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1국립대’ 에는 공감·협의 뜻 모아
30년 숙원 국립의대 새로운 물꼬 기대
전남도가 목포대-순천대의 통합의대 추진과 관련 양 대학의 '통합 큰 틀 합의'를 밝히자, 목포대와 순천대 모두 '합의'는 아니라고 못 박으면서 그 속내에 지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렇더라도 전남지역 국립대인 목포대와 순천대 두 대학 총장이 최소한 정부의 '1도 1국립대' 방침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학 통합' 논의에 나서면서 30년 숙원사업인 전남권 국립의대 설립에 새로운 물꼬가 트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목포대-순천대 통합 '합의'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원론적으로는 두 총장이 의견을 같이한 만큼 '통 큰 합의'로 해석해도 되냐는 문제인 것이다.
목포대, 순천대 총장의 스탠스를 미뤄봤을 때 두 대학이 큰 틀에서 통합에 '합의'했다는 표현보다는, 서로 '공감하고 협의'에 나섰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까지도 서부권의 목포대와 동부권의 순천대 중 어느 대학에 국립의대가 신설될 것인지를 두고 심각한 지역 갈등이 이어져 오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가 협의 단계에 있는 '대학 통합' 과정을 한 발 앞서 발표하고, 공모 추진 방식도 오락가락하면서 전남권 의대 설립에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지난 14일 순천에서 열린 '순천대 글로컬대학 강소지역기업 육성 비전 선포식'에 앞선 오찬간담회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영록 전남지사, 김문수 국회의원과 교육 관련 현안을 논의하던 중 두 대학 통합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하고 대학 통합을 통해 의대 설립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큰 틀에서 합의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또 두 대학 총장은 "대학 통합이 어려운 길이고 구성원들의 합의도 필요한 사안이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1도 1국립대' 취지에 따라 대학을 통합하고 국립의대 문제도 통합의대 방향으로 가면 대학의 발전도 기할 수 있고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목포대가 즉각 두 대학의 '통합 합의'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에 나섰다. 순천대 역시 통합 합의라는 표현은 안맞고 논의 정도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목포대는 15일 보도자료를 내 "(양 대학의 통합) 논의의 시작에 불과한 현 상황에서 (전남도가 자료를 통해 배포한) 양 대학이 통합에 합의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통합대학에 기반한 의대 신설 추진의 취지가 좋더라도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의 문제다. 양 대학의 면밀하고 신속한 협의와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양 대학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부의 입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목포대와 순천대는 10일 대학별 5명씩 통합 주요 현안을 검토하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첫 회의를 진행, 대학 통합을 위한 주요 현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략적 의견 교환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학 통합을 기반으로 한 의대 신설 논의의 장을 일정 부분 열어두고 있는 상황에서, 양 대학이 통합에 합의했다는 (전남도가 제공한) 보도자료가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켜서 유감이다"고 했다.
순천대 측도 "양 대학이 통합에 합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통합의대 방향으로 논의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실무위원회 회의를 했을 뿐, 대학 구성원의 수용 여부 등 의견도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전했다.
어쨌든 목포대와 순천대가 이미 실무진을 구성하고 통합 현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인 만큼 현재로서는 '합의'라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공감대 형성을 통해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시각이 많다.
전남권 국립 의대 설립을 위해선 목포대와 순천대가 오는 11월까지 '느슨한 형태'의 통합 방안을 마련하고, 통합의대 입자와 대학병원 설립 방안도 결정해야 하는 등 기한이 못 박아져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커 '합의'가 불투명하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이와 관련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전남도는 목포대 총장과 순천대 총장 등 오찬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논의 내용을 발표 여부를 확인한 뒤 자료를 만들어 알렸다"면서 "양 대학이 통합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를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대학 통합은 양 대학이 논의와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고, 전남도는 양 대학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류성훈기자 rsh@mdilbo.com
- 긴 설 연휴에 매출 주나··· 소상공인 한숨 15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역 인근 한 미용실에 설 연휴 영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부의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올 설 명절은 최소 6일의 연휴가 생긴 가운데, 황금연휴로 기뻐하는 직장인들과 달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걱정만 늘어났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의 긴 연휴는 오히려 매출 감소, 휴일 근무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충장로에서 40년 이상 분식집을 운영한 김모(63)씨는 당초 설연휴 3일간 영업을 쉬려고 했으나 27일도 쉴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씨는 "직원 세 명을 쓰고 있는데 27일 일하면 휴일 근무로 더 쳐줘야 한다"며 "공무원이나 일부 직장인들에게는 좋지만 우리 같은 상인들에게는 좋을 것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15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천유건(59)씨가 밀가루 반죽을 밀고 있다. 천씨는 "긴 연휴가 골목상권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 같다"고 푸념했다.광주 서구 상무지구 상인들은 벌써부터 설 연휴에 불어닥칠 한파에 대비하고 있다.상무지구에서 5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7)씨는 설전날과 당일만 쉬기로 했다. 이씨는 "공무원과 직장인들이 쉬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 것은 뻔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쉬면 그만큼 손해지 않나"며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휴일만 챙기기로 했다"고 말했다.송정역 인근에서 12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천유건(59)씨는 원래 영업일인 토요일까지 영업 후 5일을 쉬기로 했다. 천씨는 "연휴 시작되자마자 다 밖으로 나갈 게 뻔할 것 같아 그냥 쭉 쉬기로 했다"며 "정부가 말로는 내수 경기 진작이라고 하는데 이런 골목상권이랑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같다"고 푸념했다.충장로에서 3년째 붕어빵집을 운영하는 장연주(29·여)씨는 연휴기간에도 영업하기로 했지만 재료 준비를 걱정하고 있었다. 장씨는 "원래대로라면 금요일에 주말 2일치, 월요일에 연휴 3일치를 준비하면 됐는데 27일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한번에 6일치를 준비해야 한다"며 "영업 도중에 재료 수급이 어려울까도 걱정된다"고 말했다.광주·전남지역 식당과 카페를 대상으로 마케팅 사업을 하는 장모(40)씨는 사라진 연말연시 특수로 인해 상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경기가 좋을 때는 임시공휴일과 연휴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겠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특히 12월 탄핵국면과 여객기참사로 연말연시 특수가 사라져 1월 매출에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긴 설 연휴는 도움보다는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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