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효죽로 인도 설치, 불편만 더 키웠다

입력 2024.10.30. 16:23 임창균 기자
북구 우산동 A아파트 주민들, 효죽로 인도 요청
원주민 반발에도 통학로 안전 이유로 설치
양방향 통행·주차 문제 불거져, 상생 방안 필요
29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동 효죽로. 양쪽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차량들이 겨우 빠져나가고 있다.

광주 북구 이면도로에 보도(보행자도로)가 설치되면서 주민들이 되레 불편을 겪고 있다.

북구가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의 민원으로 보도를 설치했으나, 주정차로 가뜩이나 폭이 좁은 도로에 보도까지 생기면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9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동 효죽로. 한산한 도로가 출근하는 주민들과 등교하는 학생들의 행렬로 금세 혼잡해졌다.

길이 165m, 폭 8m가량의 이 도로는 북구 우산동 A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에서 우치로로 곧장 빠져나가는 길인 데다 효동초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도 가장 빠른 길이다.

원래도 좁은 길에 양면으로 주정차 된 차들로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교통체증이 나타났다.

유독 이곳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것도 문제였다.

아파트 관리실 직원까지 교차로에 나와 차량 안내를 했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아이들로 급히 브레이크를 밟는 차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 10월 2천500여세대가 입주한 A아파트 주민들의 요청으로 효죽로에 폭 2m가량의 보도가 설치되며 더욱 심해졌다.

당시 효죽로 인근 주민들은 도로 폭 감소, 주차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보도 설치를 반대해 왔다.

특히 2~3분가량 우회하면 방호울타리까지 설치된 안전한 도보가 있는데도, 주차장 진출입로로 자녀들을 위험하게 등교시키면서 효죽로를 고집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미 학생들이 효죽로를 많이 이용하는 상황에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북구의 설득에 따라 보도가 설치됐다.

29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동 효죽로. 양쪽에 주차된 차량들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도로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보도 개설 이후 1년이 흐른 지금 북구의 설명과는 다르게 효죽로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더 늘어난데다 주정차 문제도 해소되지 않아 주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A아파트 주민 이모(41·여)씨는 "보도가 생기면서 이전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게 됐지만 양면 주차로 교통체증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실상 한쪽 차선을 주차금지구역으로 설정하거나 홀짝 주차제를 도입해야 하지만 주차공간 부족에 따른 민원 제기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효죽로 주민 박모(63·여) "가뜩이나 주차 공간이 부족한데 인근에 카페나 상가 손님들이 집 앞에 주차하는 경우도 많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한쪽 주차를 막는다면 대체 어디에 주차해야 하나"고 토로했다.

상가를 운영 중인 김근원(54)씨는 "밤에 가까운 주민센터의 공영주차장이 열려있긴 하지만 이것도 부족하다"며 "너무 아파트 세대 위주로만 생각하는 것 아닌가. 인근 도로의 단속 유예나 아파트 단지의 주차장 공유 같은 방안도 생각해야한다"고 했다.

주변에 새롭게 마련할 주차공간 부지도 없어, 이 같은 답답한 도로 상황은 당분간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북구 관계자는 "도보 설치도 학생 안전문제에 공감한 효죽로 주민들의 양보로 진행됐듯, 주민 동의 없이는 황색 실선 변경이나 한쪽 주차 등도 추진될 수 없다"며 "해당 도로를 많이 이용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불편이 심한 만큼 양측 주민들이 협의를 이끌어 낸다면 구에서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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