사업을 지적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정율성 흉상 파괴 사건이 일어났고, 보훈부에서 광주시를 대상으로 정율성 기념사업 관련 시정 권고를 내렸다.
이에 광주시는 "정율성 기념사업은 행정사무일 뿐이다"는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지만, "방향성 정립의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시의회와의 논의 과정에서 2024년 정율성 음악 축제와 동요제 등 기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해 중단했다.
이어 정율성 역사공원 내 전시관 조성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계획대로면 지난해 말께 준공돼야 했을 조성 공사가 현재까지도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전시관 외부 건물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내부는 바닥도 제대로 마감되지 않아 흙이 깔린 상태다. 또 전시관 뒤편에 지붕이 내려앉아 무너지기 일보 직전 상태의 폐가가 방치돼 안전 문제도 우려되는 상태였다.
임모(70)씨는 "몇 년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언제 끝나는지도 모르겠고, 공사 인부들도 보이지 않고 해서 항상 의문스러운 곳이다"고 말했다.
남구의 정율성 거리와 생가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양림동 양림휴먼시아2차 주변에 세워진 정율성 동상은 기단만 남은 채 휑한 상태였고, 정율성의 노래를 소개하던 광주시 키오스크는 블루스크린 오류가 난 채 방치됐다.
이 키오스크는 4월에도 고장 나 민원이 접수된 바 있었으며, 내구연수를 초과해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상태였다.
거리 전시관의 유지·보수 역시 2021년 1억800만원(국비 5천400만원·시비2천700만원·구비2천700만원)을 투입해 고장 난 키오스크를 제거하고 정율성 연보를 설치한 후 별다른 관리가 진행되지 않는 상태다.
2020년부터 매입 진행 중이었던 양림동 정율성 생가 역시 지금까지 굳게 문이 잠긴 상태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은 안내판 하나뿐이었다.
본래 생가 매입 계획이 있었지만, 현재 정율성 생가 매입과 쉼터 조성 계획은 무기한 연기되고 대신 맞은편 부지를 매입해 김현승 시인의 이름을 붙여 '김현승 문학공원'을 조성한 상태다.
남구 관계자는 "기존 중국과의 교류와 관광상품을 위해 만들었던 거리지만, 현재는 동상 파괴와 같은 테러 위협, 광주시에 내려온 시정 권고 때문에 조치가 힘든 상황이다"며 "정율성로의 경우 주민 의견을 수렴해 이름을 유지했지만, 정율성 생가 매입과 유지보수 등 계획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동구 불로동의 정율성 생가 전시관은 외부 공사는 마무리 단계이나, 내부 공사가 남고 현재 보훈부의 시정권고에 의해 개관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며 "기념사업 등 모든 관련 사업이 중단에 가까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남구와 광주시의 정율성 관련 사업도 모두 진행 중에 중단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진료전담의 4명' 충원 전남대병원 인력난 여전 전공의 이탈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전남대학교병원이 '진료 전담 의사'(일반의) 충원에 나섰지만 지원자 부족 등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2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진료 전담 의사 신규 채용 3차 모집 마감 결과 지원자가 전무했다.앞서 전남대병원은 지난 8월부터 내과·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 진료 전담 의사 31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지원 자격은 의사 면허 취득자 중 레지던트 1년차 이상 수료자로, 전공의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진료 업무를 제한적으로 맡을 수 있는 일반의가 대상이었다.하지만 1·2차 모집에서 총 4명을 채용하는데 그쳤고, 이후 모집 인원을 21명으로 축소했으나 여전히 지원자를 찾지 못했다.전남대병원은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 225명(육아휴직자 1명 포함)의 사직서를 일괄 수리한 바 있다.이후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면서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의료진 피로 누적 등으로 인력 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다.병원 내부에서는 모집 인원 축소 후 채용 재공고에도 목표한 인원 충원에 제동이 걸리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전남대병원 관계자는 "3차 모집까지 마무리한 시점에서 채용이 극히 일부에 그치면서 내부에서도 진료 전담 의사 추가 채용 공고를 내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다른 방식의 충원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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