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4일(현지시간)부터 리투아니아의 발트해 항구를 통해 해상 수출된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검사 장소를 기존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에서 발트해와 닿은 리투아니아 항구로 옮기기로 폴란드·리투아니아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농업부는 이번 조치는 두고 "폴란드 영토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곤 국가가 더 신속해진 절차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기대했다.

이에 따라 4일부터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 항구에서 해충 등 검사를 받고 전세계로 수출된다.

AP통신은 이번 합의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촉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등 인접국 간 곡물 가격 갈등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등의 발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흑해 항만 봉쇄였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해상 수출길이 막히자 유럽연합(EU)은 식량 안정을 목표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에 관세를 폐지하는 등 지원에 나섰고, 우크라이나도 대체 수출길을 찾아 인접국으로 육로 수출량을 늘렸다.

이에 따라 기존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폴란드 등 인접국으로 값싸게 유입됐고, 인접국 농민들은 곡물 가격 하락 등 타격을 받게 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동유럽 5개국(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에 우크라이나산 밀과 옥수수, 유채, 해바라기씨 등의 직접 수입을 일시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른 국가로 수출하기 위해 이들 국가를 경유하는 것은 계속 허용했다. 이 조치는 지난달 15일 기한이 만료됐고, EU는 "시장 왜곡 현상이 사라졌다"면서 금수 조치를 해제했다.

그러나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는 EU 집행위원회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폴란드는 기존 4개 품목에 밀가루와 사료 수입을 추가로 금지했고, 헝가리는 육류를 포함해 이전에 논의되지 않았던 25개 품목을 추가로 금지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가 이들 국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히며 갈등은 더 심화됐다.

한편 지난해 7월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곡물거래 이니셔티브'(흑해곡물협정)가 타결됐다.

협정은 세차례 연장돼 세계 식량 가격 안정에 기여했으나 러시아는 곡물·비료 수출 보장과 관련한 합의가 사실상 이행되지 않는다며 지난 7월17일 협정 연장을 거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eat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