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의심되는 '사고후미조치'...처벌 수위 높여야

입력 2024.03.08. 08:52 박승환 기자
차량 버리고 잠적했다가 자수하는 운전자 빈번
경찰, 철저한 행적조사로 도주 원인 파악 중
전문가 "음주 여부 떠나 강력한 조치 마련 필요"
지난 2일 오전 12시47분께 광주 북구 유동 북성중학교 앞 편도 3차선 도로에서 가로등을 충격한 BMW 운전자가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 독자제공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들이 차를 버리고 현장을 이탈해 잠적했다가 뒤늦게 경찰에 출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음주운전에 적발되는 것보다 차라리 연락을 끊고 잠적한 뒤 술이 깨고 나서 자수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7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혐의로 BMW 운전자 2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12시47분께 북구 유동 북성중학교 앞 편도 3차선 도로에서 가로등을 충격한 뒤 차량을 버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차량은 차선 1개를 차지하고 있어 견인될 때까지 교통에 방해를 줬다.

A씨는 사고 발생 사흘 만에 스스로 경찰에 연락해 "사고를 냈다는 게 무서워 도망갔다"고 자수했다.

A씨처럼 교통사고를 낸 후 차를 버리고 잠적했다가 나중에 자수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눈길에 가로등을 들이받은 승용차 운전자 40대 남성 B씨가 차량을 버리고 잠적했다가 나흘 만에 경찰에 자수해 "눈길에 미끄러져 가로등을 부딪쳤다. 견인차를 불렀는데 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사고후미조치의 처벌 수위를 비교하면 교통사고 일으킨 뒤 현장을 이탈하는 것이 더 강력한 처벌 대상이 된다.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03~0.08%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0.08~0.2%는 1년 이상~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2천만원 이하 벌금, 0.2% 이상은 2년 이상~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반면 사고후미조치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지난해 12월 광주 서구 풍암동 도시철도2호선 1단계 3공구 공사현장 인근 편도 1차선 도로에서 가로등을 충격한 승용차 운전자가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 독자제공음주운전자 대부분이 0.03~0.2% 사이 수치로 적발되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장을 이탈하는 것이 처벌 수위가 결코 낮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져 도주 원인이 음주나 약물로 의심될 경우 CCTV 영상을 역추적하는 행적조사까지 이뤄지기도 한다.

이와 함께 소변에서 검출되는 음주대사체 검사로 사고 당시 음주 사실을 입증한 사례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를 내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무단이탈할 경우 또 다른 피해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음주운전을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 수준을 지금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을 때 음주 여부와 상관없는 강력한 법적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인생을 망칠 수 있다"며 "음주운전에 적발되지 않았다고 결코 낮은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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