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현수막도 1년 이상 방치
운동기구, 벤치, 화단 등 불편
광주 북구에 조성된 '걷고 싶은 녹화거리'가 불법투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다 산책로의 잡초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시민들이 보행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광주 북구 일곡동 서일어린이공원 인근 산책로.
이곳은 2010년 아름다운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구비 2천만원과 주민자치회비 100만원을 투입해 조성했다.
하지만 일곡동 동아아파트부터 청솔4차아파트까지 1㎞가량 구간에 걸쳐 버려진 쓰레기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버려진 쓰레기에는 먹고 난 라면그릇과 음료수병을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큰 비닐봉지가 버려진 모습, 오래된 광고 포스터, 그릇 등 종류도 다양했다.
오랫동안 걸려 있어 색이 바랜 불법현수막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합법적 게시대 외에 설치된 현수막은 모두 불법으로, 이런 현수막은 즉시 철거돼야 하지만, 1년 이상 기간이 지난 현수막들이 지금까지 게시돼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산책로 입구에 있는 '걷고 싶은 녹화거리' 간판 아래에도 종이상자와 재활용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곡동 주민 오창록(42)씨는 "사람들이 주인의식도 없이 이렇게 쓰레기를 버려 놨다"며 "예전부터 쓰레기가 버려지던 곳이라, 산책로로 바뀐 지 10년이 넘게 지나도 이렇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곳곳에 관리가 안 된 수풀이 길을 침범하고, 운동기구와 벤치를 덮어 이용하기 힘든 문제도 있었다.
조성된 화단 역시 원래 있어야 할 꽃들이 아닌 잡초와 잡목이 자라 이곳이 화단인지 구분조차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 곳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양시옥(60)씨는 "처음에 산책로를 만들었을 때는 곧잘 관리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풀이 이렇게 자랄 때까지 방치되고 가로등도 고장 난 데가 많아 저녁에는 위험할 때가 있다"며 "얼른 구청이나 자치회에서 관리를 해 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북구는 지난해 11월 일곡동 걷고 싶은 녹화거리 산책로에 대해 정비공사를 마쳤다.
북구 관계자는 "가지치기와 예초 등 산책로 환경관리는 45일 정도 주기로 진행하고 있지만, 올여름 비가 잦고 강한 햇빛이 이어지며 관리 주기 사이에 초목이 과하게 자라는 문제가 있었다"며 "아파트와 원룸 등 주택가 인근이라 쓰레기 배출이 잦아 담당 미화원들이 관리함에도 쓰레기가 자주 발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2개 조 5~7명의 미화원이 24개의 완충녹지와 관내 근린공원을 모두 맡아야 해 인력적, 시간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며 "하지만, 계약직 미화원 확충 등을 통해 예초와 쓰레기 관리, 현수막 단속 등 작업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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