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길고 강해진 폭염'···온열질환자 1년 새 80% 증가

입력 2024.05.02. 15:20 차솔빈 기자
광주·전남도 2배 가깝게 늘어…사망자도 3명 추정
서울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 시민이 선풍기를 목에 쐬고 있다.

지난해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전년보다 8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와 전남에서도 1년 새 2배 가까운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3명이나 된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2일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피해 예방을 위해 대상자별 대비 매뉴얼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2천818명으로 전년 1천564명보다 80.2% 늘었다. 감시체계 운영 기간인 2011~2023년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의 평균인 1천625명 대비 73.4% 증가한 수준이다.

광주·전남에서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광주에서 64명, 전남에서 222명 등 총 286명이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으로 응급실 치료를 받았다.

저년 같은기간 광주 24명, 전남 124명 등 총 148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광주·전남에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지난해 0명에서 올해는 3명으로 늘어났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32명으로 이 중 80세 이상이 50%였으며 81.3%는 실외에서 발생했다. 온열질환자를 연령과 성별로 보면 29.5%는 65세 이상의 고령자였으며 남성이 77.8%였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56.7%, 열사병이 17.5%였다. 8월 초순(32.6%)에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낮 12시~오후 5시가 49.2%로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시간으로 꼽혔다.

이상기후로 인해 앞으로 폭염은 더욱 길고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상자별 맞춤형 대비 방안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질병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일반 건강 수칙 외에도 실내·외 근로자, 고령층 논밭 작업자, 만성질환자 등 대상자별·장소별·상황별로 세분화해 참고할 수 있는 예방수칙을 맞춤형으로 제작했다.

고령층, 어린이 등 스스로 예방 활동을 하기 어려운 기후 민감·취약계층을 돌보는 보호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보호자용 온열질환 예방수칙도 포함했다. 또 대상자별 온열질환 예방 점검표를 제공해 실생활에서 위험 요인 확인 및 건강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온열질환 발생 시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온열질환별 응급조치를 수록했다.

질병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고 샤워를 자주 하며 헐렁하고 밝은색의 가벼운 옷을 입어야 한다고 알렸다. 외출 시 햇볕을 차단하고 가장 더운 시간대인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작업과 운동 등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대상자별 온열질환 예방 매뉴얼은 무더운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시도, 시군구, 보건소 등과 유관기관에 배포하며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누구나 손쉽게 활용이 가능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매년 심화하는 기후 위기로 온열질환 등에 의한 건강 피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이번에 개발된 대상자별 온열질환 예방 매뉴얼에 제시된 건강 수칙을 잘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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