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가정 폭력 느는데...경찰 출동 대부분 현장종결

입력 2024.10.25. 12:47 박승환 기자
4년새 교제폭력 2.3배·가정폭력 1.3배 증가
국감서도 광주 관계성 범죄 증가 추세 지적
전문가 “적극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해야”

연인 또는 가족 사이에서 발생하는 '교제 폭력'이나 '가정 폭력' 등 관계성 범죄 관련 신고가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경찰 출동 대부분이 사건 처리가 아닌 현장종결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종결 처리는 피해가 적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명확한 의사가 있을 경우 가능하다지만 관계성 범죄가 반복적인데다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무등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광주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4년간 광주지역 교제폭력 112 신고 건수는 '6천207건', 가정폭력은 '2만1천33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교제폭력은 2020년 979건, 2021년 1천42건, 2022년 1천960건, 2023년 2천226건으로 최근 4년 사이 2.3배 늘었다.

가정폭력도 2020년 4천645건, 2021년 5천8건, 2022년 5천577건, 2023년 6천103건으로 4년 새 1.3배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달 말까지 교제폭력은 2천91건, 가정폭력은 4천441건 발생해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의 70%를 넘어섰다.

실제 지난 22일 열린 광주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광주지역에서 관계성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교제폭력과 가정폭력 대부분 긴급출동이 필요한 '코드1'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비례)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도 전국적으로 코드 0~4 상황 중 코드1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무등일보는 광주지역 신고 중에는 긴급한 신고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 당시 출동 코드별로 구체적으로 명시해 주라고 요구했으나, 광주청은 "코드별로는 통계를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본청도 관리하는 통계를 지방청은 관리하지 않는 다소 의아한 정보공개였다.

더욱 심각한 점은 현장종결 처리 건수.

교제폭력은 2020년 546건(55.8%), 2021년 637건(61.1%), 2022년 1천46건(53.4%), 2023년 1천188건(53.4%), 2024년 9월 1천175건(56.2%)으로 출동 건수의 절반 이상이 현장에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반면, 검거는 2020년 68건(6.9%), 2021년 87건(8.3%), 2022년 169건(8.6%), 2023년 212건(9.5%), 2024년 9월 172건(8.2%) 뿐이었다.

가정폭력도 2020년 2천578건(55.5%), 2021년 2천434건(48.6%), 2022년 2천869건(51.4%), 2023년 3천50건(50%), 2024년 9월 2천416건(54.4%)으로 현장종결이 태반이었다.

검거는 2020년 298건(6.4%), 2021년 300건(6%), 2022년 277건(5%), 2023년 322건(5.3%), 2024년 9월 253건(5.7%)으로 교제폭력과 마찬가지로 저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경찰은 현장종결이 많은 이유에 대해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단순 말다툼처럼 사안이 경미하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해 어찌할 수가 없다고 설명한다"며 "가해자가 없다면 당연히 피해자도 없기 마련이다. 당장 위험성이 없어 보여도 신고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살인 등 강력범죄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의사불벌죄인 점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부정하기 어렵다"며 "처벌은 능사가 아니고 신중해야 하는 게 맞지만 스토킹 범죄에 대해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한 것처럼 관계성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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