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축소보다 수준·규모 갖추는 데 '무게 추'
공사비 폭등으로 '일시 중단' 상태인 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건립이 변곡점을 맞았다.
'재정난'에 현실적으로 원안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광주시가 사업 규모를 축소할지, 잠정 중단하고 후일에 재추진할지를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짓기 위해서 짓는 게 아니라, 잘 짓는 게 중요하다"고 밝혀 원안보다 사업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강 시장은 24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건립 관련, "애초에 우리가 준비된 대로는 예산상 어렵다는 것이 지금 고민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장 규모를 돈(재정 여건)에 맞춰 좀 줄이고, 콘퍼런스(회의장) 공간을 좀 털어내고, 주차 공간도 지하에 있는 것을 지상으로 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조정안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현재는 애초의 목적대로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추가로 재정을 더 투입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수정된(규모 축소) 안으로 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재정 상황을 고려해 잠시 보류할 것인지 이 셋 안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아직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제1전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광주시는 현 김대중컨벤션센터 주차장 부지 1만8천932㎡에 총 사업비 1천461억원을 들여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4만6천㎡ 규모로 제2전시장 건립을 추진했다. 설계 공모까지 마친 지난해 말 공사비가 폭등해 최대 3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내부 분석까지 나오면서 광주시는 일시 중단하고 여러 방안을 논의해 왔다. 최근까지 콘퍼런스 공간을 줄이고 주차장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리는 식으로 사업비를 절감하는 방식이 논의됐다. 대형 전시 행사를 위해 2만㎡ (1전시장+2전시장)만 충족하자는 자구책이었다.
하지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설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 데 이어 규모 축소까지 나오면서 '안 짓느니만도 못 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 개발 사업에서 나온 '공공기여금'을 컨벤션센터 전시장을 짓는 데 활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형복합쇼핑몰과 5성급호텔, 역사공원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집적 효과가 높다는 판단이다. 광주시 내부에서 검토는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늦더라도 규모와 수준을 갖추자는 견해에 힘이 쏠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 또한 이 같은 견해를 보였다.
강 시장은 이날 "이번에 (순방으로) 밀라노를 다녀와서 또 현장에서 본 경험을 말씀드리면, '제2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지을 때 잘 지어야 하겠구나', '짓기 위해서 지어서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만은 좀 깊어졌다"고 말했다. 규모를 축소해 건립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규모나 수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으로 재추진하자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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