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잔골재 수급 '비상'···올 하반기 건설업 파장 우려

입력 2024.07.21. 17:07 강승희 기자
광주·전남 내 연간 총 사용량의 절반은 타지역서 수급
주 채취구역인 함평은 채취량 절반 줄고·업계 운반비↑
광주시, 7개사 위치·관급공사 소비 많지만 담당부서 부재
"골재대란 막기 위한 규제 개선, 용역 통한 조례 절실"
무안에서 진행 중인 골재 채쥐 작업 모습. 무등일보DB

레미콘 원재료 중 하나인 ‘잔골재(모래)’의 광주·전남 지역 수급량 감소로 타지역 공급량이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운반비마저 상승하면서 레미콘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레미콘업계는 잔골재의 수급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계속 될 수록 각종 공사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광주, 장성, 담양, 나주, 곡성, 영광, 함평을 포함한 조합의 권역에서는 레미콘 제조용으로 연간 280만㎥가량의 잔골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육상 골재 채취량이 감소하면서 절반에 가까운 49.4%(140만㎥)의 모래를 타지역인 전북 남원·고창·순창 등에서 공급받고 있는 가운데 운반비 증가로 채산성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기준 광주·전남지역의 잔골재 산지 수급 현황을 살펴보면 관내는 전체의 50.6%로 나주(2.3%), 화순(2.4%), 곡성(9.9%), 영광(7.1%), 함평(28.9%)에서 공급받았다. 관외에서는 남원(29.5%), 순창(5.1%), 고창(14.8%)에서 총 49.4%를 수급했다. 

게다가 올해는 도내 채석지가 일정하지 않은 데다 자연훼손, 민원 등을 이유로 채취량이 제한되면서 주 채취구역 중 한 곳인 함평군의 채취량이 절반 수준(80만㎥→40만㎥)으로 감소해 모래 수급 어려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고유가, 고금리, 국제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삼중고에 수급 상황까지 악화된 상황에서 상승한 운반비는 업체들의 어려움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함평지역에서의 잔골재 1㎥당 운반 비용은 1만6천300원으로 전년 대비 3.2% 올랐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3번의 가격 인상이 있었다. 올 2월 1만9천500원에서 3월에는 5.1% 상승한 2만500원, 이달은 2만2천500원으로 운반 비용이 치솟고 있다. 

지역의 한 레미콘업체 관계자는 “골재채취업자가 골재 공급량을 늘리지 않고 가격만 계속 올려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도 모래 수급 차질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상승한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조합은 지역에서 잔골 채취를 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가시적인 결과는 전무한 실정이다.

전남도에선 인허가를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레미콘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주시에선 담당부서조차 지정돼 있지 않는 등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레미콘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골재 공급이 줄어들면서 골재난을 겪고 있다”면서 “앞으로 건설대란이 발생해 광주지역 내 도시철도공사와 호남고속철도 2단계,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부지조성,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건립 공사 등 관급 건설공사가 일제히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골재대란’을 완화하기 위해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전남도와 광주시에서 골재를 효율적으로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골재수급대책’ 연구 용역 등을 통해 이와 관련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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