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풍량·탄탄한 공급망 등 잠재력 커
위험도 낮아 많은 해외 투자자 관심·접근
"전남의 바람, 신안의 바람이 세계 최고는 아니지만, 해상 풍력 사업성은 좋은 수준입니다. 이를 포함한 여러 장점들 덕분에 유럽 굴지의 해상풍력 업체들이 우리나라도, 신안으로 몰리는 이유입니다."
유태승 COP(코펜하겐 오프쇼어 파트너스) 코리아 대표는 "해상풍력은 국토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재생에너지 발전원 중 하나다"며 "우리나라는 풍속이 북해나 대만처럼 강한 편은 아니다. 2년 이상 풍향 계측기로 측정한 결과 신안이나 울산 먼바다는 8.5㎧ 이상의 풍속이 나오고 최적지로 꼽히는 신안도 풍속이 그와 비슷하게 나오는 곳들이 있다. 10~11㎧가 나오는 북해나 대만보다는 낮지만, 그렇다고 해상풍력에 나쁜 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약 14년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국가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태승 COP 코리아 대표는 한국의 해상풍력발전 잠재력을 다른 지역과 가장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하지만 해상 풍력 입지가 풍속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풍황 만큼 중요한 것이 지질과 수심이다"며 "대만은 바람이 북해 수준으로 불지만 수심이 깊고 해저 지반이 단단하지 않아 사업성에 불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대만에서 한 개발사가 발전기의 하부구조물 (모노파일)을 시공 하다 하부구조물이 지반 밑으로 빠져 소실되면서 큰 손해를 입었고 급기야는 파산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바다의 수심은 상대적으로 더 얕고 지반조건은 비교적 더 나은 편으로 대만으로 쏠렸던 관심이 우리나라로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대만보다 바람이 약한데도 세계 굴지의 해상풍력 업체들이 우리나라에 몰리는 이유 중 하나를 "공급망'때문이라고 꼽았다.
"우리나라의 해상풍력 공급망은 세계시장에서도 통하는 수준이다. 일본이나 대만은 공급망이 약하다"며 "우리나라의 중공업·기계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럽 해상풍력 업체들도 한국의 케이블을 수입해 쓸 정도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하부구조물 분야에는 SK오션플랜트, 현대산업스틸, 세아제강 등이 있다. 세아제강은 이미 유럽에 진출해서 현지 공장을 설립했고, LS케이블은 대만과 유럽 시장에서 발판을 넓히고 있고, 심지어 초기 시장인 부유식 다이내믹 케이블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씨에스윈드 타워는 세계 1위고, 동국S&C, 윈앤피 등의 타워 업체도 있는데, 한국 시장이 성숙해진다면 한 업체가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면서 이런 업체들이 굉장히 빨리 성장할 수 있다"며 "여기에 이미 시공 실적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포함해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한화건설, 삼성물산 등 잠재력 있는 한국 기업들이 많다. 더 저변의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 기업까지, 이미 갖고 있는 좋은 점들을 다 연결 하면 한국은 좋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상풍력 발전의 성공 열쇠는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다"며 "CIP/COP 본사가 있는 덴마크가 세계적 해상풍력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국민적 공감대를 먼저 형성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처럼 여러 차례의 오일쇼크를 겪은 후 덴마크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놓고 국민투표를 진행, 공감대를 얻어 추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또 "우리 기업들이 거대한 해외 해상풍력 시장에 조속히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빨리 성장해야 한다"며 "해상풍력은 실적이 있어야 진출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서, 처음부터 시작하기 보다는 이미 나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제휴를 맺고 투자도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우수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기술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해상풍력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돼 많은 외국 투자자들이 접근하고 있다. 한국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외국 기업들이 한국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면 관련 기술도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덴마크는 에너지 정책에 대한 모든 프로세스가 일원화돼 있어 원스톱샵을 벤치마킹할만한다"며 "덴마크에너지청(DEA)이 원스톱샵 법에 따라 인허가 권한을 위임받아 일괄 처리해, 의사 결정이 빠르고 투명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을 거치며 한국은 물론 대만,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해상풍력 사업 개발을 경험했고, 현재 덴마크 해상풍력발전 개발사 COP의 한국 대표를 맡아 전남 및 울산 지역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 비상계엄·제주항공 참사에 트라우마 호소하는 사람 많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통합심리지원단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일각에서는 연이은 대형 사건·사고를 모든 국민이 지켜본 만큼 트라우마는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광주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이하 치유센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달 4일부터 이달 9일까지 93명이 총 226건의 상담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치유센터는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피해자 등 국가폭력으로 피해를 본 국민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지원하는 곳으로 과거 국가폭력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이번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점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주요 상담 내용은 "비상계엄이 선포됐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비상계엄 관련 뉴스를 보면 괜히 불안하다", "생각만 하면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잠도 잘 안 온다" 등이었다.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 비슷했다.전진숙(광주 북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비상계엄 관련 상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20일간 상담을 받은 인원은 총 45명이다.지역별로는 서울이 1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산 9명, 경기 7명, 대전 5명, 경북 4명, 광주 3명, 울산 3명, 강원 1명, 전북 1명, 제주 1명 등이다.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상담을 받은 건수도 670건(대면 413건·비대면 257건)에 달했다.통합심리지원단은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권역 트라우마센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등 여러 관계기관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상담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난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충격이나 손상을 받은 사람 또는 부상자'에 해당하는 '1차 경험자'는 총 4건(2건·2건)의 상담을 받았다.'2차 경험자'는 크게 2가지로 분류되는데, 1차 경험자(사망)의 유가족이 477건(254건·223건), 1차 경험자(부상)의 가족이 2건(0건·2건) 도움을 청했다.소방, 경찰, 의료, 행정 등 현장 재난대응 인력도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차 경험자'인 이들의 상담 건수는 115건(0건·115건)으로 집계됐다.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통합심리지원단. 전남도 제공또 '4차 경험자'로 구분되는 재난이 일어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34건(34건·0건)의 심리 지원을 요청했다. 참사가 지역에서 발생한 데다가 희생자 대부분 광주·전남 지역민이기 때문이다. 이번 참사로 인한 광주·전남지역 희생자는 총 157명(광주 85명·전남 72명)이다.마지막으로 '5차 경험자'인 참사를 SNS로 실시간으로 접하고 충격에 빠진 일반 시민들도 38건(8건·30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통합심리지원단에서는 비상계엄 관련해서도 상담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상담 건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통합심리지원단 관계자는 "트라우마가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전국민적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존에 트라우마가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트라우마 치유는 초기 개입이 중요한 만큼 혼자 감내하지 말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 정부도 많은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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