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노리다 남는 건 빚과 중독

입력 2023.10.19. 14:43 강승희 기자
매년 증가 추세인 주식 행위 중독 상담 신청
지식 없이 투기성으로 할 경우 도박과 유사
주식에 대한 집착, 통제력 상실 등 증세 보여
"혼자 치유가 어려운 만큼 전문가 도움 필요"

4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회사 동료들의 권유로 주식을 시작하게 됐다.

한, 두주에 불과했던 주식이 소소한 수익을 내면서 A씨는 주식에 재미가 붙었고 이내 본격적으로 몰두했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직장도 그만둔 채 매달렸지만 500만원에 달하는 손실이 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사업자 대출부터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으면서 2억여원에 달하는 빚이 생겼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주식을 끊지 못하자 A씨는 개인회생 신청 과정에서 만난 변호사의 추천으로 광주전남도박문제예방센터를 방문, 상담을 받게 됐다.

최근 주식을 투자의 개념보다 일명 '치고 빠지는' 투기성으로 시작해 중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9일 광주전남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에 따르면 지난 5년(2018~2022)간 연도별로 주식 중독 관련 상담을 받은 사례는 29건, 53건, 61건, 104건, 117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상담을 신청한 830명 가운데 5.5%(46명)가 주식 행위에 대한 중독을 호소했다. 또 가상화폐까지 추가하면 총 108명(13.01%)이 중독 상담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 관련 지식을 갖고 한다면 재테크로 볼 수 있지만 투기 행위로 불확실성에 돈을 거는 경우 도박과 유사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주식 행위에 대한 중독 증세로는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의존하게 되는 집착, 멈추지 못하는 통제력 상실, 주식을 보지 않았을 때 예민해지고 초조해지는 금단 증상, 손실 금액을 만회하기 위해 투자 비용을 늘려 추경 매수를 하면서도 이를 숨기려 하는 거짓말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식 중독 위험성을 간과하지 말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남열 광주전남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장은 "재테크나 투자의 일환이라는 생각에 주식 행위에 대한 중독 위험성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과도하게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도박 중독자의 일반적 특성인 인지 상실, 금단의 증상들이 보인다는 연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빚내서 주식을 하고 있거나 초단타매매, 선물 옵션 등에 투자하고 있다면 이미 투자를 떠나 도박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주식 중독은 도박 중독과 증상이 유사한 만큼 혼자서는 치유가 어렵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도박이나 주식 등에 중독 증세를 호소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각 지역에 있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상담(1336)을 통해 전문가의 개인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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