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일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 봉착
만성적 구인난·인구감소 지원책 절실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도 5만 장성군민의 생명을 지키는 지역의료의 최전선을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고명숙 장성병원 이사장은 10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농촌지역 의료공백이 오늘내일 일은 아니지만, 의정갈등 사태의 장기화로 농촌 의료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방소멸위기 지역으로 분류된 장성군에 자리한 장성병원은 열악한 농촌지역 의료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군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240병상 규모의 준종합병원급으로 내과와 정형외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7개 진료과에 물리치료실, 종합검진센터, 응급실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유일하게 주말·야간·공휴일에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응급실은 응급환자에게 최후의 보루다.
농촌지역 특성상 거동불편 고령환자가 많아 직접 찾아가는 가정간호서비스, 군민 상대 건강 교육 등 맞춤형 의료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고 이사장은 "장성병원은 군민들에게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신 의료장비와 의료진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지역 대표 의료기관"이라며 "농촌 특성상 환자 상당수가 고령화와 노동으로 인한 신체·정신질환이 심각하다. 이들의 편의를 위해 의료진이 방문 치료를 하거나, 예방 차원으로 환자 스스로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 등 사업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병원 운영에 어려움도 많다.
고 이사장은 구인난을 언급하며 "의사는 항상 부족한 데 지원자가 없다"며 "지역인재를 우선 채용하려고 해도 인구가 급감하는 지역이다보니 쉽지 않다. 타지역 지원자는 숙소 문제 해결, 출퇴근 지원 등 요구가 많아 조건 맞추기가 힘들다"고 했다.
이어 "필수의료인 응급의학과 의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비유하며 "우리 응급실은 현재 군의관이 투입돼 가까스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의료 봉사의 사명감으로 인내하고 헌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고 이사장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45억원을 들여 병원 새단장을 마친 고 이사장은 "코로나 시절에 병실이 부족해 코로나 환자를 다수 수용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언제든지 팬데믹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기로 병상 증축 등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고 이사장은 최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환자와 의료진이 다 같이 만족하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직원들 고충에 경청하고 마음의 짐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고 이사장은 "지방소멸위기의 농촌에서 힘겹게 운영되고 있는 의료기관들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환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적자에 시달려 문을 닫는 의료기관이 수두룩하다"며 "우리 병원은 응급실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부족하다. 지역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정부와 장성군에 건의했다.
그러면서 "관내 환자들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주변 대도시로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의료 역량을 키워나가겠다. 지역민이 사랑하는, 신뢰받는 장성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장성=최용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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