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서 진단검사법 이관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국내 첫 확진자 발생으로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된 원숭이두창의 진단검사를 질병관리청에서 이관받아 직접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질병관리청 진단검사교육을 수료하고, 검사법 숙련도 평가에 합격한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지역에서 발생하는 해외 입국자 및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출검사법으로 신속하게 처리해 광범위한 전파가능성에 대비할 방침이다.
원숭이두창은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풍토병화 됐으나 2022년 5월 스페인, 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이례적으로 발생해 4일 현재 국내 확진자 1명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총 59개 나라에서 6천157명이 확진됐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6월부터 2급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감염되면 1~2주간(평균 7~14일)의 잠복기를 지나 38도 이상의 급성 발열, 두통, 근육통 및 피로감 등으로 시작해 얼굴을 중심으로 발진증상이 나타난다. 현재 상용화된 백신 및 치료제는 없으며 항바이러스제와 면역글로불린으로 치료하고 있다.
임현철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 감염병조사1과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이 3~6%이고,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은 질환이 아니므로 너무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감염비말에 의한 사람 간 직접 전파나 접촉을 통한 전파가 가능하니, 손씻기와 같은 개인위생 준수를 철저히 하고 유증상자와 밀접 접촉 시 개인보호구를 꼭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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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났는데···" 추방 위기 놓인 미등록 이주 아동들 광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이주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라 본인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해요. 말도 통하지 않는 필리핀으로 돌아가면 잘 적응하지 못할 거예요."지난 2014년 한국인과 결혼하며 이곳으로 온 마리아(가명·35)씨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결혼생활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혼해 결혼이민비자(F-6)를 잃게 되면서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됐다. 이혼 후 낳은 이지영(가명·6)양 역시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분류된다.마리아씨는 "지영이 친부와의 문제로 한국에선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해 겨우 필리핀에 출생신고를 했다"며 "지영이 국적은 필리핀이지만, 필리핀어도 할 줄 모른다. 여느 한국 아이들과 같다"이라고 말했다.그동안 지영양은 미등록 신분으로 각종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유아학비 지원을 받지 못해 매달 비싼 수업료를 내고 어린이집에 다녀야 했고, 건강보험이 없어 고열이 나거나 알러지가 올라올 때도 입원은커녕 제대로 된 치료 없이 비상약으로 버텨야 할 때가 많았다.마리아씨는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매달 어린이집 비용과 병원비 등이 큰 부담이다. 부모로서 지영이에게 미안한 상항이 많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지영양은 내년에 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자'다.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이들에게 체류자격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오는 3월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법무부는 지난 2021년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를 내놨다. 국내에서 태어나거나 영·유아기에 입국해 6년 이상 체류한 아동은 학업을 위한 체류비자(D-4)을 부여하는 제도다. 체류허가를 신청한 아동의 부모가 범칙금 납부가 어려운 상황일 때에는 일부 감면 조치를 적용하고, 양육을 위해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국내 체류를 허용했다.한국에서 태어난 지영양은 내년에 학교에 입학하면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내달 제도가 종료되면서, 강제 출국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의료·복지 서비스 접근 제한의 어려움도 계속 겪어야 한다.마리아씨는 "딸 학교 입학을 위해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마땅한 도리가 없다"며 "수천만원의 범칙금을 감당할 여력도 안 되고, 그렇다고 어린 딸을 두고 혼자 필리핀으로 갈 수도 없어 막막하다. 범칙금을 감면해 주고 자녀에게 학업 비자를 주는 정부의 구제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이같은 처지에 놓인 지영양뿐만이 아니다. 법무부는 추산하는 국내 미등록 이주 아동은 3천여명에 달한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미취학 아동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이미 해당 제도의 혜택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던 미등록 이주 아동들도 다시 법 테두리 바깥으로 내몰리게 됐다.이주민 지원 기관 및 단체들은 이주아동이 영구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광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 관계자는 "한국말을 하고 한국 문화에 익숙한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사실상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체류자격이 없어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이들이 많다"며 "임시 체류 자격을 연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국에 뿌리내렸음에도 부모의 신분으로 인해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제도 연장이나 상시화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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