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휴진' 확산일로,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들 결정 촉각

입력 2024.04.24. 19:29 이관우 기자
전남대의대 교수 비대위 설문조사 시작
조선대의대, 신중 기류속 필요 목소리도

서울 주요 대형병원 의대 교수들을 시작으로 일주일에 한 번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주 1회 휴진' 기류가 광주·전남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2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전남대의대 교수들은 최근까지 주 1회 진료와 수술을 멈추는 '휴진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전남대의대 교수비상대책위회가 구체적인 휴진 계획을 세우지 않아 실제 행동에 들어가는 데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교수들 의견을 수렴하거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상황이다.

전남대의대 교수비대위는 전날 교수회의를 열고 주 1회 휴진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설문조사는 휴진 찬성·반대 의견을 비롯해 계획 수술 중단 등 세부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의대 교수들이 주 1회 휴진에 들어간다면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응급·중증 환자 등을 제외한 일반 진료·수술은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의료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

여기에 초진과 비응급·비중증 수술은 일정 잡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돼 환자 불만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대병원은 이미 2달 넘게 비상진료체계와 병동 통폐합 등 고육지책을 펼치며 의료 공백을 버티는 상태다.

평시 대비 일반병실 가동률이 40~50%, 수술 건수는 30%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대로 중환자실은 80~90%가 찼다.

이런 상황에서 교수들의 주 1회 휴진이 현실화되면, 병원의 경영난 역시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휴진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전남대의대가 참석하고 있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온라인 총회를 열고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하기로 했다. 휴진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의비 발표와 동시에 서울대의대와 울산대의대 교수들은 각각 30일과 내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에 돌입하기로 했다.

병원 측은 전공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교수들의 이탈(휴진)을 우려해 전임의 채용에 나선 상태다.

지난 17일부터 소화기내과 5명, 감염내과 4명, 비뇨의학과 3명, 마취통증의학과 2명, 신경외과 2명, 영상의학과 2명, 정형외과 2명 등 27개과 전임의 49명을 모집 중이다.

앞서 지난 2월 말 신규 임용 예정이던 전임의 52명 중 21명이 의정 갈등 영향으로 계약을 포기한 적이 있어 이번 충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대의대 교수들은 휴진 결정에 신중한 입장이나, 의료진의 번아웃과 환자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대 교수들의 주 1회 휴진 움직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나는 사표를 냈으니 내일부터 출근 안 한다'라고 할 무책임한 교수님이 현실에서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의료계가 주장하는 '의대증원 백지화' 요구에는 "국민의 기대에 반하는 것이며 어렵게 출발한 의료개혁을 무산시키는 것으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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