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제대로 안돼 출입 가능
전기도 끊겨 범죄 사각지대
낡은 시설물 붕괴 위험까지
광주 도심의 가로주택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1년 넘게 건물들이 방치되고 있다.
건물과 주택이 텅 빈 채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붕괴 위험은 물론 불법쓰레기 투기 등 안전·치안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어 빠른 착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오전 광주 남구 주월동 옛 시민아파트 주변.
주택 담벼락 곳곳에 '공가'라는 스프레이 표시와 '출입금지'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사람이 살지 않음을 짐작게 했다.
실제 단독주택과 상가건물이 줄지어 있는 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등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된 듯했다.
아파트 단지 입구는 3m 높이의 합판으로 막혀 있다.
합판이 썩어 겉껍질이 벗겨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합판 바로 옆에는 버려진 인분이 풍기는 악취에 지나가는 시민들이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주민 고영태(60)씨는 "여기 건물에 이제 사람도 없고, 구석지고 딱 CCTV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다 보니 이런 파렴치한 짓을 한다"며 "저녁에는 전기도 없어 완전히 어두컴컴한데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오거나, 소음이 들려와 잔뜩 겁먹을 때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공가로 지정된 옛 슈퍼마켓 건물은 주변에 동물 배설물이 버려져 있음은 물론, 그늘막을 지지하는 철제 구조물이 휘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휘어진 그늘막이 천이 아니라 철판과 목재로 이뤄져 있어 지나는 보행자가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와 함께 주택 일부는 잠금장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외부인이 손쉽게 출입할 수 있는 상태였다.
실제로 누군가 버린 쓰레기로 주택 내부가 지저분한 상태였고 출입문이 열린 집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강모(77)씨는 "한창 시끌시끌하더니 요즘 조용하다"며 "사람들도 다 빠진 지 오래인데, 공사를 하든지 해야지, 이렇게 방치되면 마을 분위기만 나빠진다"고 말했다.
이곳은 주월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대상지로 5천891㎡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6층 규모의 공동주택 2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지난 2020년 조합설립 인가 이후 지난해 9월~10월 거주민의 이주가 이뤄졌으나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으면서 1년째 철거조차 못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 공개입찰을 했지만 모두 유찰됐고 조합 측이 직접 나서 지역 건설사에 문의해 한 건설업체를 선정했지만 공사비에 대한 세부협의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다.
이후 조합은 총회를 열고 업체 선정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남구 주택과 관계자는 "해당 일대가 폐쇄된 상태라 부지 내부, 시설 관리는 주월동 가로주택조합에서 담당하는 상태다"며 "내부 건물 외에 언급한 노상 구조물 안전 문제와, 인분 등 인근 환경 미화는 빠르게 확인 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비상 계엄 후폭풍 이틀째···지역 곳곳서 尹 퇴진 한목소리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 비상행동은 5일 오후 3시께 광주 서구 치평동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윤석열 탄핵 의결 참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것을 규탄하며 탄핵 의결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전남지역 곳곳에서 비상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틀째 쏟아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자 열기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 비상행동은 5일 오후 3시께 광주 서구 치평동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윤석열 탄핵 의결 참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국민의 명령인 윤석열 탄핵 의결에 지금 당장 동참하라"며 이같이 밝혔다.정의당 광주시당과 녹색당 광주시당(준), 노동당 광주시당 등은 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국민의힘 탄핵 반대 당론 확정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규탄하고 있다.단체는 "국민의힘은 놀랍게도 탄핵소추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까지 국민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반역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끝끝내 윤석열을 지키려고 한다"며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은 스스로 반국가적 내란 세력의 부역자가 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이어 "내란 수괴 윤석열과 그 부역자들은 더는 대한민국의 공직자가 아니다. 그들이야말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반국가 세력이므로 국민의 뜻대로 탄핵되는 게 마땅하다"며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 파면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의 존엄한 삶을 보호·발전시키는 최소한의 조치다. 지금 끌어내리지 않으면 언제 또 제2, 제3의 계엄이 선포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비상 계엄 선포 이후 전국적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결정을 바꾸지 않는다면 이 분노는 더욱 활활 타오를 것이다"며 "윤석열 탄핵이 민심이고, 민주이자 평화이다. 탄핵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외쳤다.이에 앞서 이날 오후 1시10분께 정의당 광주시당과 녹색당 광주시당(준), 노동당 광주시당 등 광주지역 진보정당도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론 확정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반대는 내란 동참이다"고 밝혔다.이들은 "계엄령 선포만큼이나 어이없고 황당하다"며 "윤석열과 김건희를 지키기 위해 당의 침몰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부끄럽다"고 주장했다.또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중진 의원들과 함께 윤석열을 면담한 뒤 당론을 결정했다고 한다"며 "야당의 입법 독주, 예산 독주, 탄핵 남발 등에 경고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말에 설득당한 것인지, 듣고 보니 계엄령을 선포할만 했다고 생각한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끝으로 "내란죄를 일으킨 윤석열은 이미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 그런 자를 끌어내리자고 하는 것이 탄핵인데, 이에 반대하는 것은 내란수괴와 한몸이 돼 내란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탄핵소추안 표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체면은 좀 구기겠지만 국민의 공당이라면 지금이라도 당론을 바꾸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강기정 광주시장과 5·18기념재단, 공법단체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등 5·18단체도 이날 오전 한 자리에 모여 "주동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강 시장은 5·18단체에게 "오월 가족들이 44년 전 트라우마로 인해 더 힘들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며 "그때와 달리 더 많은 국민들이 함께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고 했다.이에 5·18단체는 "이번 비상 계엄은 전두환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없었기 때문에 재발한 것이다. 후속조치가 중요하다"며 "주동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또 다른 윤석열이 나올 게 분명하다"고 꼬집었다.전남 시장·군수협의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오늘날 민주주의는 수십년간 국민들의 피와 죽음으로 이룩한 것이다. 다시는 무지하고 안하무인격인 쿠데타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비상 계엄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지역 대학생들과 교수들도 목소리를 보탰다.전남대학교 총학생회 '헤이데이(HEYDAY)'는 5일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헤이데이 제공전남대학교 총학생회 '헤이데이(HEYDAY)'도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이번 비상 계엄의 명분과 과정은 분명히 위법했다. 포고령의 내용도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할 소지가 뚜렷했다"며 "우리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쳐 독재 정권에 항거하고 불의에 맞선 자랑스러운 선배님들의 유지와 가치를 받들어 비상식적인 이번 일을 절대 묵과하거나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전남대 교수회도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을 무시하고 내란을 선동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한 대통령 윤석열을 거부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산실인 전남대의 교수들은 질서 회복과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광주대학교 교수들도 시국선언문을 내고 "명백한 내란선동이자 국민 주권에 대한 참담한 도전이다"며 "피로 전두환의 총칼을 막아낸 광주에서 명령한다. 윤 대통령은 당장 스스로 물러나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달게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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