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 디자인' 키워드로 전시 펼쳐
패트리샤 무어 등저명 인사 참여
심포지엄 갖고 매니페스토 공표
전세계 디자인 전공생 챌린지에
광주 지하철 프로젝트 진행 '눈길'

"'디자인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를 질문합니다. 디자인을 '예쁘게 만드는 것' 정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디자인의 역할이 물건을 예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모든 사람이 즐겁게 살 수 있는 것에 역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난 18일 최수신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은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핵심 키워드를 '포용 디자인'이라 밝히며 키워드 선정의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오는 8월 말에서 11월 초까지로 예정된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포용'이란 키워드 아래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를 주제로 열린다.
포용 디자인(Inclusive Design)은 세계적 디자인 추세이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가 장애인을 위해 물리적 장벽을 없애는 디자인을,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장애나 성별, 나이 등을 떠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적 디자인을 뜻한다면 포용 디자인은 이 둘을 모두 끌어안는 개념이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디자인으로 물리적인 것을 뛰어넘어 서비스와 사회 시스템의 영역을 포함한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같은 포용 디자인을 하나의 섹션이 아닌 전체 주제로 삼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심도 깊게 살펴본다.
최 총감독은 "포용 디자인은 이미 오랜 시간 디자인계 등에서 논의된 것이기는 하나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반향을 크게 일으킨 적이 없고 세계적 디자인 위크 등에서도 포용 디자인이나 유니버셜 디자인을 주제로 한 적이 없다"며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포용 디자인을 주제로 열리는 첫 번째 디자인 행사로 높고 낮음이 없는 무등(無等)의 정신이 있는 광주가 포용 디자인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적합한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 가지 영역서 살피는 포용디자인
본 전시는 4개 전시관으로 꾸려질 계획이다. 각 전시관은 '포용디자인과 세계' '포용디자인과 삶'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 '포용디자인과 미래'를 주제로 펼쳐진다.
1전시관은 세계 각국의 삶 속에서 포용 디자인은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사회적 영향력은 어떤지 등을 심도 있게 살펴본다.
2전시관은 제품 뿐만 아니라 환경, 공공디자인까지 우리 삶 속에서 포용디자인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바라보며, 3전시관은 기존의 이동약자 개념을 넘어선 인간의 권리인 자유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동 어려움을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교통 수단을 포함한 다양한 이동 수단에 대해 들여다 본다.
4전시관은 AI, 로보틱스 등의 미래기술 등장으로 우리 사회는 진정 탈인간화하게 되는 것인지,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첨단 기술을 통해 채움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지는 않은지 우리에게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네 개 전시관은 공간 디자인을 통해 동선을 핵심으로 가벽을 최소화하고 각 전시관 간의 콘텐츠가 연결될 수 있도록 조성될 계획이다.

◆영향력 높이고 삶에 스미게
포용 디자인을 실험하고 삶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도 행사 기간 동안 전시와 함께 펼쳐진다.
전시 개막 주간에는 연계 국제심포지엄이 열린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패트리샤 무어(Patricia Moore), 라마 기라우(Rama Gheerawo) 등이 참여해 포용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광주포용디자인매니페스토'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뜻을 모으게 되는 이 매니페스토는 세계디자인기구(World Design Organization)를 통해 전세계로 공표될 예정이다. 아직까지 포용 디자인에 대한 원칙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초청해 펼쳐지는 72시간 포용 디자인 챌린지도 눈길을 모은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학생들이 한데 모여 우리의 삶과 환경을 포용적으로 변화시킬 콘셉트를 개발하게 된다.
