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명 다녀가며 높은 관심 보여
유력 외신들 호평 잇따라 '눈길'
지난 9월 7일 개막한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한 달 동안 15만 여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는 등 동시대 미술을 향유하는 장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시민부터 미술계 인사까지 줄 이어
시민부터 전공자, 미술계 인사 등 다양한 관람객이 제15회 광주비엔날레를 방문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특히 추석 명절과 10월 첫 주 징검다리 연휴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비롯해 학생 단체 관람객이 대거 전시장을 찾기도 했다.
실험적 담론을 보고 이해하려는 문화 예술 관련 전공 대학생들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서울대 미학과,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전주대 영화방송학과 학생들은 미술 이론 서적으로만 접했던 니콜라 부리오가 기획한 전시를 직접 보기 위해 방문했으며 앞으로도 서울대 대학원 미술경영,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 사진전공, 부산대 미술학과 서양화 전공 학생들이 현장을 찾아 동시대 예술의 경향과 역할에 대해 탐구할 예정이다.
국제적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방문도 꾸준했다.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서펜타인 갤러리 관장, 코니 버틀러 모마 PS1 디렉터,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뉴뮤지엄 디렉터, 애론 시저 델피나 재단 총괄 디렉터, 마미 카타오카 모리미술관 관장, 강볼드 출런 몽골예술위원회 위원장, 쑨리유린 중국 창즈시 선전부장 등이 전시를 둘러봤다. 지난달 19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전시관을 찾기도 했다.
◆유력 외신 호평 보내 '눈길'
외신과 미술 전문 매체 등은 이번 광주비엔날레에 대해 호평을 보내고 있다.
홍콩 유력 영자 신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전시인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매혹적이고 흥미진진한 전시"라고 평했으며 대만 유력 일간지 연합보는 "광주비엔날레 전시장과 양림동을 거닐며 21세기 판소리를 체험하는 것은 색다른 경험으로 직접 경험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소개했다.
미국 유명 미술 온라인 플랫폼 아트시는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모든 참여작가가 살아있다는 점에서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와는 극명하게 대조적"이라고 전했으며 인도의 디자인·건축·뉴미디어아트를 다루는 온라인 플랫폼 STIR는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포괄적인 포용성을 시도한 점에서는 비판의 여지가 없어보인다"고 언급했다.
영국 매체 아트 리뷰는 광주비엔날레를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규모 예술 행사 중 하나"로 소개하며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시민 대상 프로그램도 '인기'
어린이부터 일반 시민까지 전공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시민 대상 프로그램도 인기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프로그램으로는 여러 소리를 녹음해 악보를 직접 꾸며보는 '나의 판, 소리', 다양한 재료로 나만의 작은 생태계를 만드는 'GB 작은 숲', 도슨트를 직접 체험해보는 '어린이 도슨트 프로그램' 등이 운영돼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시민 도슨트 양성교육도 보다 접근성을 높여 신청 접수가 빠르게 마감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에 소재한 초·중·고교나 공공기관이 희망하는 장소와 시간에 맞춰 전문 강사의 교육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프로그램'과 동시대 미술 교육을 들은 뒤 전시를 관람하는 '찾아오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이번 주말 놓치면 2년 더 기다려야해요 미라 만의 작품이 선보여지고 있는 양림-소리숲의 빈집 전시장.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이번 주말이 지나면 폐막하는 가운데 전시를 놓치지 않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놓치면 안될 작품 8선을 추천한다. 시각 뿐만 아니라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한편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12월 1일 폐막한다.가엘 쇼안느 작 '비석(아이티 포르토프랭스)'◆후각으로 즐긴다-가엘 쇼안느(Gaelle Choisne) 작 '비석(아이티 포르토프랭스)' 3전시실이 작품은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 콘크리트 패널의 그림은 유령 같은 장소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역할한다. 