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5·18 행불자 유골 확인

입력 2022.09.26. 10:13 수정 2022.09.26. 13:02 댓글 0개
유해 1구 유전자 99% 이상 일치
2구 추가 일치 가능성 검사 중
5·18 조사위 11월까지 120여구
유전자 대조작업·사망경위 조사
지난 2020년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일대에서 5·18행방불명자 유골 발굴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무등일보 DB.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사살된 시민들이 광주교도소 등지에 암매장됐다는 의혹이 42년 만에 사실로 확인됐다.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신원미상 유골 중 일부가 5·18 행방불명자의 유전자(DNA) 정보와 일치하면서 반세기 가까이 미궁 속에 있던 민간인 학살과 암매장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는 지난 2019년 12월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해 262구 중 1구가 5·18 행불자의 유전자 정보와 일치했다고 26일 밝혔다.

5·18조사위는 3년 전 발굴된 유해 가운데 40구를 우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고, 이 중 1구의 유전자 정보가 행불자와 99.9% 이상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행불자 가족의 유전자 정보와 일부 일치하는 유해도 2구 파악됐다.

5·18 행불자와 유전자 정보가 가장 일치했던 유해는 5·18 당시 화순군에 거주하며 광주를 수시로 왕래하던 만 23세 청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1980년 5월24일 오후 광주에서 처제를 만난 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5·18조사위는 유해의 유전자 정보 일치 여부를 확실히 하기 위해 공인검사인 'STR(반복되는 짧은 염기서열) 분석기법 유전자 검사'를 추가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존까지는 훼손 정도가 심한 유해에도 적용할 수 있는 SNP(단일염기 다형성) 분석기법'을 사용해왔다.

5·18조사위는 오는 11월까지 남은 유해 120여구에 대한 유전자 대조작업을 마무리하는 한편, 확인된 행불자의 구체적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오는 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5·18 행불자 유해 최초 확인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5·18조사위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유해들의 유전자 시료를 넘겨받아 지난 2020년부터 5·18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감식을 진행해왔다. 발견된 유해들 중 100여구는 훼손 정도가 심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5·18조사위 관계자는 "수차례의 발굴 작업에도 드러나지 않고 의혹으로만 남아있던 5·18 암매장의 진실이 최초로 드러나게 됐다"며 "같은 부지에서 확인된 유해 중에는 다른 5·18 희생자분들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관련 행방불명 신고가 시작된 1990년 이후 접수된 행불자는 448명이다. 대부분은 증거 부족 등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84명 만이 행불자로 공식 인정됐다. 6명은 무명열사묘지 등에서 신원이 확인됐다. 364명의 '비인정 행불자'들은 가족 유전자 정보조차 확보돼 있지 않아 발견되더라도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행방불명자 접수는 1990년부터 이뤄졌으나, 자료 부족의 문제로 대부분은 행방불명자로 인정되지 못했다"며 "5·18조사위는 그동안 행방불명자로 인정되지 못했던 신고자들에 대한 전수조사와 유전자 확보작업을 진행해 진상을 온전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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