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재활용 재료 개발·적용
농어업 부산물 등 재활용하고
옻칠 건축재료로 최초 활용해
제5차 광주폴리가 모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시작한 지 약 1년 반만에 완성됐다. 기후 위기라는 동시대가 당면한 이슈를 녹여낸 프로젝트로 순환 자원, 탄소 저감 건축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특히 광주폴리는 이번 5차 폴리를 끝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고 기존의 폴리를 활용, 홍보하는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라 지역의 또다른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2일 제5차 광주폴리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지난해 5월 시작한 제5차 광주폴리 완성을 알리고 이들을 하나로 이은 둘레길을 안내했다.
제5차 광주폴리는 '순환폴리 Re:Folly'를 주제로 한다. 기후 변화의 시대에 건축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주제로 자원 순환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특히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탄소 저감은 물론 순환경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숨쉬는 폴리'와 '에어폴리' '이코한옥' '옻칠 집'이 이번 폴리의 작품이다.
'숨쉬는 폴리'(동구 동명동 92-9)는 조남호 건축가의 작품으로 여기에는 이병호 한국부동산원 실장의 친환경 컨설턴트가 녹아있다. 목재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실내 환경 조절 장치인 쿨 튜브 시스템, 태양광 패널 등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일반 콘크리트 건물이 소모하는 에너지의 1/10만으로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한다.
이 건물은 이동형 건물로 현 위치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프로그램 무대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코한옥'(동구 동명동 209-106)은 순환자원 실험의 현장과 다름 없다. 이 작품은 영국 어셈블, 벨기에 BC아키텍츠, 프랑스 아틀리에 루마가 협업했다. 친환경 건축 재료, 재활용 건축 재료에 대한 연구를 주로 펼치고 있는 세 건축가 그룹의 협업인 만큼 이 작품에서는 친환경 재료에 대한 실험을 엿볼 수 있다. 광주, 전남 지역의 굴과 꼬막 껍데기, 미역과 다시마, 볏짚과 왕겨, 철거 현장서 나온 흙과 돌을 활용해 벽돌부터 기화, 미장재료, 건축 패널 등을 제작했다. 여기에는 실패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뜻을 함께 한 재료 제작 업체, 공예 장인, 재료 전문가 등의 도움이 녹아있어 의미를 더한다.
'옻칠 집'(동구 동명동 38-7)은 세계적 건축가인 이토 도요가 참여한 작품으로 옻칠을 세계 최초로 건축 구조재로 활용, 자연 재료의 건축 재료화 가능성을 넓혔다. 옻은 옻나무 수액에서 추출한 내구성이 뛰어난 천연 도료이자 접착제로 이번 작품은 산림자원을 업사이클링해 만들었다.
'에어폴리'(동구 산수동 363-5)는 바다 쓰레기가 되는 미역 줄기를 활용해 만든 가변형, 이동형 작품이다. 바래가 만든 이번 작품은 미역 줄기로 생분해성 비닐과 플라스틱을 만드는 실험을 통해 만들어졌다. 특히 쓰임이 다한 건축은 하나의 거대한 폐기물이 된다는 사실에 착안,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쓰임을 할 수 있도록 이동형으로 제작됐으며 이후 쓰임을 다하면 다시 땅과 물로 돌아가는 생애주기를 갖는다.
배형민 제5차 광주폴리 총감독은 "이번 폴리는 시민이 잘 써야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한다는 점을 기조로 만들었다"며 "자원 개발, 지역 협업 자재 개발 등 다양한 숙제를 안고 있던 프로젝트에 작가들이 잘 대응해주어 이번 폴리가 완성될 수 있었다. 기후변화 속 건축의 미래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폴리를 하며 동시대에 필요한 주제여야하며 학술적 담론도 있어야한다고 총감독에게 이야기했는데 이에 상응하는 멋진 폴리가 완성됐다"며 "이번 5차의 폴리완성과 함께 그동안의 폴리를 연계해 시민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을 만들어 작은 건축의 묘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광주 외부적으로는 그동안 광주폴리가 연구대상 등이 되어 많은 발걸음이 있어 왔다. 이제는 주민이 자주 찾는 힐링 명소로, 또 광주만의 독특한 건축 예술의 관광 요소로 성장시키겠다"고 전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이번 주말 놓치면 2년 더 기다려야해요 미라 만의 작품이 선보여지고 있는 양림-소리숲의 빈집 전시장.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이번 주말이 지나면 폐막하는 가운데 전시를 놓치지 않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놓치면 안될 작품 8선을 추천한다. 시각 뿐만 아니라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한편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12월 1일 폐막한다.가엘 쇼안느 작 '비석(아이티 포르토프랭스)'◆후각으로 즐긴다-가엘 쇼안느(Gaelle Choisne) 작 '비석(아이티 포르토프랭스)' 3전시실이 작품은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 콘크리트 패널의 그림은 유령 같은 장소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역할한다. 