작가는 아이티 포르토프랭스를 방문했을 당시 지진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파괴되고 버려진 구조물의 잔해와 폐허를 포착했다. 전시장 바닥의 과일은 '나를 부드럽게 먹어 줘'라는 그의 작품으로 오드리 로드의 시 '블랙 유니콘'을 우리말로 번역해 과일에 새겼다. 과일향이 풍기는 두 작품은 기후적 비탄을 기리는 제단 안에 바치는 헌사이다.오스왈도 마시아 작 '바람과 먼지와 숨결을 후각적 음향 구성'-오스왈도 마시아(Oswaldo Macia) 작 '바람과 먼지와 숨결을 후각적 음향 구성' 4전시실반구형 무대에는 '혼돈' '이주' '나비' '호흡' '모래' '바람'의 한글 단어가 쓰여있다. 이는 작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것드로가 작품에 포함된 키워드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세계 여러 사막을 이주하는 바람 소리를 수집해 합창단의 울림과 함께 들려준다. 이 무대 위 의자에 앉으면 사막을 지나는 고요한 바람소리와 함께 자작나무의 은근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자작나무는 인류와 오랜 세월 함께 한 존재로 전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도 익숙한 향기로 집단의 기억을 자극한다.로리스 그레오 작 '신성 급행열차'-로리스 그레오(Loris Greaud) 작 '신성 급행열차' 5전시실5전시실에 들어서면 나는 은은한 향은 매일 15분 동안 로리스 그레오의 작품이 작동하며 뿜어내는 향기이다. 이 작품은 포름산 에틸 분자를 활용해 은하의 향을 재현했다. 포름산 에틸 분자는 2009년 파리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우주 공기 속에서 발견한 존재이다. 우주라는 공간은 추상적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그 실체를 과학적 발견에 기반해 후각으로 만나도록 했다.브리아나 레더버리 작 '무거운 짐'◆피부로 느낀다-브리아나 레더버리(Brianna Leatherbury) 작 '무거운 짐' 5전시실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의 나무 캐비닛에 구리를 입힌 작업을 커다란 산업용 냉장고 안에 전시한 작품이다. 전 세계 식량이나 물품을 옮기던 수단의 과거와 현대가 교차하며 쾌적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치의 위계가 급변하는 모습을 성찰한다. 이 작품에 실제로 들어가면 매우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는데 이는 작품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김자이 작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혀 끝으로 음미하다-김자이(Jayi Kim) 작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re-member)' 양림 소리숲_양림문화샘터휴식이란 키워드에 집중해 다양한 휴식 방법을 찾아나선 작가의 작품으로 이 작품은 전시장 가운데에 텃밭을 가꾼다. 이 인공텃밭에서는 허브가 주민 손길로 재배된다. 이 허브는 전시 기간 동안 봉사자에 의해 도보로 인근 카페에 전달돼 작가가 기획한 음료로 만들어져 실제 메뉴로 판매됐다. 상쾌하면서도 새콤한 맛은 작가와 참여자, 관객을 하나로 잇는다.안드리우스 아루티우니안 작 '무제'◆귀 기울여 듣다-안드리우스 아루티우니안(Andrius Arutiunian) 작 '무제' 양림 소리숲_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전시장에 들어서면 나무 스피커로 놓인 공간에 기이한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이는 아르메니아계 그리스인이면서 철학자이자 작곡가인 게오르기 구르지예프의 즉흥 연주를 녹음한 테이프를 100배 느리게 재생한 것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해석이자 구르지예프에 대한 오마주로 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안젤라 블록 작 '다이내믹 스테레오 드로잉머신'-안젤라 블록(Angela Bulloch) 작 '다이내믹 스테레오 드로잉 머신' 양림 소리숲_한부철 갤러리이 작품은 모터 달린 기계손이 노래를 듣고 수성 잉크마커를 움직여 계속해서 드로잉을 하는 작품이다. 기계손이 듣는 노래는 이번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들에게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내면에서 어떤 소리가 울려 퍼지는가?'에 대한 답으로 고르게 한 곡들이다. 해당 노래는 관람자에게는 들리지 않아 기계손의 드로잉 형태를 따라 어떤 노래일지 연상하게 만든다.-미라 만(Mira Mann) 작 '음의 눈, 눈의 음' 양림 소리숲_빈집빈집 2층에는 하얀 장지를 바른 벽면과 먹을 찍은 붓으로 지나간 자유분방한 검은 선들로 채워진 바닥이 보이는 방이 있다. 개막 후 어린이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을 통해 완성된 참여형 작업으로 전시기간 내내 모습을 달리한다. 반대편 방에는 이 집의 외벽에 새겨진 유교 명문을 번역하고 이에 대한 응답을 의성어로 된 판소리를 기반으로 만든 사운드 작품이 자리한다. 한 집 안에 펼쳐진 비디오와 사운드, 참여형 드로잉은 관람객의 오감을 열리도록 만든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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