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투기 쓰레기 길 막고 악취도
구 "협의와 단계적 조성 필요"
"보행자가 안전한 길이라고 조성해 놨는데 불법주정차로 사람은 오가지도 못 하네요."
17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조성된 그린로드.
'모두가 안전한 길'이라고 적힌 문구가 무색하게 녹색으로 색칠된 보행로에는 불법주정차로 인해 정작 보행자가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곳은 북구가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마련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020년 5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거리다.
그럼에도 안전은커녕 불법투기 쓰레기까지 널브러져 있고 미관상에도 좋지 않은 등 걷기 불편한 거리로 전락했다.
실제로 이곳을 다니는 학생과 주민 등 시민들은 대부분 주정차 된 차를 피해 그린로드 맞은편 인도를 이용하거나 아예 차를 피해 차도로 오가는 실정이다.
홍애숙(67)씨는 "여기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매번 밟아왔지만, 이게 뭐 하는 건지도 몰랐다"며 "오히려 술집들이 몰린 곳에 형성돼 저녁이면 취한 사람들 때문에 무섭다"고 말했다.
용봉우미아파트나 용봉지역아동센터 방향으로 향하는 그린로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녹색길 위로 쓰레기봉투가 쌓여 있거나 불법 주차금지 적치물이 길을 막고 있었고, 그 뒤편으로도 주차된 차량이 다시 한번 길을 막아섰다.
또, 교차로의 경우 그린로드를 막은 차들 때문에 시야가 가려, 마주 오는 차나 뒤에서 오는 차량이 보행자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게다가 그린로드 자체가 골목마다 조성되지 않고 비교적 큰 도로변에만 조성돼, 정작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좁은 골목은 그대로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문제도 있었다.
정시은(23)씨는 "통학하거나 일하러 갈 때 매번 보긴 했지만, 그린로드라는 길 조성이 사실 별 효과가 있나 싶다"며 "오히려 그린로드가 끝나는 곳 근처인 용주어린이공원 주변은 저녁이면 가로등도 거의 없고 인적도 드물어 지날 때마다 어둡고 불안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북구는 지난해와 올해 신안동 용봉초등학교를 비롯해 운암동 대자초등학교, 삼각동 하야예술어린이집 인근, 일곡동 일동초등학교 주변 등 스쿨존 이면도로에도 그린로드를 신설했다. 신규로 조성된 그린로드의 경우 차량 진입을 막는 차단봉이 조성돼 용봉동과 같은 불법주정차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용봉동 주민들 역시 차단봉 설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구 측은 용봉동 그린로드가 주택 밀집 지역에 조성돼 있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북구 관계자는 "개인주택과 상가 점포가 밀집된 곳이라 학교 근처와 달리 시선유도봉과 방호울타리를 무턱대고 설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예산 등을 고려해 구간을 나누고 위치별 주민, 상인들과 협의를 거치는 등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영상=박현기자 pls2140@mdilbo.com
- 5·18광장서 뭉친 광주시민들 "탄핵안 불성립은 부당···尹 끝까지 용서 안 할 것" 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시민들이 촛불 등을 들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비상계엄 선포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윤석열 대통령을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되자 광주 5·18민주광장은 분노로 가득찼다.광장을 메운 시민들은 더이상 이 땅에 무능한 자들이 권력을 잡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초유의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졌던 8년 전처럼 결사 투쟁을 다짐했다.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특검법 표결일인 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표결을 한참 앞둔 시간부터 광장은 시민들로 가득 채워졌다.이른 아침부터 내린 비로 인해 추운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의 손을 잡고 광장에 모여 촛불과 '헌정유린, 내란수괴 윤석열 퇴진', '민주주의는 빼앗을 수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들고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20대 김소은씨는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자리에 또 서 있을 줄 상상도 못 했다. 절망스럽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 부끄럽다. 무조건 국민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고 했다.20대 박지훈씨도 "비상계엄이 장난도 아니고 민주당을 경고하기 위해 선포했다는 해명이 정말 기가 막힌다"며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표결을 20여분 앞두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는 뉴스 속보가 전해지자 광장에는 탄식이 쏟아졌다.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시민들이 촛불 등을 들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50대 정종현씨는 "국민의힘이 원망스럽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러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선거 때는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울분을 토했다.먼저 시작된 김건희 특검법 표결이 부결로 끝난 것을 확인하고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의 원성이 더욱 높아졌다.곧이어 윤 대통령 탄핵안 제안 설명을 끝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표결에 참석해달라고 호소하자 시민들도 함께 목놓아 소리쳤다. 전광판에 뜬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휴대전화 연락처로 본회의장에 돌아와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집단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끝내 돌아오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의결 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되자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40대 이병준씨는 "말도 안 된다. 표결마저 조직적으로 참석을 안 하니 상당히 화가 난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된다.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됐다고 말하면서 탄핵안 표결에는 찬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에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60대 강찬혁씨도 "명백한 내란 행위를 저지른 윤 대통령을 감싸는 국민의힘은 공당의 자격이 없다.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느냐"며 "광주시민들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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