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기간 출하 못 한 생선, 폐사 위기
고수온 적응 어종 개발·대중화 필요
"수온이 30도 이상 오르면 죽은 물고기들이 바다 위로 둥둥 떠 오르는데 아침마다 양식장 살피는 일이 두렵고, 고역이네요."
펄펄 끓는 폭염으로 바다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 일부 해역에 고수온 경보가 발령되면서 양식 어민들의 근심이 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고수온 피해에 성난 어민들은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고수온 어종 개발과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낮 최고기온이 34도에 육박한 지난 31일 오후 고흥군 두원면 육상 해수 양식장.
20년째 양식장을 운영 중인 이임천(63)씨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이씨는 "올 것이 왔다"는 말과 함께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양식장은 득량만과 마주하고 있어 수온 관측 지점 중에는 고흥 월하와 가깝다.
이날 고흥 한낮 기온은 33.9도까지 치솟았고 연안 표층 수온은 30도를 가뿐하게 웃돌았다. 이씨 양식장은 심층 해수를 끌어다 쓰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27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미 이씨 양식장 곳곳에서 폭염으로 인한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며칠 전부터 아침마다 십수마리씩 죽은 강도다리를 걷어내고 있으며 어린 치어들도 몸이 검게 변해갔다.
이씨에게 고수온 피해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양식장 수온이 한 달 가까이 30도를 기록하면서 강도다리 40만여마리 중 10만여마리가 폐사했다.
폐사한 물고기 중 치어까지 무사히 성장했다면 3억원 정도에 팔렸겠으나 보험을 통해 이씨가 보상받은 금액은 6천만원에 그쳤다. 이마저도 고수온 피해 약정을 하지 않았다면 받지 못했을 금액이다.
양식장 운영에 대한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24시간 펌프로 해수를 공급하고 꾸준히 액화 산소를 투입하다 보니 한 달에 드는 전기요금만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달한다.
이씨는 "양식하다 보면 여름철 폐사는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전기요금, 사룟값, 인건비로 인해 그만둘 각오하는 분들도 많다"며 "그나마 고수온에 잘 견디는 돌돔이나 능성어가 있긴 하나 광어나 우럭처럼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만큼 보다 고수온 어종 개발과 대중화가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완도군 군외면에서 육상 해수 양식장을 운영 중인 김재홍(67)씨도 출하되지 못한 채 남은 물고기 상태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었다.
곳곳을 둘러보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양식장에서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김씨는 이곳에서는 광어(넙치) 치어 10만여마리와 성어 7만여마리를 기르고 있다.
양식 어민들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에 접어드는 이 시기의 생선 출하량이 중요하다. 생선 소비가 극도로 줄어든 장마철에는 생선이 많이 남아 이맘때쯤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 폐사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광어의 경우 평소 바닥에 가만히 붙어 있어야 하지만 28도 이상 수온이 오르게 되면 고수온에 적응하지 못하고 활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사료도 소화하지 못한다.
이날 오후 양식장과 군외면의 수온은 27도까지 올랐다.
고수온으로 인한 폐사를 막기 위해 일부 양식 어민들은 지하수를 일부 섞거나 얼음을 넣는 노력도 하지만 이로 인한 수온 조절 효과는 아주 미미하다고 한다.
김씨는 "수온이 천천히 오르면 상관없는데 지난해에도 하루에만 수온이 3~4도씩 차이 날 때가 있어 이에 적응 못 한 광어 1만마리 정도가 폐사했다"며 "사실상 수온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전남지역 6개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이날 함평만과 득량만, 여자만은 고수온 경보로 격상됐다.
바다표층 수온이 28도에 이르면 주의보를, 28도를 넘으면 경보가 발령되는데, 이날 전남 일부 해역에서 표층 수온은 고흥 월하 31.4도, 여수 여자 31.3도, 보성 해평 30.6도, 강진 사초 30.3도, 함평 석두 30.0도 등을 기록했다.
전남도는 고수온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액화산소공급 등 장비를 가동한다. 현재 산소발생기와 수차 등 7종의 장비 1만 3천18대를 확보했고, 액화산소 4만t, 면역증강제 37t을 마련했다.
조피볼락 415t과 전복 2천45t 등 취약어종을 조기출하하고 양성밀도 조절 등에도 나선다. 이와함께 양식장 재해보험 가입, 입식신고, 양식장 관리 요령 등에 대해서도 집중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해 전남지역은 7월6일 고수온 예비주의보를 시작으로 9월 22일 고수온 주의보 해제까지, 376어가에서 219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추석 연휴 때 하루 60명 벌 쏘여 구급차 탄다···"성묫길 주의"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벌에 쏘여 병원으로 실려가는 환자가 하루 평균 60명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9일 소방청 구급활동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벌쏘임 사고로 인한 구급이송 인원은 1천445명에 달했다. 연휴기간 하루 평균 60명이 벌에 쏘인 셈이다. 이 가운데 심정지 환자는 3명, 부상자는 1천442명이었다.연도별로 보면 2019년 297명, 2020년 144명, 2021년 348명, 2022년 301명, 2023년 373명으로 나타났다.추석 연휴 기간 뱀에 물려 구급대에 이송된 건수는 5년 간 140건으로 나타났다. 2019년 18건, 2020년 25건, 2021년 31건, 2022년 36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30건으로 소폭 줄었다.연휴 기간에는 이동이 많아지면서 교통사고 발생도 높은 편이다. 최근 5년 간 추석 연휴에 교통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인원은 총 1만1천917명으로, 연휴 기간 하루 평균 497명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예초기 안전사고도 9월 중 가장 많이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예초기 관련 안전사고는 최근 5년 간 총 405건으로, 이 가운데 60%는 추석 전 벌초시기인 8·9월에 집중됐다.벌초·성묘 작업을 할 때에는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벌초나 성묫길에는 벌 쏘임을 막기 위해 향이 짙은 화장품이나 향수 사용을 삼가고 밝은 색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만약 벌에 쏘여 어지러움,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하고 전문 의료기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뱀물림, 진드기 등 각종 벌레 물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긴 소매와 발목을 덮는 옷, 장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뉴시스
- · '총선 경선서 이중투표 권유' 신정훈 의원 송치
- · 광주 북부경찰서, 화물차 교통사고 예방 활동 전개
- · 화순전남대병원,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 팔 걷었다
- · 광주·전남경찰, 추석명절 특별치안활동 전개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