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참아야" 환자들 원성 고조

"해도 해도 너무 하네요. 타지역에서는 치료를 못 받아 사망한 환자도 있었다는데 어쩌려고 다들 보고만 있는 건지 애가 닳아 죽겠어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1주일째 이어지면서 환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제때 진료나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병원을 찾아 헤매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복귀 마지노선을 오는 29일로 정하면서 진료 정상화가 하루빨리 진행되길 희망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았다.
전문의와 진료 보조간호사 등을 투입한 전남대병원은 26일 오전부터 진료받기 위한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8시30분께 시작된 외래 진료 접수는 1시간 만에 230명을 넘어섰다.
진료실마다 마련된 의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으며, 서서 자신의 순서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환자들도 눈에 띄었다.
비슷한 시간 조선대병원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외래 진료 접수대기 번호표는 오전 10시30분께 300번을 돌파한 상태였다.
기다림에 지쳐 눈을 감고 있거나 연신 하품을 쏟아내는 환자들의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검사 후 재진료가 많아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병원 곳곳에는 '전공의 업무 공백으로 인해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지나다닐 때마다 보일 정도로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이처럼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1주일째 이어지면서 진료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지는 등 환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대병원 이식혈관외과에서 만난 주의주(63)씨는 "다리 혈관이 막혀서 어제 수술을 받았다"며 "입원 환자들을 일차적으로 살핀다는 전공의가 없으니 교수가 직접 병실을 찾아오는데 방문하는 횟수가 예전에 입원했을 때보다 훨씬 줄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제대로 치료받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최근 대전에서 의식과 호흡을 잃고 쓰러진 80대 여성이 병원을 찾아 헤매다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아직 광주에서는 현재까지 이송 지연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대병원 정형외과에서 만난 박모(33·여)씨는 "결국 우려했던 일이 생겼다. 치료를 받는 처지에서 남 일 같지 않다"며 "암 수술은 응급수술이 아니라는 말을 뉴스에서 들었는데 원래 당사자인 환자들은 종이에 손만 베여도 죽을 듯이 아픈 거다. 괜히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환자 이모(43)씨는 "정부가 29일까지 복귀하면 어떤 책임도 묻지 않는다고 발표한 만큼 의사들도 한 걸음 물러나 현장에 복귀했으면 좋겠다"며 "환자를 돌보면서 투쟁도 이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남아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들도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들마저 당장 3월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고 병원을 떠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재계약을 앞둔 전임의들부터 신규 전임의들까지 모두 병원을 떠나겠다고 한다. 전임의까지 이탈할 경우 비상 진료 체계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며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간호사들도 하루하루 고통받고 있다. 환자들과 동료 의료진들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차솔빈·최소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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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다시 영하권 추위···강풍에 체감온도 '뚝' 입춘 한파가 몰아친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한 시민의 머리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은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이 낮아지면서 다시 한파가 시작될 전망이다.17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당분간 기온이 평년(최저 영하 4~1도, 최고 5~10도)보다 3~5도가량 낮은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겠다.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0도, 낮최고기온은 5~7도를 오르내리겠다.18일 아침최저기온은 영하 6~영하 2도, 낮최고기온은 3~5도로 예보됐다.특히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전남 9개 시군(여수·해남·영암·무안·함평·영광·목포·신안·진도)에는 순간풍속 20㎧ 이상의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순간풍속 15㎧ 내외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서해남부전해상과 남해서부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돼 있다. 9~16㎧ 의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물결이 1.5~4.0m로 매우 높게 일겠다.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전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풍이 불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라며, 해상교통 이용객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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