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공원 동물들 '덥다 더워'··· "몸 좀 담그니 살것네"

입력 2024.08.01. 13:43 차솔빈 기자
소동물, 맹수 가리지 않고 더위 폭격
물에 들어가거나 실내서 나오지 않아
폭염에 사육사들 근무도 앞당겨져
찬물샤워, 얼음 특식 등 더위 해소
31일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하마 '히포'는 완전히 잠수한 채 물 밖으로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연이은 불볕더위에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지쳐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유일 동물원인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공원 동물원도 무더위를 무사히 보내고자 안간힘을 보내고 있다.

동물들 역시 냉방시설이 갖춰진 실내 사육장에서 머물고 있으며 그나마 잠깐 실외로 나오더라도 그늘과 물속에서 머물며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

31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소동물사. 더운 기후에 사는 사막여우도 지친 듯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31일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아시아코끼리 '봉'과 '우리'가 뿌려지는 물에 몸을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31일 우치동물원 견사. 풍산개 별이가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그늘에서 누워 있었다.

한낮 기온이 34.2도까지 치솟은 지난 31일 우치동물원.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등 680마리에 달하는 동물이 살고 있는 공간치고는 적막감이 맴돌았다.

그도 그럴것이 더운 날씨에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동물들도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 사육장이나 실외 그늘이나 물속에서 보내고 있었다.

31일 방문한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벵갈호랑이 리처드파커가 물에 몸을 담근 채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호랑이사의 벵갈호랑이 리처드 파커였다.

마치 목욕탕이라도 온 듯 몸을 물속에 담근 호랑이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그래도 더위가 안 가시는지 헉헉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 내쉬었다.

곰 사육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시아흑곰 두 마리가 각각 그늘과 물에 늘어져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움직일 기운도 없는 듯 물속에 앉아 고개만 두리번거리고 있었고, 그늘에 누운 한 마리는 지쳤는지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31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재규어 '맥시'가 몇 번 야외사육장을 돌더니 이내 실내로 들어가버렸다.

점박이하이에나 한마리는 더위에 지친 듯 풀썩 몸을 뉜 상태였고, 또 다른 한 마리 역시 더위를 피해 그늘로 들어가 있었다.

2019년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온 재규어 '맥시' 역시 잠시 야외사육장을 돌아다니더니, 햇볕을 못 견디고 이내 숨어 버렸다.

사자도 마찬가지였다. 암컷 사자 '화이트'는 더위에 가만히 누워 있다가 실내 사육장으로 도망치듯 사라졌다.

무더위를 뚫고 동물원을 찾은 손님들도 무더위에 늘어진 동물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31일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암사자 '화이트'가 몸을 뉘이고 있었다. 화이트는 잠시 누워 있다 이내 실내 사육장으로 들어갔다.

김영주(64)씨는 "서울에서 손녀와 함께 내려왔는데, 날씨가 정말 덥고 뜨겁다"며 "사자와 호랑이 등 맹수들도 더위에는 꼼짝 못해 숨어버려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운데, 녀석들도 더우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풍산개 별이도 더위가 싫은 듯 그늘 아래에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 철조망과 쇠울타리가 쳐져 있고, 벽에 이끼와 곰팡이가 끼긴 했지만, 물그릇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31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곰사의 아시아흑곰 2마리가 각각 그늘과 물놀이장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아시아코끼리 모녀인 '봉'과 '우리'는 사육장 한쪽에 뿌려지는 물로 몸을 적시며 더위를 달랬다.

인근 하마우리의 '히포' 역시 햇빛을 피하고 몸을 식히고 싶은 듯 눈만 내밀고 물속에 숨어 있었다. 이따금 숨을 쉬러 고개를 내밀 때를 제외하고는 몸을 물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31일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해양동물사 옆을 지나는 한 방문객. 점심이 가까워짐에도 방문객이 많지 않고 한산했다.

행여 무더위로 동물들 건강에 이상이 생길까 봐 사육사들 역시 근무 일정을 변경해 가며 집중관리에 나서는 등 진땀을 흘렸다.

지속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사육사들은 기존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근무를 시작하고 있다. 날이 뜨거워지기 전에 사육장을 관리하고 먹이를 주기 위해서다.

31일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개장 후 몇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가까워짐에도 방문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 우치동물원은 평일에 12명, 주말에는 6명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우치동물원 동물복지팀 관계자는 "동물들이 무더위 속에서 지치거나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금요일마다 찬물 샤워를 진행하고, 과일과 생간 등 다양한 먹이와 종합영양제를 함께 얼려 특식으로 제공해 영양을 보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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