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우 예고···광주천변 산책로 안전대책은 '글쎄'

입력 2024.06.27. 09:27 박승환 기자
2020년 폭우로 잠긴 적 있지만
시민 통행 막을 대책은 여전히 미흡
"집중호우 예보 시 수시 순찰 계획"
지난 26일 정오께 광주 서구 양동복개상가 인근 광주천변 산책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더운 날씨에 시민들이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천변 바람을 만끽하고 있다.

올여름 역대급 폭우가 예고됐지만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광주천변 산책로에 대한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2020년 폭우로 광주천이 범람하기 직전까지 차오르는 등 산책로가 잠겼던 적이 있었던 만큼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6일 정오께 광주 서구 양동복개상가 인근 광주천변 산책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더운 날씨임에도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많았다.

이들은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시원한 천변 바람을 만끽했다. 산책로에 갖춰진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문제는 이처럼 천변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음에도 폭우 시 안전 대책은 미흡하다는 점이다.

하천의 경우 비가 많이 내릴 때 갑자기 불어날 수 있어 위험지역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2020년 8월 7∼8일 이틀간 515㎜(8월 7일 259.5㎜·8일 255.5㎜)의 폭우가 쏟아지며 천변 산책로가 잠기기도 했다.

하지만 천변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은 '호우, 태풍 등 기상특보 발령 시 안전사고가 우려되니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전부였다.

이같이 미흡한 안전관리 상태는 광주천변 산책로 전반에 걸쳐 펼쳐졌다.

지난 26일 오후 찾은 광주천 광암교 하부도로. 차량 차단기와 함께 집중호우 시 하부도로 이용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설치돼있다.

같은 날 찾은 광암교와 동천교 인근 천변 산책로도 '집중호우 시에는 하천 범람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있으니 통행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만 설치돼 있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가 폭우 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천변 일대에 하천 수위를 살피기 위한 재난감시용 CCTV와 실시간으로 음성 송출이 가능한 재난 예·경보 시스템, 차량 자동차단시설 등을 설치하긴 했지만 시민들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천변 산책로를 주로 이용한다는 양모(46·여)씨는 "해마다 광주천이 갑자기 불어나 시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일이 빈번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마땅한 대책은 없는 것 같다"며 "차량의 경우 비가 내리면 자동으로 차단바가 내려가 출입이 통제되는데 사람들의 통행을 막을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21·여)씨도 "요즘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있는데 안내방송이 들리기나 할까 싶다"며 "출입 통제선을 쳐 놓아도 허리 숙여 들어가면 그만 아닌가"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관계기관과 협조해 천변 출입로 일대를 수시로 순찰할 생각이다"며 "천변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방안을 항상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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