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콘텐츠 1만5천명 사용 '파급' 적잖을 듯
강 시장 "민주주의 위기와 기회 동시에 보여줘
교육·체험 등 잘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

5·18민주화운동 왜곡·폄훼 논란을 빚은 게임 콘텐츠를 고발한 초등학생에 대해 광주시 표창장을 수여한다. 해당 초등학생은 부산지역 초등학교에 재학 중으로, 이를 계기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늘릴 필요성이 제기된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내 '그날의 광주'라는 콘텐츠가 5·18을 왜곡하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사에 처음 제보한 초등학생 A군을 13일 광주시청으로 초대해 감사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그날의 광주'는 1980년 5·18 최후 항쟁지 광주 금남로를 배경으로 시민군과 계엄군이 총격전을 벌이는 게임이다. 해당 콘텐츠는 '북한군'을 게임머니로 구입할 수 있도록 설정했고, 땅굴을 따라가면 인공기와 북한 노래가 등장한다. 또 군인들이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는 등의 내용도 나온다.
이는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극우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허위 주장을 게임에 반영한 것으로, 명백하게 5·18을 왜곡하고 폄훼한 콘텐츠다. 누적 이용자 수는 1만5천명을 넘어서면서 적잖은 파급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왜곡·폄훼 사건은 부산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은 지난달 말 방송사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즉각 삭제를 요구했다.
로블록스는 '그날의 광주'를 삭제한 뒤 입장문을 내고 "해당 콘텐츠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게임은 일반 유저가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생산한 콘텐츠다. 제작자에 대한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소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사건에 대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 사례"라고 진단했다.
강 시장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등장한 극단주의는 때로는 정당의 이름으로, 때로는 종교의 이름으로 평범한 외양으로 다가와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도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게임이라는 친숙한 형식에 담아 수많은 어린이 청소년에게 거부감 없이 빠르게 퍼뜨린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1만 5천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 게임을 통해 선을 넘는 경험을 했고, 5·18 역사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익숙해지기도 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분명한 거부와 반대의 뜻을 밝힌 평범하면서도 건강한 초등학생 시민이 있었다는 사실이다"며 "이렇게 건강한 시민을 더 많이 길러내기 위한 5·18 관련 교육, 체험 등을 잘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강 시장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왜곡과 폄훼를 막는 첫번째 순서로는 결국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다가오는 5·18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헌법 전문 수록을 임기 내에 해내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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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장기 폐쇄···광주·전남 여행업계, "지금 제일 힘들다"
6일 광주시의회에서 광주광역시관광협회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0개월은 곧 재개항된다는 희망 하나만 보고 살았어요. 조금만 버티면 무안공항이 열리겠지 싶어서 힘들어도 버텼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답답하네요."광주에서 28년째 여행사를 운영해온 강모 대표는 "지금이 제일 힘들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참사 이후 1년 가까이, 호남 유일의 국제선 공항이 멈춰서면서 지역 여행업계는 코로나19 때보다 더 깊은 침체에 빠졌다. 재개항이 계속 미뤄지면서 지역 여행사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타지역 공항을 전전하는 '방랑자' 같은 삶을 살고 있다.강 대표는 "겨울방학이나 명절이면 성수기라 예전 같으면 상담 10건 중 8~9건은 성사됐는데, 지금은 10건 들어와도 1건 될까 말까"라며 "부산이나 인천, 청주로 우회해서 가려다 요금이 부담돼 포기하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무안공항이 멈추면서 지역 여행사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강 대표가 운영하는 여행사는 한 달 순수익이 1천만 원 이상이었지만, 참사 이후 10개월 동안 단순 계산만으로 1억 원 넘는 손실을 봤다. 매달 나가는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전기세를 감당하지 못해 직원 2명을 모두 떠나보냈고, 지금은 남편과 둘이 회사를 유지하고 있다.항공기를 빌려오는 랜드사의 피해는 더 크다. 랜드사들은 무안에서 출발하는 베트남·중국 노선 여행상품을 만들기 위해 189석 안팎의 전세기를 한 편당 왕복 약 1억 원에 빌려온다. 좌석이 다 차면 이익이 남지만, 비행기가 뜨지 않으면 그 금액이 그대로 손해로 돌아간다. 지역 랜드사 한 대표는 "참사 이후 취소된 편에 대한 수억 원대 대금을 항공사로부터 돌려받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며 "그동안 빚을 내서 여행사들에 환불금을 지급하고 하루하루 버텼다"고 말했다.소규모 여행사들은 랜드사로부터 받은 금액을 손님에게 다시 돌려주느라 초반 몇 달간 '매출 0원'을 견뎌야 했다. 지역 소규모 여행사 대표인 홍모 씨는 "처음에는 '재개항 된다 만다' 말이 많았어도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지겠지' 하며 버텼다"며 "코로나 때 받은 대출도 아직 못 갚았는데, 매출은 이전의 ⅓ 수준이라 이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제 살겠다' 싶었는데, 제주항공 참사로 모든 기대가 꺾였다"며 "아들딸이 어느 날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생활비를 쥐여주는데,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찢어졌지만 거절할 수 없어 더 슬펐다. 자식들이 주는 돈으로 생활을 유지한 지 벌써 수개월째다. 다른 대표들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다. 무안공항 폐쇄가 길어지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 학원비와 생활비를 맞춘다고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고 호소했다.통계만 보면 상황은 '회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집계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대비 2025년 1·2분기 광주·전남·무안 지역 여행업 등록 수는 소폭 늘었다.선석현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은 "단순한 등록 통계일 뿐이다. 코로나 때 휴업·폐업했던 곳들이 다시 등록만 해둔 경우가 많고, 여행업으로 신고만 해두고 실제로는 다른 업을 하는 곳도 많다. 여행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초기자본금(유입금) 기준이 5천만 원으로 낮아진 것도 '통계 착시'를 키웠다"며 "실질적으로 여행업을 운영 중인 업체는 적을 것이다. 실제로 무안공항 참사 이후 협회에 신규 등록하려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설명했다.광주시한국관광협회는 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을 촉구했다. 협회는 "광주 지역 연간 여행 매출 규모가 3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무안공항 장기 폐쇄와 참사 여파로 이 가운데 2천억 원가량이 사라졌다"며 "광주·전남 여행업계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쓰러지기 전에, 광주공항 국제선 재개와 지역 여행사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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