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빨 잠시 지금은 생계 걱정에 폐점까지 고려"

입력 2023.06.19. 14:32 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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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10개월 스트리트푸드존 현주소]
<상> 푸드존 점포들 배달로 연명
외식 점포 절반이 배달 병행…수익차 커
점포 수익 적어 배달 시도조차 못하기도
길거리 음식 특성상 계절·이동 인구 영향 커
18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광장 스트리트 푸드존. 당초 오픈 시각을 넘겼지만 행인이 드물고 점포 곳곳이 닫혀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개장 10개월 스트리트푸드존 현주소] <상> 푸드존 점포들 배달로 연명

광주 남구 대표 명소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백운광장 스트리트 푸드존'이 지역 명물은커녕 골칫거리로 전락 중이다. 코로나19 엔데믹과 맞물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장 이후 편의시설 부족과 차별성 없는 푸드존 운영으로 방문객 발길이 끊긴 지 오래 됐으며, 이로 인해 입점 상인들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등 악순환이 되풀되고 있다. 26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 만큼 무등일보는 개장 10개월을 맞은 스트리트 푸드존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점포를 찾는 손님이 없으니 배달이라도 해서 매출을 올리려고 하죠. 그것도 수수료 비용 부담 때문에 쉽지 않아 점포 재계약까지 고민 중입니다."

지난해 8월 정식 개장한 광주 남구 '백운광장 스트리트 푸드존' 점주들의 하소연이다.

코로나 확산세와 맞물려 개장 이후 줄곧 운영난을 겪고 있는 푸드존 점주들이 엔데믹 이후에도 손님들 발길이 이어지지 않자 차선책으로 배달에 치중하고 있다.

이마저도 배달 수수료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점포 재계약을 고민하는 점주도 늘고 있다. 실제로 입점 점포 36(외식 27·문화예술 9)곳 가운데 운영 중인 점포는 24(18·6)곳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마저 극심해지면서 주말에도 푸드존 손님이 뚝 끊겼다.

지난 18일 오후 2시께 광주 남구 백운광장 스트리트 푸드존.

개장 시간 임에도 상당수 점포의 문이 닫혀 있는 등 활기를 느낄 수 없었다. 이틀 연속 발효된 폭염 주의보 탓인지 주말임에도 푸드존 주변을 지나는 사람이 드물었다.

주변 산책로를 오가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푸드존을 찾는 이는 없었다. 가게 문을 열어도 찾아오는 손님이 없자 점주들도 기운이 빠지기는 매한가지. 가뜩이나 좁은 점포에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는 점주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이렇게 점포를 찾는 손님이 끊기자 일부 점주들은 배달에 나섰다. 이날 오후 백운광장 푸드존에서는 배달 오토바이가 포장된 음식을 가지고 가는 모습이 간간이 보였다.

포장 배달 영업을 병행하고 있는 점주 A씨는 "현장 판매보다 배달로 수익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점포 수익이 안 좋으니 차선책으로 배달을 하는 거 같다"면서도 "배달은 더 늦은 시간까지 운영을 해야 하고 수수료도 발생하니 남는 게 없다거나 비용이 부담스러워 시도를 못 하는 곳도 있는 거 같다"고 했다.

반면 점주 B씨는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의자를 깔려고 하면 민원 때문에 안 되고 저녁에 더 밝아 보이도록 남구청에 조명 설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배달을 하고 있는데도 가족을 부양할 정도의 수익이 나오지 않아 폐점을 고민 중이다"고 하소연했다.

날씨와 유동 인구의 영향이 큰 길거리 음식 판매 특성상 푸드존은 여름과 겨울철 손님이 급감하는 데다 주변 지하철 공사 장기화로 상인들은 매출 급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탓에 외식부스에 입점한 18곳의 점포 중 8곳이 배달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점포별 메뉴에 따라 배달 주문량이 최대 70% 가량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리트 푸드존은 개점 초기 일평균 7천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광주 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얻었지만 점차 방문객과 점주들 사이에서 '주차 공간 부족', '먹을 공간 부족' 등 불만이 이어져 왔다.

남구는 현재 빈 점포 4곳을 쉼터로 만들어 푸드존을 찾는 시민들이 구매한 음식을 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고 있지만 손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주민 김동철(75)씨는 "동생이랑 같이 푸드존에 종종 온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있어서 생각보다 괜찮다"면서도 "쉼터라고 만들어놨는데 이렇게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달아놓기만 했지 틀어주질 않아서 덥고 불편하다. 선풍기라도 틀어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남구 관계자는 "향후 푸른길이 복구되면 길의 폭이 넓어지므로 나무를 심고 의자를 놓으면 쉼터 부분은 자연적으로 해결된다고 본다"며 "남구 차원에서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도록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홍보도 하고 있다. 배달은 점포별 매출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적절한 메뉴 선정 등 점주들의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 남구에 따르면 백운광장 일대 경제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사업비 26억원을 들여 남구청 맞은편 모아산부인과 앞부터 남광주농협 맞은편까지 약 310m 구간에 '스트리트 푸드존'을 조성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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