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의료공백 심각···약 찾으러 밤거리 헤맨다

입력 2024.04.08. 14:32 임창균 기자
공공심야약국 광주 6곳 불과
편의점 상비약 종류 12년째 그대로
“취약시간 의약품 접근성 높여야”
4일 오후 광주 북구 백림약국. 광주에는 백림약국을 비롯해 6곳의 공공심야약국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영업하나 자치구 별로 1곳 정도에 불과해 심야시간대 접근성이 떨어진다.

의대 정원 확대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두 달째 이어지면서 심야시간 상비 의약품을 구입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라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심야 응급환자 편의와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운영 중인 광주지역 공공심야약국의 경우 자치구당 한 곳 정도에 불과하는 등 접근성 떨어지는 데다 운영난까지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8일 광주시약사회 등에 따르면 심야 및 공휴일 등 취약 시간대 의약품 구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심야약국을 운영 중이다.

광주에는 동구 대동약국과 서구 금호스타약국, 남구 나래약국·해오름온누리약국, 북구 백림약국, 광산구 라온약국 등 총 6곳이다.

공공심야약국은 365일 쉬는 날 없이 심야시간대(오전 1시)까지 운영하지만 시민 대다수가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거리가 멀어 이용하지 못하는 등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광주시도 추가 모집을 계획 중이지만 현재 운영 중인 곳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운영 중인 공공심야약국의 경우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시간당 4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으나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거의 수익이 없다는 것이 약국 측의 입장이다.

시민들 역시 심야 응급상황에서 거리가 먼 공공심야약국을 찾기보단 가까운 편의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편의점의 경우 2012년 11월 도입된 안전 상비약 제도에 따라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13개 품목 밖에 구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5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편의점에 상비약이 구비돼 있다. 2012년부터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등 13개 상비약 품목이 편의점에서 판매가 가능하나 현재까지 품목은 확대되지 않고 유지중이다.

이처럼 정해진 품목 외에는 다른 상비약을 구비할 수 없어 제조사의 사정에 따라 재고에 문제가 생기는 등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는 경우도 더러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시민들은 제때 상비의약품을 구입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민 이모(33·여)씨는 "두통을 달고 살아서 수시로 약을 구입하는데 밤늦게 약이 필요해서 편의점을 찾게 되면 품목이 정해져 있는 데다 가격도 비싸서 손해를 보는 기분이다"며 "아픈 것도 서러운데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의정갈등으로 병원 가는 것이 힘든 상황에서 갑자기 나에게 응급상황이 닥칠지 몰라 불안하다"며 "이럴 거면 공공심야약국 수를 늘려주던지 편의점에 구비할 수 있는 상비약의 품목을 늘려주던지 무슨 대책이 마련됐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이 박모(42)씨도 "최근 해열제 하나 사려고 한밤중에 한시간을 헤맨 적이 있다"며 "대부분 직장인들이 퇴근할 무렵이면 약국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편의점도 딱 정해진 품목만 판매하고 있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손희정 광주소비자공익네트워크 대표는 "공공심야약국이 늘어나기 전까지 편의점 상비약 품목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약사회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 약들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상비의약품 판매점에 대한 교육과 지도를 강화하고, 충분한 지원 아래 공공심야약국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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