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께 참여 작가 명단 확정 발표
4월 베니스비엔날레서 홍보 행사
내달엔 주제 시각화한 EIP 공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까지 200일 남은 가운데 행사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는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구성원 모두 풍성하고 의미 깊은 행사를 치르기 위한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광주비엔날레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지금까지의 준비 상황을 20일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지난 5월 선임된 바 있다. 국제 무대에서 해박한 미술 이론과 뛰어난 전시 기획으로 주목 받고 있는 세계적 명성의 기획자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
그가 제안한 창설 30주년 광주비엔날레의 열다섯번째 전시 주제는 '판소리-모두의 울림'이다. 그는 판소리의 독창적 미학과 서사 방식에 착안해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판)이라는 의제를 소리로 공명시킨다. 17세기 등장해 현재까지 계승되어 온 한국 전통 음악 형식인 판소리의 동시대적 함의와 달라진 해석을 좇아가며 이번 전시 공간의 서사를 구성한다.
'공공 장소의 소리' '서민의 목소리'를 뜻하는 판소리에 대한 경외를 바탕으로 소리꾼이 특정한 장소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고유 방식으로부터 오늘날의 시각 예술가들이 급변하는 세계상을 청각적으로 서술하고, 이를 공감각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시도한다.
판소리가 전시를 꾸려가는 방법론이라면 전시가 들여다보는 주제는 오늘날의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 공간, 즉 모두와 관계된 공간을 탐색하며 기후 변화, 거주 위기 등 포화된 행성인 지구에서의 현안이 된 공간 문제에 대해 탐구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전시관은 '부딪침 소리' '겹침 소리' '처음 소리' 3개 섹션으로 구성돼 관객들은 서사를 따라 전시를 감상하게 된다. 이러한 여정은 포화된 행성에서부터 더 큰 세상인 우주와 분자 세계에 대한 탐색으로까지 이어진다.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은 지난해 6월과 8월 두 차례 현장답사에 이어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해 전시를 구체화하기 위해 외부 전시장으로 활용될 양림동 일대를 둘러봤다. 예술감독을 도와 전시를 구현할 쿠랄라이 압두칼리코바, 바바라 라지에, 소피아 박 큐레이터 3인과 보조 큐레이터 이은아 등의 큐레토리얼팀은 지난 1월 광주를 방문해 지역 미술계와 소통하고 광주의 역사적 흔적과 삶이 담긴 장소를 들여다봤다. 이는 광주라는 도시 공간의 특수성을 전시 맥락 안에 녹여낼 방안 등을 주안점에 둔 일정이었다.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과 큐레토리얼팀은 오는 5월께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재단은 내달 중 '판소리-모두의 울림'(PANSORI -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 이란 주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EIP(Event Identity Program)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재단은 당초의 주제였던 '판소리-21세기 사운드스케이프'를 '판소리-모두의 울림'으로 수정한 바 있다. 당초 주제가 다소 난해하다는 평 등이 있어 소설가 한강에 전시 방향성 등에 대한 자료 등을 전달, 보다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주제를 수정했다.
오는 4월에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개막 기간에 맞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해외홍보설명회를 갖는다. 국내외 미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며 해외홍보설명회에서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예고편 격인 비디오 에세이 영상이 공개된다. 미술계 전문가 및 언론 대상의 사전 행사는 9월 5일과 6일 펼쳐지며 개막식은 공식 개막 전인 9월 6일 개최된다.
