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한끼"···고물가에 붐비는 광주 '천원식당'

입력 2024.03.12. 10:00 박승환 기자
고물가에 저렴한 천원식당 큰 호응
대학생부터 취약계층까지 북적
식재료 값 상승 압박에 후원 절실
지난 11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고 있다.

"요즘 어딜 가도 기본이 7~8천원인데, 단돈 천원으로 정성스런 밥 한끼를 먹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것 같습니다."

고물가 여파가 길어지면서 단돈 천원으로 따뜻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천원식당'이 인기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은 물론 어르신과 취약계층까지 다양한 계층의 손님들이 찾으면서 천원식당은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8시께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

이른 시간임에도 식당을 이용하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메뉴는 밥과 국, 제육볶음, 새우까스, 김치, 김자반, 캔커피 등으로 여타 식당 메뉴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구성이 알찼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가격이다. 학생들의 아침밥 가격은 천원.

밖에서는 커피 한 잔도 사먹을 수 없는 가격이었지만 '천원의 아침밥' 사업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부모에게 손을 벌리거나 아르바이트로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천원의 아침밥은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어 더욱 인기가 많다.

재학생 최모(23·인공지능학부)씨는 "일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다가는 용돈이 한달도 못가서 떨어질 것이다"며 "아무리 천원이라고 해도 음식 품질이 좋지 않으면 먹지 않을텐데 오히려 일반 식당보다 양도 많고 구성도 좋아 훨씬 이득이다"고 했다.

지난 11일 오전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 위치한 해뜨는식당에 시민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같은날 오전 11시30분께 동구 대인시장의 '해뜨는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

젊은 사람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이 천원짜리 지폐한장을 들고 길게 줄지어 섰다.

문이 열리자 마자 16개 빈자리가 순식간에 채워졌다. 대부분 서로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합석해서 먹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비슷한 시간 서구 풍암동에 위치한 '천원국시 2호점'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1천원짜리 지폐 한 장을 들고 식당을 찾은 시민들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수를 먹으며 얼었던 몸을 녹였다. 이런 풍경은 영업시간인 오후 2시까지 이어졌다.

천원국시를 처음 먹었다는 박모(76)씨는 "1천원에 국수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어 좋다"며 "혼자서 밥 먹기에 애매할 때가 종종 있는데 앞으로 자주 이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천원 식당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천원의 아침밥의 경우 지난 2015년 전남대가 처음으로 도입한 후 호평이 이어지면서 해마다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전국 186개 대학(광주 5개·전남 7개)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대 철학과 재학생 신모(21)씨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1천원으로 밥을 먹을 수 있어 생활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며 "가능하면 중식이나 석식까지도 확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지난 11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에 위치한 천원국시 2호점에서 시민들이 국수를 먹고 있다.

'천원 식당'의 선구자로 불리는 해뜨는식당과 서구가 추진 중인 천원국시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독거노인을 비롯한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 1천원에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식재료 값이 너무 올라 주변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동구 공직자 500여명은 이달 말부터 월급에서 1천원씩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윤경 해뜨는식당 대표는 "안 오른 게 없다. 그중에서도 야채가 가장 많이 올랐다"며 "식당을 찾는 사람들의 수는 항상 늘고 있지만 후원은 줄고 있는 상황이다. 동구청 직원분들이 힘을 보태준다고 약속해 도움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차솔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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