작가는 아이티 포르토프랭스를 방문했을 당시 지진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파괴되고 버려진 구조물의 잔해와 폐허를 포착했다. 전시장 바닥의 과일은 '나를 부드럽게 먹어 줘'라는 그의 작품으로 오드리 로드의 시 '블랙 유니콘'을 우리말로 번역해 과일에 새겼다. 과일향이 풍기는 두 작품은 기후적 비탄을 기리는 제단 안에 바치는 헌사이다.오스왈도 마시아 작 '바람과 먼지와 숨결을 후각적 음향 구성'-오스왈도 마시아(Oswaldo Macia) 작 '바람과 먼지와 숨결을 후각적 음향 구성' 4전시실반구형 무대에는 '혼돈' '이주' '나비' '호흡' '모래' '바람'의 한글 단어가 쓰여있다. 이는 작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것드로가 작품에 포함된 키워드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세계 여러 사막을 이주하는 바람 소리를 수집해 합창단의 울림과 함께 들려준다. 이 무대 위 의자에 앉으면 사막을 지나는 고요한 바람소리와 함께 자작나무의 은근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자작나무는 인류와 오랜 세월 함께 한 존재로 전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도 익숙한 향기로 집단의 기억을 자극한다.로리스 그레오 작 '신성 급행열차'-로리스 그레오(Loris Greaud) 작 '신성 급행열차' 5전시실5전시실에 들어서면 나는 은은한 향은 매일 15분 동안 로리스 그레오의 작품이 작동하며 뿜어내는 향기이다. 이 작품은 포름산 에틸 분자를 활용해 은하의 향을 재현했다. 포름산 에틸 분자는 2009년 파리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우주 공기 속에서 발견한 존재이다. 우주라는 공간은 추상적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그 실체를 과학적 발견에 기반해 후각으로 만나도록 했다.브리아나 레더버리 작 '무거운 짐'◆피부로 느낀다-브리아나 레더버리(Brianna Leatherbury) 작 '무거운 짐' 5전시실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의 나무 캐비닛에 구리를 입힌 작업을 커다란 산업용 냉장고 안에 전시한 작품이다. 전 세계 식량이나 물품을 옮기던 수단의 과거와 현대가 교차하며 쾌적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치의 위계가 급변하는 모습을 성찰한다. 이 작품에 실제로 들어가면 매우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는데 이는 작품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김자이 작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혀 끝으로 음미하다-김자이(Jayi Kim) 작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re-member)' 양림 소리숲_양림문화샘터휴식이란 키워드에 집중해 다양한 휴식 방법을 찾아나선 작가의 작품으로 이 작품은 전시장 가운데에 텃밭을 가꾼다. 이 인공텃밭에서는 허브가 주민 손길로 재배된다. 이 허브는 전시 기간 동안 봉사자에 의해 도보로 인근 카페에 전달돼 작가가 기획한 음료로 만들어져 실제 메뉴로 판매됐다. 상쾌하면서도 새콤한 맛은 작가와 참여자, 관객을 하나로 잇는다.안드리우스 아루티우니안 작 '무제'◆귀 기울여 듣다-안드리우스 아루티우니안(Andrius Arutiunian) 작 '무제' 양림 소리숲_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전시장에 들어서면 나무 스피커로 놓인 공간에 기이한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이는 아르메니아계 그리스인이면서 철학자이자 작곡가인 게오르기 구르지예프의 즉흥 연주를 녹음한 테이프를 100배 느리게 재생한 것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해석이자 구르지예프에 대한 오마주로 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안젤라 블록 작 '다이내믹 스테레오 드로잉머신'-안젤라 블록(Angela Bulloch) 작 '다이내믹 스테레오 드로잉 머신' 양림 소리숲_한부철 갤러리이 작품은 모터 달린 기계손이 노래를 듣고 수성 잉크마커를 움직여 계속해서 드로잉을 하는 작품이다. 기계손이 듣는 노래는 이번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들에게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내면에서 어떤 소리가 울려 퍼지는가?'에 대한 답으로 고르게 한 곡들이다. 해당 노래는 관람자에게는 들리지 않아 기계손의 드로잉 형태를 따라 어떤 노래일지 연상하게 만든다.-미라 만(Mira Mann) 작 '음의 눈, 눈의 음' 양림 소리숲_빈집빈집 2층에는 하얀 장지를 바른 벽면과 먹을 찍은 붓으로 지나간 자유분방한 검은 선들로 채워진 바닥이 보이는 방이 있다. 개막 후 어린이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을 통해 완성된 참여형 작업으로 전시기간 내내 모습을 달리한다. 반대편 방에는 이 집의 외벽에 새겨진 유교 명문을 번역하고 이에 대한 응답을 의성어로 된 판소리를 기반으로 만든 사운드 작품이 자리한다. 한 집 안에 펼쳐진 비디오와 사운드, 참여형 드로잉은 관람객의 오감을 열리도록 만든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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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누이트와 광주 예술가가 이야기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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