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냉방시 전기 소모 66%↑
코로나19 이후 단속 사실상 無
연일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호남 최대 상권'인 광주 동구 충장로 주변 개문냉방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이달 중순께 전국 전력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문냉방 등으로 인한 전력 누수가 도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충장우체국 주변.
이곳에는 의류부터 신발 등 패션·잡화는 물론 음식점, 카페 등 어림잡아 수십여개에 달하는 상점이 밀집됐다.
이날 한낮 체감온도는 35.6도까지 치솟았다.
볕 아래 서 있기만 해도 1분도 채 되지 않아 금세 얼굴에 땀이 맺힐 정도의 더위다.
하지만 충장로 주변 상점가를 걷는 동안 더위보다는 냉기가 느껴졌다. 대부분의 상점이 출입문을 열어 둔 채 영업하면서 실내 냉기가 그대로 실외로 배출되고 있었다.
실제 충장로 1가의 무인 사진스튜디오와 인형뽑기점도 문이 열린 채 영업이 한창이다. 손님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문을 열어놓은 채 출입을 반복했다.
충장로2가의 한 대형 의류점포는 1층 점포 전체를 오픈한 채 영업했다. 물론 내부에 냉방장치는 모두 작동 중이었다.
다른 의류 브랜드 상점 역시 자동문을 아예 고정시켜 둔 채 장사를 했다.
한 드럭스토어는 '냉, 난방기 가동 중 문을 닫고 영업 중에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문에 적혀 있었지만, 실제로는 문을 연 채 영업 중이었다.
해당 업장 점주 윤모(55·여)씨는 "문을 열어놓고 장사를 하면 전기세가 훨씬 많이 나오지만, 문을 열어 놨을 때와 닫았을 때 매출에 차이가 있어 어쩔 수가 없다"며 "다른 곳도 다 열고 장사하는데 우리만 닫고 장사를 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했다.
반면 시민들은 기후변화로 전 지구적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개문냉방 영업은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원 이모(33·여)씨는 "이렇게 옆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면 안에서 냉방을 얼마나 세게 하고 있을까 걱정스럽다"며 "지금 당장 시원하고 편한 일이 미래세대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부터라도 강한 제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황모(61)씨는 "예전엔 아껴야 산다고 에어컨을 끄기도 했는데, 요즘은 전기가 남아도나 보다"며 "이렇게 낭비가 심하니 전기요금이 오르는 거 아니냐"며 화를 냈다.
지난해 한국에너지공단의 모의실험 결과에 따르면, 개문냉방 시 문을 닫고 냉방 할 때와 비교해 전기를 66% 더 사용하고, 전기요금은 33%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여름철 전력낭비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관련 단속은 허술하다.
정부는 2011년부터 개문냉방 영업 단속을 시행하고 있지만 에너지 수급 상황이 악화(전력예비율 10% 미만, 예비전력 500만kw 이하) 됐을 경우에 한 해서 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시기와 겹쳐 방역지침으로 실내 환기가 권고되면서 단속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이와 관련 자치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개문냉방 단속에 대한 법적 근거 없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침에 따라서만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외의 상황에서 에너지 낭비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며 "올해는 아직까지 에너지사용제한 조치가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여름시기 가게를 방문해 계도·안내문 제공 등 홍보 위주의 활동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5·18광장서 뭉친 광주시민들 "탄핵안 불성립은 부당···尹 끝까지 용서 안 할 것" 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시민들이 촛불 등을 들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비상계엄 선포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윤석열 대통령을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되자 광주 5·18민주광장은 분노로 가득찼다.광장을 메운 시민들은 더이상 이 땅에 무능한 자들이 권력을 잡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초유의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졌던 8년 전처럼 결사 투쟁을 다짐했다.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특검법 표결일인 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표결을 한참 앞둔 시간부터 광장은 시민들로 가득 채워졌다.이른 아침부터 내린 비로 인해 추운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의 손을 잡고 광장에 모여 촛불과 '헌정유린, 내란수괴 윤석열 퇴진', '민주주의는 빼앗을 수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들고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20대 김소은씨는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자리에 또 서 있을 줄 상상도 못 했다. 절망스럽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 부끄럽다. 무조건 국민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고 했다.20대 박지훈씨도 "비상계엄이 장난도 아니고 민주당을 경고하기 위해 선포했다는 해명이 정말 기가 막힌다"며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표결을 20여분 앞두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는 뉴스 속보가 전해지자 광장에는 탄식이 쏟아졌다.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시민들이 촛불 등을 들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50대 정종현씨는 "국민의힘이 원망스럽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러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선거 때는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울분을 토했다.먼저 시작된 김건희 특검법 표결이 부결로 끝난 것을 확인하고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의 원성이 더욱 높아졌다.곧이어 윤 대통령 탄핵안 제안 설명을 끝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표결에 참석해달라고 호소하자 시민들도 함께 목놓아 소리쳤다. 전광판에 뜬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휴대전화 연락처로 본회의장에 돌아와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집단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끝내 돌아오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의결 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되자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40대 이병준씨는 "말도 안 된다. 표결마저 조직적으로 참석을 안 하니 상당히 화가 난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된다.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됐다고 말하면서 탄핵안 표결에는 찬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에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60대 강찬혁씨도 "명백한 내란 행위를 저지른 윤 대통령을 감싸는 국민의힘은 공당의 자격이 없다.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느냐"며 "광주시민들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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