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월동 가로주택 철거 지연에 범죄 사각지대 전락

입력 2024.10.09. 10:44 차솔빈 기자
인분, 쓰레기 등 방치돼 악취
폐쇄 제대로 안돼 출입 가능
전기도 끊겨 범죄 사각지대
낡은 시설물 붕괴 위험까지
9일 방문한 광주 남구 주월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부지, 상가 곳곳에 '공가' 표시와 1년 지난 이주 현수막을 찾아볼 수 있었다.

광주 도심의 가로주택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1년 넘게 건물들이 방치되고 있다.

건물과 주택이 텅 빈 채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붕괴 위험은 물론 불법쓰레기 투기 등 안전·치안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어 빠른 착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오전 광주 남구 주월동 옛 시민아파트 주변.

9일 방문한 광주 남구 주월동 구 시민아파트 단지. 철골이 드러나고 한눈에 봐도 낡디낡은 모습을 보여줘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했다.

주택 담벼락 곳곳에 '공가'라는 스프레이 표시와 '출입금지'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사람이 살지 않음을 짐작게 했다.

실제 단독주택과 상가건물이 줄지어 있는 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등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된 듯했다.

아파트 단지 입구는 3m 높이의 합판으로 막혀 있다.

합판이 썩어 겉껍질이 벗겨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합판 바로 옆에는 버려진 인분이 풍기는 악취에 지나가는 시민들이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9일 방문한 광주 남구 주월동 가로주택사업부지 옛 슈퍼 건물, 그늘막을 지탱하는 철제구조물이 휘어 금방이라도 완전히 무너질 듯했다.

주민 고영태(60)씨는 "여기 건물에 이제 사람도 없고, 구석지고 딱 CCTV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다 보니 이런 파렴치한 짓을 한다"며 "저녁에는 전기도 없어 완전히 어두컴컴한데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오거나, 소음이 들려와 잔뜩 겁먹을 때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공가로 지정된 옛 슈퍼마켓 건물은 주변에 동물 배설물이 버려져 있음은 물론, 그늘막을 지지하는 철제 구조물이 휘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9일 방문한 광주 남구 주월동 가로주택사업부지의 한 공가, 철제 폴딩도어가 열려 누구나 반지하 공간으로 드나들 수 있었다.

휘어진 그늘막이 천이 아니라 철판과 목재로 이뤄져 있어 지나는 보행자가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와 함께 주택 일부는 잠금장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외부인이 손쉽게 출입할 수 있는 상태였다.

실제로 누군가 버린 쓰레기로 주택 내부가 지저분한 상태였고 출입문이 열린 집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9일 광주 남구 주월동 가로주택사업부지 또다른 빈 주택, 문이 열려 있어 누구나 드나들 수 있었고, 창문도 열려 있어 주택 내부까지 누구나 진입할 수 있었다.

강모(77)씨는 "한창 시끌시끌하더니 요즘 조용하다"며 "사람들도 다 빠진 지 오래인데, 공사를 하든지 해야지, 이렇게 방치되면 마을 분위기만 나빠진다"고 말했다.

이곳은 주월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대상지로 5천891㎡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6층 규모의 공동주택 2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지난 2020년 조합설립 인가 이후 지난해 9월~10월 거주민의 이주가 이뤄졌으나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으면서 1년째 철거조차 못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9일 방문한 광주 남구 주월동 가로주택사업부지, 철거 예정 건물 앞에 쓰레기가 무단 투기돼 있다.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 공개입찰을 했지만 모두 유찰됐고 조합 측이 직접 나서 지역 건설사에 문의해 한 건설업체를 선정했지만 공사비에 대한 세부협의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다.

이후 조합은 총회를 열고 업체 선정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9일 방문한 광주 남구 주월동 가로주택사업부지 한 빈 상가건물. 문 앞에 인분이 버려져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남구 주택과 관계자는 "해당 일대가 폐쇄된 상태라 부지 내부, 시설 관리는 주월동 가로주택조합에서 담당하는 상태다"며 "내부 건물 외에 언급한 노상 구조물 안전 문제와, 인분 등 인근 환경 미화는 빠르게 확인 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4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