아울러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기간 국외 유수 문화예술기관이 참여하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국가관)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개국이 참여할 예정이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인류세라는 전환의 시대에 지구상 공간을 어떻게 조직해야 할 것이며, 인간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정착을 하고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집단지성적인 화두를 던지는 비엔날레다운 전시가 될 것"이라며 "광주비엔날레가 지난 30년 동안 쌓아온 국제적 명성을 유지하면서 지역 미술가, 지역민, 지역적 장소 등이 어우러져 지역과 함께 성장·발전하는 지속 가능한 광주비엔날레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판소리-모두의 울림'을 주제로 펼쳐지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9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양림동 일대에서 진행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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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놓치면 2년 더 기다려야해요 미라 만의 작품이 선보여지고 있는 양림-소리숲의 빈집 전시장.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이번 주말이 지나면 폐막하는 가운데 전시를 놓치지 않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놓치면 안될 작품 8선을 추천한다. 시각 뿐만 아니라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한편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12월 1일 폐막한다.가엘 쇼안느 작 '비석(아이티 포르토프랭스)'◆후각으로 즐긴다-가엘 쇼안느(Gaelle Choisne) 작 '비석(아이티 포르토프랭스)' 3전시실이 작품은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 콘크리트 패널의 그림은 유령 같은 장소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역할한다. 작가는 아이티 포르토프랭스를 방문했을 당시 지진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파괴되고 버려진 구조물의 잔해와 폐허를 포착했다. 전시장 바닥의 과일은 '나를 부드럽게 먹어 줘'라는 그의 작품으로 오드리 로드의 시 '블랙 유니콘'을 우리말로 번역해 과일에 새겼다. 과일향이 풍기는 두 작품은 기후적 비탄을 기리는 제단 안에 바치는 헌사이다.오스왈도 마시아 작 '바람과 먼지와 숨결을 후각적 음향 구성'-오스왈도 마시아(Oswaldo Macia) 작 '바람과 먼지와 숨결을 후각적 음향 구성' 4전시실반구형 무대에는 '혼돈' '이주' '나비' '호흡' '모래' '바람'의 한글 단어가 쓰여있다. 이는 작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것드로가 작품에 포함된 키워드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세계 여러 사막을 이주하는 바람 소리를 수집해 합창단의 울림과 함께 들려준다. 이 무대 위 의자에 앉으면 사막을 지나는 고요한 바람소리와 함께 자작나무의 은근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자작나무는 인류와 오랜 세월 함께 한 존재로 전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도 익숙한 향기로 집단의 기억을 자극한다.로리스 그레오 작 '신성 급행열차'-로리스 그레오(Loris Greaud) 작 '신성 급행열차' 5전시실5전시실에 들어서면 나는 은은한 향은 매일 15분 동안 로리스 그레오의 작품이 작동하며 뿜어내는 향기이다. 이 작품은 포름산 에틸 분자를 활용해 은하의 향을 재현했다. 포름산 에틸 분자는 2009년 파리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우주 공기 속에서 발견한 존재이다. 우주라는 공간은 추상적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그 실체를 과학적 발견에 기반해 후각으로 만나도록 했다.브리아나 레더버리 작 '무거운 짐'◆피부로 느낀다-브리아나 레더버리(Brianna Leatherbury) 작 '무거운 짐' 5전시실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의 나무 캐비닛에 구리를 입힌 작업을 커다란 산업용 냉장고 안에 전시한 작품이다. 전 세계 식량이나 물품을 옮기던 수단의 과거와 현대가 교차하며 쾌적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치의 위계가 급변하는 모습을 성찰한다. 이 작품에 실제로 들어가면 매우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는데 이는 작품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김자이 작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혀 끝으로 음미하다-김자이(Jayi Kim) 작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re-member)' 양림 소리숲_양림문화샘터휴식이란 키워드에 집중해 다양한 휴식 방법을 찾아나선 작가의 작품으로 이 작품은 전시장 가운데에 텃밭을 가꾼다. 이 인공텃밭에서는 허브가 주민 손길로 재배된다. 이 허브는 전시 기간 동안 봉사자에 의해 도보로 인근 카페에 전달돼 작가가 기획한 음료로 만들어져 실제 메뉴로 판매됐다. 상쾌하면서도 새콤한 맛은 작가와 참여자, 관객을 하나로 잇는다.안드리우스 아루티우니안 작 '무제'◆귀 기울여 듣다-안드리우스 아루티우니안(Andrius Arutiunian) 작 '무제' 양림 소리숲_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전시장에 들어서면 나무 스피커로 놓인 공간에 기이한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이는 아르메니아계 그리스인이면서 철학자이자 작곡가인 게오르기 구르지예프의 즉흥 연주를 녹음한 테이프를 100배 느리게 재생한 것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해석이자 구르지예프에 대한 오마주로 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안젤라 블록 작 '다이내믹 스테레오 드로잉머신'-안젤라 블록(Angela Bulloch) 작 '다이내믹 스테레오 드로잉 머신' 양림 소리숲_한부철 갤러리이 작품은 모터 달린 기계손이 노래를 듣고 수성 잉크마커를 움직여 계속해서 드로잉을 하는 작품이다. 기계손이 듣는 노래는 이번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들에게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내면에서 어떤 소리가 울려 퍼지는가?'에 대한 답으로 고르게 한 곡들이다. 해당 노래는 관람자에게는 들리지 않아 기계손의 드로잉 형태를 따라 어떤 노래일지 연상하게 만든다.-미라 만(Mira Mann) 작 '음의 눈, 눈의 음' 양림 소리숲_빈집빈집 2층에는 하얀 장지를 바른 벽면과 먹을 찍은 붓으로 지나간 자유분방한 검은 선들로 채워진 바닥이 보이는 방이 있다. 개막 후 어린이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을 통해 완성된 참여형 작업으로 전시기간 내내 모습을 달리한다. 반대편 방에는 이 집의 외벽에 새겨진 유교 명문을 번역하고 이에 대한 응답을 의성어로 된 판소리를 기반으로 만든 사운드 작품이 자리한다. 한 집 안에 펼쳐진 비디오와 사운드, 참여형 드로잉은 관람객의 오감을 열리도록 만든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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