광주 포용 지하철 프로젝트도 주목된다. 지역 디자이너와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주도하게 되는 프로젝트로 광주 지하철을 포용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장애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 외부인 모두 쓸 수 있는 더욱 포용적인 지하철을 만든다. 실제 역사에 실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8일 시작했으며 실제 시민이 체험하며 포용디자인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여기서 개발된 포용디자인은 2호선 지하철에도 적용하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총감독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행사에서 끝나고 그칠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광주가 입에 오르내리는, 또 시민 삶에 스며드는 레거시가 되길 바라며 이번 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수신 총감독은 기아차의 첫 차인 세피아를 디자인한 한국 자동차 디자이너 1세대로 현재 미국 사바나예술대학(SCAD) 산업디자인 학부장을 맡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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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수묵비엔날레 존재 이유 확인할 수 있을것" 8월 30일~10월 31일 열리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펼쳐지는 해남의 녹우당. "이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수묵비엔날레를 왜 전남이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해가 될 것입니다."22일 만난 윤재갑 2025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이번 비엔날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오는 8월30일부터 10월31일까지 2개월 동안 목포와 진도, 해남에서 '문명의 이웃들(Somewhere over the yellow sea)'를 주제로 열린다.이번 주제에 대해 윤 총감독은 수묵화를 대륙이 아닌 해상문명권을 중심으로 들여다 보며 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3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등으로 수묵을 확장해 살펴보기 위함이라고 전했다.그는 "대륙 중심으로 가면 중국 중심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있어 해상문명권으로 넓게 보며 아시아 등지로 시선을 확장하려 한다"며 "특히 서양화의 재료와 기법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수묵은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해왔는지를 짚어보려고 한다. '전통의 혁신' '재료의 확장'이 이번 행사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말했다.이어 이번 행사는 200개가 넘는 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열려야 하는지를 볼 수 있는 자리라고 강조했다.윤 감독은 "200개가 넘는 비엔날레 중 수묵비엔날레는 세계적으로 2개뿐이다"며 "중국 심천의 수묵비엔날레가 그 첫 번째로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가 통제로 인해 수묵 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선보일 수 없는 행사이다. 그런 상황에서 전남의 국제수묵비엔날레는 아시아의 시각에서 미학을 논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다"고 이야기했다.특히 수묵비엔날레가 왜 '전남'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자리임을 이번 전시 장소와 연계해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목포와 해남, 진도에서 각각 2곳에 전시장을 둔다. 목포문화예술회관과 목포실내체육관, 진도남도전통미술관, 진도소전미술관, 해남고산윤선도박물관(녹우당), 해남땅끝순례문학관. 이 중 진도와 해남에서는 전남이 예향으로 불리게 된 까닭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공재 윤두서 '자화상'해남은 윤선도-윤두서로 이어지는 녹우당 일가를 중심으로 전시가 펼쳐진다.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은 한국회화사의 3대 작품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녹우당의 화첩은 남종화의 맥을 이어온 허씨 집안을 대표하는 진도 운림산방을 만든 소치 허련이 그림을 배운 바탕이 됐다. 이같은 지역성을 바탕으로 해남과 진도에서 펼쳐지는 전시는 '예향 전남'을 압축해 설명하는 장이 된다.진도의 소전미술관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앞서 언급된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과 함께 3대 작품을 이루는 추사의 '세한도', 겸재의 '인왕제색도'를 자신의 컬렉션으로 두고 있었던 소전 손재형의 서예 작품과 추사 김정희, 흥선대원군으로 알려진 석파 이하응, 철농 이기우, 학정 이돈흥, 목인 전종주 등의 작품을 통해 서예의 아름다움을 펼쳐낸다.윤 감독은 "해남과 진도 전시를 꼭 추천하는 이유가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했던 녹우당 가문과 소전에 대해 우리가 재발견하고 전남이 왜 예향인지 알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목포에서는 수묵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존의 수묵 문법을 극복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여진다.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팀랩의 '블랙 웨이브(Black Wave)'가 설치돼 젊은 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김은영 전남문화재단 대표는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국제적 규모의 행사임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한국 작가로는 작고 작가부터 1995년 생의 젊은 작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해외 작가 또한 낯선 화면에서 느끼는 수묵과 수묵에서 느끼는 낯설음을 목격할 수 있는 작품들로 채워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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