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주차장마냥 사용하기도
개별법 없어 구마다 해석 달라

광주지역 개인형이동장치 불법주정차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공유서비스업체가 인도와 이면도로에 전동킥보드를 무단 방치하는 등 불법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형이동장치를 주정차하기 위해서는 관할 행정기관에 보도 사전점용허가 등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대다수 업체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오후 광주 서구 상무지구 모아제일아파트 입구 주변 인도.
전동킥보드와 공유자전거 5~6대가 마치 진열된 듯 주차됐다.
이는 공유서비스업체에서 전날 저녁 충전 후 다음날 시민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세팅을 해놓은 것이다.

광주 북구 동림동 행정복지센터 인근도 마찬가지.
버스정류장 옆에 마치 주차장인 마냥 전동킥보드와 공유자전거가 세팅됐다.
이 외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도로변과 주택가 등 업체가 선정한 위치에 전동킥보드와 공유자전거가 세팅됐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통행의 불편함과 안전 위협을 호소했다.
회사원 허준영(33)씨는 "업체에서 아침쯤에 도로변에 전동킥보드를 두는 걸 보곤 한다"며 "가끔 시외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탈 때 택시승강장 쪽에 늘어진 전동킥보드에 불편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60대 A씨는 "전동킥보드랑 공유자전거가 인도가 주차장인 것마냥 늘어져 있는 걸 보면 웃기다"며 "한쪽은 킥보드, 한쪽은 오토바이가 지나다니면 차도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전동킥보드 업체 측은 "고객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유동인구나 수요에 따라 킥보드 세팅 위치를 잡고 있다"며 "세팅 장소를 선정하는 것도 지자체에 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개인형이동장치 불법 주정차 단속에 대한 자치구별 다른 해석도 이같은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

서구와 북구의 경우 주차된 전동킥보드와 공유자전거를 불법적치물로 보고 단속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남구와 광산구의 경우 전동킥보드가 도로법상 원동기로 분류되므로 불법적치·점용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했다.
즉, 같은 전동킥보드를 인도에 방치해도 서구와 북구에서는 단속 대상이 되지만 남구와 광산구에서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전동킥보드의 주차·적치와 직접 관련된 법안이 없는 회색지대의 상태다"며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전동킥보드 개별법안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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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에서 맞는 설···음식·노래·웃음 가득한 고려인마을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
“설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고 배웠어요. 여기선 우리 모두가 한가족입니다.”설을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고향을 떠나 조상의 땅인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은 둥근 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노래를 부르며 그들만의 명절을 맞고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곰탕 냄비와 분주히 오가는 손길이 눈에 들어왔다. 고려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설을 앞두고 특별한 명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상 위에는 전날부터 삶아둔 수육을 넣은 이날의 주메뉴 수육곰탕을 비롯해 미역·고사리나물을 비롯해 당근 김치, 러시아식 토마토 반찬, 만두, 과일, 빵 등 각종 후식까지 가득 올랐다. 준비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다. 모두 같은 고려인 동포들이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해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노래교실에서 김마리따씨가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강주비 기자찹쌀떡을 직접 빚어 고물을 묻히는 모습은, 음식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가정의 설 준비와 다르지 않았다.우즈베키스탄 국적 박실바(74)씨는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워 자주 못 먹는 음식들이 있다. 명절만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음식을 이웃들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며 “무려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음식 손질을 하며 준비했다. 힘들어도 다 같이 둘러앉아 웃으며 준비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같은 시각 센터 지하 강당에서는 또 다른 설맞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50여명의 고려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나라 전통공예 체험’에 참여했다. 검은색 손거울 위에 자개 스티커를 붙이며 나전칠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이들은 이내 완성된 거울을 들여다보며 서로의 작품을 비교했다. “예쁘다”는 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려인들이 자개 스티커로 꾸민 손거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어, 강당에 전통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든 김마리따(70)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능숙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손뼉을 치며 호응하던 고려인들은 이내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어진 ‘남행열차’ 무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박자를 맞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누구보다 흥겹고 열정 가득한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김씨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아리랑과 남행열차를 배웠다”며 “한국에 설을 지내며 이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도 나고 더 뜻깊다. 이렇게 동포들과 함께하니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프로그램이 끝나자, 고려인들은 일제히 1층으로 향했다. 빈틈이 없을 만큼 각종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그릇에 수육을 덜어주고 반찬을 권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 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향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 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들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날 2월에 생일인 7명을 위한 작은 생일파티도 마련됐다. 러시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케이크에 꽂힌 초를 함께 불었다. 생일자들은 쑥스러운 듯 웃었고,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생일 선물로 마련된 칫솔·치약 세트와 마스크, 상비약 등 생필품 꾸러미도 전달됐다.매주 센터를 찾는다는 최벨라(71)씨는 “평소에도 이곳에 오면 늘 기분이 좋은데, 명절에 이렇게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니 더 행복하다”며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이 마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올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러시아에 있을 때는 설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에 와서 설 문화를 배웠고, 이제는 우리들도 매년 집이나 식당에서 잔칫상을 차리고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설을 보낸다. 러시아에서는 명절에 물만두를 먹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를 따라 떡국도 함께 먹는다”며 “동포들이 이곳에 와서 맛있게 먹고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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