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끊어내자" 광주서 발달장애인 가족, 오체투지 행진

입력 2024.06.17. 15:49 임창균 기자
1㎞ 오체투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평생돌봄 압박·가족참사 반복 위험
"생명보호 정책·지원체계 확대해야"
광주장애인부모연대 등 지역 장애인단체들이 1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상무대로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광주시교육청까지 1㎞ 남짓한 거리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과 권리보장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했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 등 지역 장애인단체들은 1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상무대로에서 '발달장애인 가정·생명 보호정책 지원체계 구축 촉구 오체투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와 지역 장애인단체 소속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체 발달장애인 중 88.2%가 56세까지 평생 부모의 돌봄을 받으며 생활해야 하고 사실상 부모가 본인의 생을 마감해야만 자녀의 돌봄이 끝나는 극한 상황에서, 가족들이 서로의 목숨을 헤치는 안타까운 참사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자 이번 결의대회를 추진했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확인된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는 총 23건으로 그중 광주·전남에서는 4건이 발생했다.

2022년 여수에서는 30대 조카가 발달장애 이모를 폭행해 숨지게 했고 지난해에는 담양과 나주에서 홀로 있던 발달장애인이 화재로 숨졌다. 영암에서는 3명의 발달장애 아들들을 숨지게 하고 아버지 자신도 목숨을 끊은 참사도 벌어졌다.

이들은 이 같은 반복된 죽음이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발달장애인에 대한 생명보호 정책과 지원체계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며 이에 따라 발달장애인가족참사 근본대책 수립, 발달장애인법 전부 개정, 특수교육법 전부 개정, 발달장애예산 대폭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의문 낭독에 이어 참가자 중 30여명은 서구 화정동 LK 메디피아 빌딩 앞에서 광주시교육청까지 1㎞ 남짓한 거리를 오체투지를 하며 한걸음씩 나아갔다.

오체투지는 온몸을 땅에 완전히 붙여 절하는 것으로 이들은 '발달장애 참사 멈춰'라는 구호를 외치며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두발과 두손, 머리를 내던졌다.

한 참가자는 "우리나라에서 발달장애 가족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상황"이라며 "그저 보통의 삶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수차례 요구를 했음에도 응답하지 않아 참사를 막아야한다는 절실함으로 다시 한번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

이순화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정부는 예산 부족이라는 이유로 가장 취약계층인 발달장애인의 권리보장에 한발 물러서고 있다"며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떳떳이 교육받고 잘 살아갈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장애인 복지 예산도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예산 범위에서 조금씩 내려주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발달장애인 가족 59.8%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대책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제주도에서 시작된 오체투지로 서울까지 향해 국회와 정부에 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장애인 복지 서비스가 권리가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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