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만대씩 느는 광주 등록차··· 주차할 곳이 없다

입력 2023.10.20. 14:10 임창균 기자
광주 주차장확보율 늘었으나 주차문제 여전
나눔주차장·내집앞주차장 등 면수확보 노력
‘보행자 중심도시’ 재편 통해 차량 줄이기 시도
13일 오전 양림동 오기원길. 과거엔 길 양쪽으로 주차한 차량이 많았으나 주차홀짝제가 시행되면서 차량통행이 수월해졌다. 그러나 200m거리에 양림역사문화마을 공영주차장이 생겼어도 여전히 주차공간은 부족하다.

#광주 북구 두암동 주택가에 사는 유모(62·여)씨는 아침, 저녁으로 문 앞에 주차금지 라바콘을 옮기는 것이 일과다.

잠깐 딴짓했다가는 집 앞에 주차할 수 없는 불상사가 생긴다. 불법주정차된 차들 사이로 통행하는 것도 일이다. 길게 늘어선 차들 때문에 골목길을 다닐 때는 더욱 조심스럽다.

유씨는 "아파트만 주차 때문에 싸움 나는 게 아니더라"며 "예전에는 이렇게 차가 많지 않았는데 갈수록 늘어나는 기분이다. 내 집 앞에다 주차하면서도 애를 먹는 게 맞는 일인지 싶을 때가 있다"고 볼멘소리했다.


#지난 주말 광주 남구 양림동을 찾은 이모(33)씨는 주차할 곳을 찾느라 30~40분을 허비했다. 이색적인 카페와 식당이 많은 양림동은 오래된 주택가였기 때문에 당연히 주차 공간이 넉넉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 겨우 공영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주차난 때문에 두 번은 안 올 것 같다.

이씨는 "카페나 식당이 몰려있는 만큼 주차 공간이 넉넉할지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양림동이 분위기도 좋고 맛집도 많지만 주차하기 편한 곳으로 찾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지역에 자동차 수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광주시와 통계청에 따르면 광주시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19년 67만6천대, 2020년 69만1천대, 2021년 70만대, 2022년 71만4천대로 해마다 1만대씩 증가하고 있다.

북구 중흥동 주택가에 설치된 거주자 우선 주차장

현재 광주 인구수가 143만명이고 가구수는 63만4천가구로 단순 수치상으로만 살펴보면 시민 2명 중 1명이 차를 보유 중이며 가구당 1대 이상을 보유한 셈이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광주는 집보다 차가 많은 도시가 됐다.

2012년 광주시의 자동차등록 대수는 55만 800대를 넘어 55만100호인 주택 수를 앞질렀다.

통계상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광주시의 주차장 확보율은 2019년 98.5%에 그쳤으나 지난해 82만2천812면을 확보하면서 115%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이는 공영주차장이 아닌 신축 아파트 건설에 따른 주차 공간이 늘어난 것으로 낮에 상가와 사무실이 몰려있는 도심 주차난 해소에는 도움을 주진 못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주차장 용지가 부족한 주택가와 상가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북구는 정기 요금을 낸 주민들에게 주차 우선권을 주는 '거주자 우선 주차제'를 일부 주택가에서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각 구에서는 주택 밀집지역의 교회나, 학교 내 주차장을 유휴시간대에 공유하는 '함께 쓰는 나눔 주차장', 상가주변 도로 '주차홀짝제', '내 집 앞 주차장 갖기'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특히 '내 집 앞 주차장 갖기' 사업은 주택의 대문을 개조하거나 담장을 허물어 주차장을 조성 시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것으로, 개인주택은 최대 430만원, 공동주택은 최대 5천만원까지 지원해 준다. 광주시는 이를 통해 2009년부터 지금까지 3천990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그러나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차 공간보다 차가 빠르게 늘면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꾸준히 주차 공간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도심 내 차량을 줄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차 없이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걷고싶은길'을 발굴하는 등 보행과 대중교통이 편한 도시로 전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기존의 주차 공간 확보 정책을 유지하면서도로 대중교통 활성화와 '보행자 중심 도시' 재편을 통해 도심 내 차량 줄이기에도 힘쓸 계획이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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