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시스]황재희 기자 = “장애인들은 사실 누구의 도움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렇게 점자로, 음성·수어로 확인할 수 있어서 앞으로는 정말 편하게 생리대를 살 수 있겠어요.”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과 장애인단체 관계자들, 유한킴벌리 직원들이 의약외품에 있어서의 ‘보편적 권리’를 위해 지난 20일 한자리에 모였다.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의약외품을 구매·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날 유한킴벌리 충주공장(충북 충주시 소재) 방문한 관계자들은 의약외품 모바일 간편검색서비스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활성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의약외품 모바일 간편 검색서비스는 스마트폰 등의 카메라로 의약외품(제조·수입업체에서 바코드 정보를 제공한 제품)에 표시된 바코드를 인식하면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과 연계돼 의약외품 안전정보를 글자·음성·수어영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시·청각 장애인, 노인 등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의약외품을 사용하도록 의약외품 안전 정보를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6월 식약처가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2.0’ 디지털 안전관리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본격적인 서비스는 올해 12월부터 실시된다.

유한킴벌리는 생리대(탐폰 포함) 3개 제품에 점자 및 글자·음성·수어영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리대는 보통 종이보다 비닐포장이 많다. 그러나 유한킴벌리는 비닐에 점자를 표시할 경우 확인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판단, 종이포장지를 최종적으로 선택, 여기에 점자 서비스를 구연했다.

이날 직접 시연에 참여한 최선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팀장은 “비닐 포장 생리대는 일회용 티슈와도 촉감이 비슷해 보통 헷갈리기 쉬웠다”며 “또 기존에는 이 생리대가 중형인지 대형인지 몇 개가 들어있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점자로 다 확인이 가능해져서 앞으로는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수량만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금단 한국농아인협회 회원은 “이런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처음이어서 너무 좋다”며 “어르신 등 일부 농아들은 한글을 모르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바코드를 통해 수어 영상으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약외품 모바일 간편검색서비스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식약처와 업계가 노력해 안전정보 제공 대상 제품이 점차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내년 7월부터는 ‘의약외품 표시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 개정안에 따라 일부 품목에 한해 ‘의약외품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 표시제도’가 의무화된다.

개정안 주요 개정 내용은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의 표시 대상 15개 품목 지정 ▲점자로 표시할 내용은 ‘제품명’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로 제공할 내용은 ‘제품명’, ‘업소명’,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이 포함된다.

5개 품목은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3개 품목군(생리용품, 콘택트렌즈관리용품, 외용소독제)별로 각각 다소비 품목으로 선정됐다.

오유경 처장은 이날 “생리대 등 의약외품은 국민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만큼 누구나 쉽게 제품에 대한 안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의약외품 모바일 간편검색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내년 7월 일부 의약외품부터 도입되는 의약외품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 표시 제도가 보다 원활하게 시행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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