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영호남 달빛오작교]영호남 청년 문화교류 장 달빛오작교 성료

입력 2016.06.07. 00:00
달빛 청춘, 핑크빛으로 광주를 물들이다
광주 명소·맛 즐기며 청춘남녀 웃음꽃 피워

지난 3일 광주 동구 신양파크호텔 에메랄드홀.

상기된 표정의 청춘남녀 80여 명이 어색한 듯 미소만 짓고 있다. 하지만 여성은 여성끼리, 남성은 남성끼리 앉아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는 설렘과 함께 기대감이 한껏 느껴진다.

이날 80명의 선남선녀는 일명 '달빛오작교' 때문에 이 곳에 모였다.

달빛 어울림 한마당인 '달빛오작교'는 광주와 대구의 교류 사업인 '달빛동맹'을 청춘남녀의 만남으로 확대해 지난해 부터 광주시와 대구시가 함께 추진해 오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올해는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하고 무등일보와 매일신문이 주최했으며 광주시와 대구시가 후원해 지난 3~4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유스퀘어, 양동시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광주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광주 남성 40명이 대구를 방문, 대구 여성 40명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올해는 대구 남성 40명이 광주를 찾아 광주 여성 40명과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일정은 자신의 이름을 활용해 삼행시를 즉석에서 만들어 색 다른 자기소개로 시작됐다.

대구에서 온 김탁필씨는 "김밥을 먹다가도 탁하고 필이 꽂히는 인연을 만나고 싶다"며 재치있게 삼행시를 완성, 달빛 청춘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웃음꽃이 활짝 핀 광주 여성들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민낯이 가장 자신있다"며 매력을 어필하기도 했다.

자기소개로 어색함을 달랜 달빛 청춘들은 남녀 각각 A~E팀으로 나뉘어 봉고차에 몸을 싣고 광주의 5미(味)를 찾아 나섰다.

광주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닭불고기, 오리탕, 떡갈비, 육전, 양동통닭을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닭불고기를 처음 먹은 김민규(35)씨는 "닭갈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왔는데, 그것과는 다르고, 닭을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그림1중앙#

이어지는 일정은 '오작교 미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통문화관, 양림동 일대, 유스퀘어, 양동시장 등에서 스태프인 까치와 까마귀에게 미션을 전달받아 이를 수행하며 광주의 볼거리를 함께 즐기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유스퀘어에서 '달빛오작교' 각각의 글자를 찾아 사진을 찍고, 양동시장에서 정해진 액수를 채워 장을 봤다.

여성 참가자들이 "유스퀘어는 광주의 코엑스와 같은 곳으로 국내 최대의 복합 터미널이고 맛집이 즐비하고 광주의 정이 넘치는 오랜 역사를 가진 시장"이라고 소개를 하자 남성 참가자들은 "광주를 알아가니 너무 좋다"고 화답했다.

간장게장집에서 전라도 음식의 진수를 맛 본 달빛 청춘남녀들은 호텔에서 열린 디너 행사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달빛오작교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이번 행사를 주관한 광주문화재단 서영진 대표이사는 손가락 하트와 함께 환영의 인사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행사를 후원한 광주시 김집중 정책기획관과 대구시 정풍영 문화체육국장은 축사를 통해 커플 성공으로 결혼까지 이어지길 바란다는 각자의 공약을 내걸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 대표는 전통문화관서 혼례를, 정풍영 문화체육국장은 컬러풀 페스티벌서 대규모 결혼식과 대구시장 주례를, 김집중 정책기획관은 금남로 5·18민주광장서 결혼식과 광주·대구 시장의 주례를 약속해 달빛 남녀로 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 가면을 쓴 청춘남녀는 달빛 오작교 파티를 통해 노래 실력을 뽐내며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커플 게임을 통해 매력을 어필했다.

또 신나는 디제잉 공연은 장내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며 선남선녀에 잊지 못할 밤을 선사했다.

부슬부슬 비가 내렸던 둘째날은 광주의 전통 마을을 방문, 고즈넉한 여유와 광주만의 멋을 즐기는 낭만적인 시간이었다.

시골길을 따라 5분 여를 걸어 평촌 도예 공방을 찾은 참가자들은 남녀가 마주 보고 앉아 각자의 개성이 담긴 접시를 만들고 물레 돌리기를 체험했다.

각자 관심을 두고 있던 남성과 여성이 함께 물레를 돌리며 영화 '사랑과 영혼'을 그대로 재현하기도 해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한 남성 참가자 김모(33)씨는 "용기를 내지 못해 마음에 드는 여성분과 물레 돌리기 체험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광주 근교로 나가지 않아도 도시 내에서 도예 체험을 할 수 있다니 역시 광주는 문화도시답다"고 말했다.#그림2중앙#

이어 청춘남녀들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광주 근교의 담양 지실마을을 찾았다.

시원한 빗줄기를 맞으며 고즈넉한 돌담길을 따라 마음에 드는 이성과 함께 마을을 둘러본 참가자들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실마을의 끝자락에 위치한 한정식집에 도착한 이들은 홍어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했다.

대구에서 온 한승우(26)씨는 "말로만 듣던 홍어를 처음 먹었는데 향이 너무 특이해 아주 혼났다"며 "그런데 광주 여성분들 중에서도 홍어를 못 먹는 분들이 꽤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다"며 웃어보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1박 2일의 일정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달빛오작교를 통해 성사된 커플은 2쌍. 이들은 새로 완성된 88고속도로를 통해 더욱 가까워진 광주와 대구 만큼 자주 만나 열심히 사랑할 것이라 맹세했다.

짝을 이루지 못한 참가자들도 이틀 동안 마음이 잘 맞았던 이성 뿐만 아니라 동성들끼리 번호를 주고 받으며 또 한번의 만남을 약속했다.

김형태(30)씨는 "달빛오작교를 통해 광주를 처음 방문하게 됐는데 음식이 맛있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멋진 곳이 많은 지는 처음 알게 됐다"며 "이곳에서 친해진 참가자들과 각자의 고향을 찾았을 때 가이드를 해주자고 약속하는 등 많은 사람들을 알고 갈 수 있어 뜻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은주(33·여)씨는 "광주에서 나고 자라 생활하다보니 대구 사람들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하게 지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경북의 문화까지 알 수 있게 돼 좋았다"며 "주변 친구들에게 달빛오작교에 참가해보라고 꼭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