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저수량 줄이는 풍암저수지··· 제2 경양방죽? 원형 훼손?

입력 2023.06.21. 10:34 박승환 기자
수심·담수량만 낮추므로 수면적엔 변화 없어
극히 소량 매립하지만 경양방죽될 염려는 없어
풍암저수지 수질개선 사업과 관련 무등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들.

광주시가 민간공원 특례사업 일환으로 추진 중인 풍암저수지(풍암호수) 수질개선 사업과 관련, 수위를 낮춰 저수량을 줄이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이와 관련 잘못된 주장이 퍼지고 있다.

저수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일부 소규모 매립 절차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제2의 경양방죽이다', '원형이 훼손된다' 등 갖가지 낭설이 퍼지고 있다. 무등일보는 풍암저수지 수질개선 방안에 대한 건전한 공론 문화를 위해 이같은 주장들에 대한 팩트체크를 해봤다.

◆매립 아닌 소량 메울 뿐

광주시 수질 개선 전담팀(TF)은 풍암저수지 수질 개선 방안으로 현재 최대 34만6천t에 달하는 전체 담수량을 14만9천t으로, 2.8m(최고 4.19m)인 평균 수심을 1.5m(최고 2.5m)로 낮추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매일 최대 1천㎥의 맑은 물을 공급하는 방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저수지의 수위만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호수의 경계에는 큰 변화가 없다.

문제가 되고 있는 매립은 저수지로 직접 유입되는 생활오수와 빗물을 배출하기 위해 설치하는 비점오염 배제 박스를 바닥에 묻는 과정에서 진행되지만 극히 소량에 국한된다. 더 정확히는 매립보다는 박스를 덮는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 "매립은 시대를 역행하는 탁상행정이다", "풍암저수지가 제2의 경양방죽 될지도 모른다"라고 표현하며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풍암저수지를 육지로 만든다고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일부 사람들이 매립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사례로 들고 있는 경양방죽은 광주 최대 저수지로 지난 1960년대 매립을 통해 주택지구로 조성됐다. 풍암저수지와는 사례 자체가 다르다.

◆풍암저수지 원형이 파괴?

풍암저수지 원형이 파괴된다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저수지의 담수량과 수위가 달라지는 것을 '원형 파괴'로 규정 짓고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수심과 담수량만 달라질 뿐 호수의 경계인 수면적은 사실상 달라지지 않는다.

광주시는 수위를 낮추고 담수량을 줄이는 것은 집을 리모델링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훼손이나 원형 파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풍암호수가 사라진다'는 주장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풍암저수지는 현재 관리 주체가 한국농어촌공사로 '농업용 저수지' 용도로 활용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30만t에 달하는 담수량을 유지해왔지만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공급 대체 시설 완공되는 대로 광주시에 용도 폐지를 신청하면 농업용 저수지로서의 용도가 완전히 폐지되는 것이다.

사실상 저수지로서의 용도가 폐지된 상황에서 매년 풍암저수지 수질개선을 위해 30만t을 넘는 담수량을 유지할 필요도, 해마다 수십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투입해 수질을 관리할 필요도 없는 셈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외부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면 수질 개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저수지의 기능이 없어진 풍암저수지의 물을 많이 유지할수록 유지·관리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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