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글도 잘 쓸 수 있게 됐어요."

입력 2023.10.16. 10:35 고은주 기자
양재지역아동센터, 다문화 가정 위한 글쓰기 프로그램 진행
“소리내 읽는 것 어렵고 힘들지만 배울수록 성장하는 것 느껴”
광주 올해 다문화 가정 학생 4천372명…5년 새 약 1.2배 증가
12일 오후 광주 남구 방림동 양재지역아동센터.학생들이 신문을 읽으면서 어려운 단어를 찾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NIE 교육 받은 뒤로 책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글도 잘 쓸 수 있게 됐어요."

지난 12일 광주 남구 방림동 양재지역아동센터.

이날 센터에서는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한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한 독서논술프로그램(NIE 교육)은 개설한 지 3개월 만에 교실이 꽉 찰 정도로 인기 만점 수업이 됐다.

신문을 통해 한국 문화와 시사, 이슈 등을 빠르게 배울 수 있어서다.

이날 수업에서는 광주의 전통문화를 주제로 '광산 농악'에 대한 수업이 이뤄졌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날 개교기념일인데도 불구하고 수업을 듣기 위해 아동센터로 모였다.

광주 무형 문화재로 등록된 광산 농악의 공연을 보던 김현우(12) 군은 장난스럽게 춤을 따라 추며 영상에 대한 소감문을 써 내려갔다. 아직은 글쓰기가 서투를 법도 한데 연필로 적어 내려간 글은 제법 반듯했다.

수업에 참여한 19명 중 11명이 다문화가정이다. 네팔부터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 국적도 다양하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한국 문화와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있어 언어 장벽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NIE 교육은 신문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효과적으로 이해시키는 것은 물론 한국어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대만 출신의 어머니를 둔 김현지(12)양은 "센터에서 수업을 듣기 전에는 학교 국어 시간에 집중도 어렵고, 따라가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시험을 보면 항상 만점을 받는다"며 자랑했다.

12일 오후 광주 남구 방림동 양재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이 NIE강사인 정미주(58·여)씨가 진행하는 신문활용교육을 받고 있다.

실제로 수업 중 신문기사를 소리 내 읽는 것으로 발음 교정은 물론 기사 내용에 관한 공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NIE 강사 정미주(58·여)씨는 아이들의 서툰 발음을 정확하게 교정해 주며 수업을 이어 나갔다.

정 강사는 "나이도 어리고, 다문화가정인 아이들이 대부분이라 아직은 읽는 것에 서투른 아이들이 많다. 교육할 게 많지만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 '소리 내서 읽는 법'부터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수하다', '결실' 등 기사에서 어려운 낱말을 찾아 뜻풀이하고, 토론·글쓰기·질의응답 순서로 수업을 진행했다.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를 둔 최은주(12) 양은 "신문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 다양한 주제로 수업해서 너무 좋았다. 센터에서 신문 보는 법을 배운 후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직접 신문을 검색해서 찾아보고, 읽어본 적이 있는데 너무 재밌었다."

학교에서 열리는 백일장에 참여하고 싶다는 김건우(12) 군은 "수업을 통해서 책 한 권을 다 읽는 시간이 빨라졌다. 학교 국어 시간에 글을 쓰거나 발표할때 부담감이 사라지고, 긴 문장을 쓸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은 2019년 13만7천225명에서 올해 18만1천178명으로 5년 사이 1.8배가량 급증했다. 광주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은 3천553명에서 올해 4천372명으로 1.2배가량 증가했다.

정 강사는 "올해로 9년째 수업 진행 중인데 다문화 학생이 최근 늘어난 것에 실감하고 있다"면서 "신문은 가장 쉽고 빠르게 언어습관을 기르고,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앞으로도 차별 없는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을 통해 누구나 성장할 수 있도록 정년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은주기자 juju@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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